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참 애썼어요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전경아 옮김 / 유노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나'라는 보물찾기
<혼자서 참 애썼어요>

 
힘들게 돌아 돌아 깨우치게 된 '나'라는 보물을 찾는 비밀이 이 책에 있다. 심리학 이론 따위는 단 한 줄도 없다. <혼자서 참 애썼어요>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자기를 향한 연민이나 동정을 일으키는 달콤한 말도 없다. 하지만 글을 읽는 순간 알게 된다. 모든 것은 나로 인한 것이었다는걸. 나의 마음을 누군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  못난 진짜 내 모습을 감추고 싶은 내면의 욕망.  그러나 거짓 없이 나를 온전히 드러내는 것이 '나'라는 보물을 찾는 지름길이었다.

 <하지만 그게 있는 그대로의 당신입니다>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사는 법>, <적당히 사는 법> 등 책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일으키는 이 책의 저자인 고코로야 진노스케는 심리학자가 아니다. 일반 회사를 다니다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심리학을 공부해  지금은 '성격 리폼 카운슬러'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에는 <나한테 왜 그래요?>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말하는 '나'라는 보물 찾기란 어떤 것일까.

"그 사람은 이래."라고 분석만 하지 말고,
"그 사람은 이렇게 해야 돼."라고 비판만 하지 말고
스스로 어떻게 하고 싶은지,
길을 잃지 않도록 늘 생각합시다.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     P.83

 

    <나 답지 않으니까 괴로운 것>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고 자란다. 맏이인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 둘째로 태어난 나는 타인의 바람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편하고 익숙했다. ‘사이’에 있는 것은 자주 ‘무관심’ 속에 방치된다. 그래서 더 돋보여야 주목받는 것을 일찍 터득했다. 사랑받기 위해 착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받고 싶어서' 했던 의도된 행동들은 '받지 못했을 때' 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런 노력은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라는 결론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나는 나답게 사는 것을 배운 적이 없다. 온전하게 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다시 무관심 속으로 내던져지는 것 같다. “너답지 않게 왜 그래?”라고 비난받고 오해받고 사랑받지 못할까 봐 여전히 두렵다. 그런데 힘들게 붙잡고 있는데도 괴롭다면 굳이 잡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그렇지만 늘 착한 사람은 아니다. 저자는 얘기한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괜찮을 거라고.

 < 내 문제가 궁금하다면 타인을 대하는 나를 바라봅니다>

겁나서 하던 행동을 관두고
겁나서 하지 않던 행동을 하면 됩니다.
그것이 자기답게 사는 길입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배운,
안전하게 사는 갑옷을 벗어 버리는 것입니다.
반대로 힘껏 싸우는 겁니다.     p.71

지나친 자기 비하는 그만, "아냐, 아냐" 돌이켜 생각해 본다.  상처받았다고 솔직히 얘기해도 괜찮다. 내 마음을 숨기고 토라지지 말자. 때로는 포기하자, 놔주자, 손해 보자, 졌다고 말하자. 딱 부러지게 말하자. 상처받을 용기를 내면 상처받지 않는다. 나중에라도 내 감정을 깨달았다면 감정에 이자가 붙지 않도록 그때라도 숨김없이 말하자. 남들은 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 주지 않으니, 내가 내 마음을 잘 살펴서 정확하게 얘기한다. 오해받는 걸 받아들이면 오해가 풀린다.  이 책 속에는 나를 찾아가는 모험길에 필요한 주문들이 가득하다.  

'나'라는 보물을 꼭 찾아야 할까. 아니, 꼭 찾으려 하지 않아도 된다. 적당히 사람들과 섞여 살아도 된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의 느낌을 알기 위해서는 나를 찾아야 한다. 거짓 자존감과 결별하기 위해서는 진짜 자존감을 경험하고 느껴봐야 한다. 나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 온갖 핑계와 합리화로 보물을 찾기로 결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인생에서 맞이하는 결혼이나 출산은 내가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던 내 모습을 가족이라는 구성원을 통해 드러나게 한다. 어쩌면 보물은 종착지에 있는 것이 아닐라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알게 된 새로운 내 모습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기억회로는 생존의 법칙에 따라 불행을 지우고 행복만을 남겨둔다. 그래서 나를 찾으러 떠났던 길을 되돌아보면 모두 행복처럼 느껴질 것이다. "알아줄게요"라는 그의 첫 문장에 나는  완전히 설득당했다.  혼자서 고분분투하고 살아온 내 삶에 대한 값싼 동정이나 연민이 아닌 순도 100%의 위로. 이제 나도 지금 이 모습 그대로 행복해져도 된다.  모두 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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