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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싶다 -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은 직장인 심리학
최정우 지음 / 센시오 / 2021년 12월
평점 :

제목에서부터 내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은 직장인을 위한 심리학이라니. 지금 내가 읽어보면 도움이 되려나 싶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이미 퇴사 날짜까지 잡아버린 터라 내 마음까지 돌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생각을 둥글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는 첫 번째, 일하기 싫어서 후배들에게 다가와 되지도 않는 수다를 떠는 상사가 없다. 소규모 중소기업이라 이건 좋은 듯. 또, 법인이라 사장이 아니라 대표라고 부르고 있지만 유일한 상사는 회사에 거의 붙어있지 않는다. 따라서 눈치 볼 사람도 없다. 상근직 직원들은 모두 같은 사원들이라 본인이 맡은 일만 잘 한다면 별로 문제 되지 않는 회사다.
두 번째, 워낙에 서로에게 관심도 없고 딱히 할 말도 없어서 일에 관련된 이야기만 하기 때문에 사생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듯. 몇 달 전부터 대표가 블루투스 스피커를 가져와서 항상 고요했던 회사에 직원 한 명이 음악을 틀어놓아서 적막하진 않게 되었지만 그래도 직원들끼리 거의 말을 안 해서 조금 심심하긴 하다. 일이 없을 때는 그냥 혼자 웹서핑하거나 핸드폰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편.
세 번째, 대표가 회사 체계나 돌아가는 시스템 등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다. 계속 컨설팅을 받고 여기저기에서 조언을 듣고 있지만 직원들이 보기에는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다. 당장 회사에 필요한 것은 시스템인데, 이게 대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해오던 터라 중구난방이다. 손을 대야 하는 게 한두가지가 아니라서 직원들도 엄두를 못 내고 있는 판인데 이걸 대표는 모르는 것 같다. 내가 퇴사하고 싶은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이 세 번째 때문이다. 대기업이나 체계가 잡혀있어서 쭉쭉 성장만 하면 되는 기업이었으면 같이 리듬 타면서 일할 맛이 났을 텐데,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서 예전에 다니던 기업 같았으면 이 책의 내용 대부분에 공감을 하면서 적용해 보려고 했을 텐데 내 상황에 맞는 내용이 많이 없어서 아쉬웠다. 다른 회사로 이직하게 되면 그때 다시 이 책을 펼쳐 읽어보면 되겠지.
내가 다니는 회사가 평범하지 않고 특이한 회사라는 것을 또다시 깨닫게 되는 계기였다. 보통의 회사라면 이 책에서 다룬 대부분의 내용이 해당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는 그저 '월급 받기 위해' 다니는 곳이라는 것이다. 회사에 큰 의미나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마음 편히 롱런할 수 있는 것 같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