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게 걷는 식물 스튜디오 오이타의 식물 이야기, 식물하는 삶

식물하는 삶
최문정 지음 / 컴인 / 2021년 3월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편안함과 잔잔함, 그리고 소박한 식물의 매력.

오이타 식물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최문정 작가는 자신의 식물 인생을 담뿍 담은 자신과 닮은 담백한 에세이를 출간했다.

식물 디자이너.

작가를 소개하는 말을 시작하는 첫 마디였다.

식물 디자이너라니? 식물을 어떻게 디자인한다는 말일까?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표지를 보았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표지에 담긴 사진 속 식물과 공간. 이런 느낌이 식물을 디자인한다는 의미일까?

'오이타'라는 이름은 작가의 아버지 함자에서 따왔다고 한다. 아버지 함자에 '편안하게 걷다'라는 뜻을 담은 한자 '彵 타'를 붙였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책에 담긴 사진들을 보다보면 오이타의 식물 감성이 이런 방식이라는 것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그 날, 그 순간의 그 공간에 있는 식물을 향한 관심과 애정이 느껴지는 시선이다.

작가는 매주 수묵화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가드닝 수업을 하면서 누군가 식물에 진정으로 집중하도록 돕고 있는데, 이제는 자신에게도 자신만의 집중의 시간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하여 시작했다고 한다.

사군자의 난을 그려보며 연습하다가 작업했던 식물을 한지에 옮겨보는데, 식물의 싱그러운 잎과 여러 색깔의 화분이 한지 속에서 색을 잃었지만 색의 틀에서 빠져나와 생각이 자유로워지면서 식물의 본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한지 위에 옮겨진 식물은 오이타의 입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오이타에 방문하는 손님들을 반기고 있다.

식물에 대한 애정이 식물을 만지고 다듬는 데에서 벗어나 그림으로 표현하는 데에도 이어진다는 것에 작은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예쁜 식물을 보면 그저 카메라에 담기만 했지 식물 본연의 매력을 담기 위한 노력을 했던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식물과 공간이 자연스레 어우러지도록 고민하는 식물 디자이너의 인생을 훔쳐보면서 나와 같은 공간에 지내는 식물에게도 시선이 머문다.

너희들도 이 공간과 조금 더 어울릴 수 있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이렇게 고민하는 시간들도 모두 식물하는 삶이겠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