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헌책방 -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에 관하여
다나카 미호 지음, 김영배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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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한 살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책방을 차렸다. 그것도 헌책방을. 그 당시 느닷없이 든 생각이었지만 즉시 행동에 옮겨 여기저기 부동산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물론 일이 하도 바쁜 편이어서 쓸 시간도 없어 돈이 차곡차곡 쌓여 임대할 돈도 있었기 때문이겠다. 무엇보다 그렇게 할 수 있게 하는 돈이 있었다는 것이 너무 부러웠다. 나는 여태껏 종잣돈도 모아두지 않고 무엇을 하며 살아왔던가...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적당한 곳을 임대하고 당시 가지고 있던 4~500권 정도를 헌책방에 들여놓고 가게를 시작했다. 한동안은 사람들이 이 '벌레문고'에 와서도 무엇을 하는 공간인지 바로 인식하지 못했다. "여기 뭐 하는 곳이에요?"라고 물어보기 일쑤였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파는 책도 사들이고 하다 보니 어엿한 헌책방'같은 곳'이 되었다. 초기에는 우체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동시에 가게를 운영하느라 힘이 들어 하마터면 가게를 접을 뻔하기도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헌책방에 전력을 기울이자 점점 가게 운영 사정도 나아져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되어 시간이 더 많이 남아서 다른 일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면 헌책방에서 콘서트를 열거나 직접 만든 굿즈를 판매하는 일 같은.


이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고양이도 만나고, 이끼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되면서 다양한 생물도 키우기 시작했다. 이끼를 다룬 책을 내기도 했다. 가게 운영 햇수가 꽤 되면서 팬이었던 작가를 만나기도 하고, 책방을 오가는 손님들과의 에피소드도 쌓여가며 가게에 정이 들었다. 이렇다 할 만큼 좋은 매출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그럭저럭 운영해가고 있으니 아직 할만한 건지도 모른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활발한 때에 only 오프라인 헌책방이라니. 내가 사람들을 상대로 응대하기 좋아하고 성격이 조금만 더 좋았어도 나에게 딱인 비즈니스였을지 모른다. 허구한 날 손님 없이 책만 읽어도 좋으니 말이다. 언젠가 사정이 허락한다면 이 가게에 실제로 방문해보고 싶다. 그때에도 운영하고 있다면 말이다. '내가 당신의 책을 읽고 직접 와보고 싶어서 왔어요'라고 말하면 신기해하시려나.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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