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백영옥 지음 / 나무의철학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영옥 작가의 10년 만의 재출간이라는 소식을 듣고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백영옥 작가님의 책인데!! 그런데 막상 생각해 보니 내가 읽은 백영옥 작가의 책은 '스타일' 뿐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소설이 어찌나 내 기억 속에 강하게 다가왔으면 '백영옥' 작가의 이름을 보자마자 클릭을 했겠는가? 다시 그 특유의 문체를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작가의 이야기도 이야기이지만 문장 하나하나를 꼭꼭 씹으면서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소설가가 쓴 에세이라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글로 이렇게 이야기를 펼쳐낸다는 것이 너무나도 신기했다. 에세이를 참 소설처럼 쓰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의 예전에 겪었던 일들이 조각조각 생각나기도 했다. 처음 다니기 시작한 회사에서 완전히 얼어붙어 뭘 해야 할지 어쩔 줄 모르던 나의 모습, 학교를 다닐 때 만났던 친구들과 있었던 일, 더 어릴 때 허구한 날 집 밖에서 뛰어다니며 툭하면 다치고 들어와 부모님을 걱정시켰던 일 등등... 분명히 나는 책을 읽고 있는데 머릿속에서는 이런 생각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과거들을 지나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인가 싶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현재는 과거의 선택에서 비롯된다. 과거의 내가 경험하고 생각하며 선택한 결과가 지금의 나인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라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경험도 농익어 점차 현실적이고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나는 아직도 철없던 어린 시절의 나를 기억하고 있지만 그때의 나와는 지금의 내가 극단적으로 다르듯이, 하루하루 지나가면서 지금의 나와 미래의 나도 달라지겠지. 이것 참,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작가, 정말 매력적이지 않은가? 이러니 내가 어떻게 그냥 지나가겠어?


앞으로 겪게 될 일들 역시 처음 겪는 일들 투성이일 것이다. 어른의 시간이 시작됨으로써 더 단단해진 나를 기대해본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