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 도시소설가, 농부과학자를 만나다
김탁환 지음 / 해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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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7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김탁환

 

[도서 정보]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이 책이 속한 분야 : /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도시소설가 김탁환의 글이다. 무심결에 KBS에서 곡성 모내기를 하는 모습에 인상이 남았다. 그리고 원주 한살림공동체가 궁금하여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책과 함께 구입을 하였다. 그러고 보니 요즘 이곳저곳 특히 독립서점에서 김탁환의 책을 보고 몹시 기뻤다. 그리고 조바심이 생겼다. 빨리 만나고 싶다고.

P25. 지나온 풍경은 아름답고 쓰라렸다. 빛나는 순간으로는 돌아갈 수 없었고 부끄러운 찰나는 삭제가 불가능했다.

 

P31. 부끄러움이 고슴도치 등짝처럼 박힌 날도 있었고, 실패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하며 절망의 두께만 두꺼워진 계절도 있었다. ~(P33.) 삶에 유용하다면 부서지고 더러워도 글에 담아야 하는 것이다.

 

P42. 완전히 다른 세계를 만끽한 후엔 그 경험에 어울리는 단어를 고심하는 법이다. 아무리 찾아도 하나뿐이었다. 아름다움! ~(P47) “주머니에서 몽당초를 꺼내 힘껏 칠한 후 마른 헝겊을 양손으로 모아 쥐고 무릎을 끓고서 빠닥빠닥 나무 바닥을 닦으면 맨들맨들 어찌나 빛이 나는지 모릅니다. 폐교로 들어가서 미실란을 꾸릴 때, 다른 건 다 바뀌도 교실 바닥은 그대로 두기로 했죠. 아름다움을 지키고 싶으니까요.”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P48) 그 질문을 던지는 투명한 눈동자를 보며, 나는 뒤늦게 인정했다. 다르게 아름답고 다르게 진실할 때 다른 삶이 펼쳐진다는 것을!

 

P52. 당신에게 인생의 버팀목과 같은 글자는 무엇인가. 나는 소설이라는 두 글자와 함께 평생을 살 것이다. ‘소설’(小說)대설’(大說)로 불리기를 결코 원치 않는다. 작기 때문에 자유롭고, 자유롭기 때문에 희노애락을 깊고 넓게 풀 수 있다. ‘소설이 아니라 대설이었다면, 윤리와 상식과 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내 이야기들은 성현의 말씀처럼 크고 중요한 가르침 아래 눌리거나 갇혔을 것이다.

 

P67. 인류의 역사는 여행의 역사다. 곧 돌아오는 여행일 때도 있고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여행일 때도 있다. 길 위의 나날은 구불구불한 인생과 닮았다. 공간 여행이든 시간 여행이든 인간 여행이든, 낯선 시간과 공간과 인간과의 만남은 우리네 인생을 풍족하게 한다. ‘, 지금, 여기의 아집을 벗어나게 만든다. 자유로움과 두려움이 동시에 밀려든다. 떠나지 않았다면 몰랐을 기쁨이자 고통이다.

 

P102. 소설은 문제적 개인을 깊고 넓게 조망하는 예술이다. 대다수가 용인하는 상식이나 관습 혹은 법과 제도에 반기를 든 인물의 고민과 행동을 담는 것이다.

 

P116.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누구나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결과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실패하기 위한 길을 택하지 않는다.

P142. 옛날부터 한반도엔 터주 즉 집터를 지키는 지신(地神)을 모시는 신앙이 있었다. 전라도에선 철륭, 경상도에선 텃고사, 충청 이북엔 터주라고 불렀는데, 이름과 모시는 방식이 조금씩 달랐다.

 

P157. 태풍은 이름과 풍속과 방향만 바뀌, 오고 또 온다. 한 번은 재수일 수 있지만, 계속 행운이 찾아들기를 바라면 안 된다. 원칙을 세우고 기본에 충실한 일상을 사는 것 외에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없다.

 

P239. 무엇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하지 않느냐도 중요하다. 수 백 년 이어온 관습을 바구려면 철저한 단절이 필요할 때도 있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면, 관행이란 미명 아래 불합리한 일들이 용인되고 만다.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스물두 번이나 쉼 없이 달려온 미실란 작은 들판 음악회가 증명하고 있다.

 

P246. 다르다고 물리치지 않고 느리다고 타박하지 않고 어리다고 얕보지 않고 늙었다고 무시하지 않는다. 한 사람 한 사람 저마다 걸어온 삶의 무늬를 본다. 듣는다. 어루만진다. 거대해지기를 꿈꾸지 않는다. 결실을 꿈꾸되 봄부터 가을까지 땀 흘려 일한 만큼만 갖는다. 다 갖지 않고 직원과 이웃과 동식물과 나눈다. 거대한 존재를 만나더라도 주눅 들지 않는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미실란만의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꾸린다. 손 내밀 사람을 찾고 내민 손은 기꺼이 잡는다. 따스하다.

 

P279. 야생동물이 야생동물답게 살고 인간이 인간답게 살려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다가가고 만지고 죽이고 먹는 것은 자연의 질서를 깨는 것이다.

 

P292. 차이들이 모여 삶을 이룬다. 뒤늦게라도 깨닫고 바꾸는 삶이 첫 마음을 지키겠노라며 일상의 깨달음을 외면하는 삶보다 백배 더 낫다. ~(중략) 누군가는 세상이 만든 차이를 받아들인 채 살고, 누군가는 세상이 만들어놓은 차이에 저항하며 스스로 그로부터 또 다른 차이를 만들어가려 한다. 내 마음이 가는 쪽은 당연히 후자다.

 

미실란(농업회사법인설립 2005.11.29.) : 전라남도 곡성군 곡성읍 섬진강로 2584

 

우연히였을까? 산으로 ON 고래의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 최선화 대표를 만났다. 도시인의 귀농을 돕고 그들에게 체험을 통해 성공적인 안착을 돕고 있다. [나락 한 알 속의 우주, 장일순],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김탁환], [미실란, 이동현],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 최선화] 이들의 작은 씨앗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간절히 기원한다.

 

 

치악산에서 운담(芸談)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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