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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디 얀다르크 - 제5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염기원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7월
평점 :
1. 감상평과 느낀점
구로디지털 단지내에서 일하는 직장인의 이야기
소설 배경만 다를 뿐 흔히 직장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이야기이다. 하루에도 ‘치사하고 더러운 생각’에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그렇다고 그만둔들, 이직을 한들, 나아지는 것이 없다는 게 현실인 것 같다. 이 소설의 아쉬움이 있다면 상사에게 추행당하는 장면을 압축적으로 쓰여 있다. 그 문장만으로는 그 불편함을 공감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런 상황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므로 직장내 성희롱에 관련된 법으로 재정되는 것 같다. 법적인 재제가 아닌 인간의 도리는 기본적으로지켜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주인공의 심리를 리얼하게 잘 묘사되어있는 것 같다. ‘엄마’에 대한 이야기 부분에서는 눈물 났다. 알콜중독자 엄마에 대한 미움과 미안한 감정을 복잡미묘하지만 세밀하게 표현하였다. 엄마를 향한 감정은 작가가 겪지 않고서는 이렇게 표현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디테일하다.
퇴사 후 누구나 성공을 원한다. 하지만 주인공 또한 결국 계약직으로 다시 직장생활을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현실은 그럴지 않더라도 대리만족 할 수 있게 퇴사 후 성공한 모습을 보고 싶었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p 47
내 귀가 시간은 늦어지기 시작했고 엄마의 음주 시간은 늘어났다. 라면을 끓여 먹으려고 천장을 뒤적이다 보면 엄마가 마신 빈 소주병이 나왔고 날이 갈수록 그 수가 났다. 허저한 남편의 빈자리를 술로 달래는 것으로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p 49
엄마는 어느새 술이 깨면 다시 술을 마시다 잠들고, 일어나면 또 술을 마시는 지경에 이르렀다. 멀쩡한 엄마를 보는 것은 일주일에 몇 시간이 되지 않았다. 충혈된 눈으로 나를 바라볼 때면 그 초점 없는 눈빛을 견디기 힘들었다. (중략) 처음에는 엄마가 숨겨놓은 술병을 감추는 것으로 시작했다. (중략) 내 의도와 달리 우스꽝스런 숨박꼭질 놀이는 엄마의 자존심에 큰 상처만 남겼다. 알콜중독자 가족 대부분이 그렇듯 나는 엄마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p 86
엄마가 술이 의지할 수밖에 없던 그 무거운 짐, 엄마가 혼저 짊어진 덕에 나는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웠지. 두 개의 자아로 나눤 나는 원망과 변명, 후회와 체념을 오가며 그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p 129
우리 역사에 기록된 위대한 인물은 뾰족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대중은 뽀족한 것보다는 부드럽고 쉬운 것에 끌린다. 어항을 깨자는 과격한 사람보다 더러운 물을 한 숟갈씩 떠내고 깨끗한 물을 한 숟갈씩 넣자는 사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그런 말을 하던 사람에게 권한을 이양해주었다. 그렇게 권한을 얻은 이가 더러운 물을 떠낸 적도, 깨끗한 물을 넣은 적도 없다. 물이 더럽다고 하는 이의 뒤통수를 망치로 후려갈겨 조용히 시킨 후 깨끗해지고 있다고 소리를 칠 뿐이다.
p 138~139
역할놀이는 속한 회사, 부서, 직위, 직급에 따라 다르고 특히 회사 고위층의 정치적 상황에 의해서도 좌우 된다. 그렇게 자신이 본래 모습과 영혼을 출근과 함께 내려놓고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는 껍데기들이 오전부터 밤까지 있는 곳이 회사다.
p 200
너 말고 일할 놈 널렸다며 일상처럼 가해지는 인격모독, 회식 자리마다 벌어지는 성폭력, 숫자로만 존재하는 휴가, 나 자신도 잃어버린 채 3년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