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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리듬 때문이었어 - 삶을 바꾸는 리듬의 힘
김성은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재미있는 책 읽기를 고민하다 낭독의 매력에 빠져 낭독 인문학 수업을 듣고 있다. 수업 중에 아나운서에게 낭독을 배우는 시간이 있었는데, 책을 낭독할 때에도 일정한 박자 감각이 있어야 사람들에게 책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다고 한다. 피아노를 배울 때 박자계를 옆에 두고 치는 것처럼 말이다. 문자로 된 글을 말로 전달하는 것은 생각보다 여러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얼굴 표정, 몸짓, 행동, 말투.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말투다. 우리나라 말은 영어나 중국어처럼 억양에 높낮이를 갖고 있지 않다. 그리고 중요한 내용은 뒷부분에 나오는 전개 방식 때문에 중간에 문맥을 놓치거나 자칫 지루하게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말의 리듬은 더욱 중요하다. 말하기의 리듬은 지루함을 해소시켜 주고 집중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리듬으로 모든 것을 이끌어 갈 수는 없지만 리듬이 소통의 중요한 양념이 된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도 다 '리듬' 때문이었다는 책 제목처럼 같은 책을 읽어도 읽어 주는 사람에 따라 전혀 책의 내용이 다르게 다가오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게 맞는 리듬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찾아야 하는 것일까.
- 리듬은 움직이는 모든 것에 있다.
- 리듬은 본능이다.
- 리듬은 시간의 흐름을 동반한다.
- 리듬은 패턴을 이룬다.
- 리듬은 반복된다.
- 리듬은 변화한다.
- 리듬은 다른 요소들과 함께 조화를 이룬다.
성공에 목메어 한때 심취했던 자기개발서는 소재의 참신함으로 일단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하면 어느 정도 책의 성공이 보장되는 편이다. 그러나 소재가 갖는 참신함과는 별개로 언제나 '00을 해야 한다'라 귀결되는 결론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식이라는 자기합리화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리듬>으로 풀어쓰는 자기개발서 느낌에 거부감이 들었다. '리듬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서 성공할 것인가'하는. 그런데 읽다 보니 음악에 대한 단순한 지식을 넘어선 저자의 생각에 점점 빠져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도 저자 특유의 리듬이 존재하고 있다. 리듬은 단순히 이목을 끌기 위한 소재의 착용에서 그치지 않는다. 하얀 도화지 같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가르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신이 흥미 있고 관심 있는 것이 아니면 집중시키기 어려운 어린아이들을 가르쳐 본 솜씨가 글에서도 나타난다. 짧은 시간 주제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어린아이들을 다루듯 리듬에 대한 생각을 확장하고 전개하는 솜씨가 매우 매끄럽고 부답스럽지 않게 다가온다. 재밌는 이야기나 전문적인 이야기로 적절히 책의 주위를 환기시킨다. 확실히 자기개발서가 가지는 호흡과 다른 호흡을 갖는다. 그래서 이 책은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작은 디테일의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시간이 흐른다.
리듬이 흐른다.
음악이 흐른다.
물이 흐른다.
세상의 흐르는 모든 것들은
순리대로 움직인다.
리듬은 성격처럼 저마다 달리 가지고 있는 '나만의 박자'다. 나의 리듬을 안다는 것은 그만큼 나에 대한 자신감과 사랑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낭독을 할 때 배우는 테크닉은 실전에서는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 케이팝스타 박진영 씨가 심사할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말하듯이 노래하라'라고. 낭독도 마찬가지로 내가 평소 말하듯이 하는 낭독이 훌륭한 낭독이라고 한다.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나를 표현하는데 거리낌이 없고 타인의 말도 더 잘 듣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리듬을 알고, 상대의 리듬을 파악하고, 서로의 리듬을 맞추고, 상대의 리듬을 변화시킬 수 있을 만큼 리듬 활용을 잘한다면 세상은 내 편이 된다.'라는 저자의 말이 귀벌레(Ohrwurm)처럼 수업을 듣는 내내 입안에서 맴돌았다.
올해는 오늘 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한 해이다. 그래서 학교 무용 시간 이후 한 번도 시도하지 못했던 춤을 올해 처음 배웠다. 생각과 행동이 따로 논다는 것을 실제로 체험하는 순간이 계속되었다. 머릿속에서 나는 훌륭한 발레리나였지만 실제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뻣뻣한 팔다리를 허우적대는 모습에 불과했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며 연습하던 음악이 흥얼거려지고 혼자서 팔다리를 자연스럽게 흔들 수 있을 때가 되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몇 십 년동안 내 몸으로 알고 사용했던 내 몸에 대해 나는 하나도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아이들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어쩌면 어떤 고정관념도 한계도 없는 힘이 빠져있는 유연한 상태인 듯하다. 내 안에 리듬이 살아 숨 쉬어 내가 알지 못했던 나만의 껍질을 깨고 나오기를 바란다. 능력보다 매력이 중요한 세상이다. 누구에게도 없는 나만의 리듬으로 내 편을 만들어보자. 퇴근하는 아빠를 맞이하는 엄마의 리듬이 아빠의 존재를 결정한다면 나아가 국민 한사람 한 사람의 리듬이 나라의 존재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문득 나와 리듬이 비슷한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하모니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나와 너의 삶을 바꾸는 리듬의 힘! '나랑 같이 놀 친구 여기 여기 붙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