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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천년을 살리라 1 - 안중근 평전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평점 :
초등학교 저학년때 부모님께서 사준신 위인전집 속 위인들은 내 목숨보다는 나라를 걱정했고, 강했고, 용맹했고, 똑똑했다. 그 중 안중근편도 있었다.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마지막 내용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순국한 내용이었다. 이렇게 안중근 의사를 책으로 접한건 초등학교 저학년일테니 거의 30년이 지나서 드디어 안중근 의사의 평전을 읽게 되었다. 거기에는 이 안중근 평전을 쓴 작가가 <삼국지>로 알려진 이문열 작가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워낙 대작들을 많이 쓰셨기도 했고, 또 영화화 되기도 한 책들도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죽여 천년을 살리라>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출간된 이 책은 꼭 읽 싶었다. 이 책의 10년 전 제목은 <불멸>이었는데 무미건조하다는 느낌이 들어 10여년간 고민 끝에 나온 제목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기억에 나는 부분은 안중근이 매우 어린 16세의 나이에 결혼을 했었다는 것과 그리고 중근이라는 이름은 집안의 항렬자인 '군'에 무거울 '중'을 얹어서 그의 성격을 눌러주는 역할을 하려했던 아버지의 생각이었다.
종근의 집안은 순흥 안씨 참판공파로서 15대조 안효신을 입향조로 하여 대대로 해주에 살아온 명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고 안중근의 아버지 안태훈은 셋째지만 가장 촉망받는 자식이었다. 안태훈은 종근이 책읽기를 게을리하고 무사에 빠져드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백암 박은식을 만난 뒤부터 마음을 바꾸었다고 한다.
"그러나 조선조에 이르러 '문'을 숭상하고 '무'를 낮추었기 때문에 조정의 높은 벼슬아치들은 말도 제대로 탈 줄 몰랐고, 군사에 관한 이야기는 입 밖에 내지도 않았네. 무반을 업신여겨 사대부로 쳐 주지도 않았고, 날마다 태평세월이라고 속여 군주에게 아첨하였으며, 제 권세만 키워 백성들을 학대할 뿐이었네. 백성들의 보보기가 될 만한 자들도 모두 송학의 찌꺼기에 취해 언론을 독단하며, 일하여 이룩한 공은 속된 학술로 몰아붙이고, 무예는 천한 기술이라 배척하여 상무의 기풍을 헐뜯고 얼굴렀네. 백성들의 기운을 쇠약하게 만들었으며 나라 문을 닫아 걸고 스스로 교만하여 편안하다 여겼네. " (p59)
"두 사람의 싸움을 말리려면 싸우는 가운데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고 들었습니다. 먼저 뜯어말리고 싶은 사람의 급소를 후려쳐 싸우지 못하도록 하는게 가장 빨리 싸음을 그치게 하는 길이라고 손빈은 말했습니다. (p85)
안태훈 부대와 동학군이 싸우는 장면에서는 내가 아는 동학군이라면 외국 세력과 싸우기 위해 모인 국민들인데 이들과 안태운 부대가 서로 싸우는데 무척 의아했다. 동학군의 선봉은 금년에 열하옵 난 김구였다고 하니 이렇게 서로 만났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종근은 그때까지 여러 명의 동학군을 총포로 쓰러뜨렸지만, 그들의 얼굴을 그렇게 가까이에서 보기는 처음이었다. 개화파인 아버지 안태훈에게서 주입된 대로 종근에게는 동학군이 '미련하고 완악한 역적의 무리'로서 용기와 총 솜씨를 아울러 뽐낼 수 있는 추상적인 표적일 뿐이었다. 그런데 죽은 그들을 가까이서 보니, 이 땅 어이서도 쉽게 만나 볼 수 있는 순박한 미초들일 뿐이라는게 충격적이었다."(p101)
'평전'이라 하면 인물의 업적이나 활동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 전기문의 한 종류로 글쓴이가 인물과 관련된 자료나 정보를 선정하고 해석하여 이를 평가와 함께 서술하는 글이다. 이 책에는 그 시대의 실제 역사적 내용이 바탕이다 보니 실제 여러 유명인물들이 등장해 새로웠다. 또한 굵직한 역사적 사건이 포함되어 있어 보는 내내 그 시대를 돌아보게 해주었다. 아직 1편이라 2편도 이어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