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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로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 심리상담사와 떠나는 타로 여행 ㅣ 타로로 묻고 답하다
자연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7년 2월
평점 :
'운명의 수레바퀴!' 이게 이사님의 운명이네요. 운명의 상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죠!
욘사마 열풍의 시작, <겨울 연가>에서 등장했던 '운명의 수레바퀴'카드.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에는 그 카드가 타로카드인지도 몰랐었지만,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그 카드의 이미지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내가 움직이는 수레, 스스로 바큇자국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바큇자국은 운명처럼 서로에게 존재했었던 것이었다. '운명의 수레바퀴'카드는 드라마의 전체 이미지를 떠올려주는 훌륭한 암시 장치가 되어 유진과 민형은 서로 각자의 연인에게서 멀어지는 당위성과 정당성을 부여해 주었다. 그리고 '운명적인' 첫사랑 열풍을 몰고 왔다. 타로를 알게 된 계기가 '운명의 수레바퀴'카드라니, 되짚어 생각해보면 그때가 나와 타로의 운명의 시작이었다.
우리가 반복하는 선택 속에는 우리도 모르는 '자기 유사성이 있다. 나무가 보이지 않는 뿌리를 '가지'의 모습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의 작고 큰 행동들은 '뿌리'라는 거대한 무의식의 영향을 받는다. -왜 타로인가? p.21
채사장 님의 <열한 계단>의 마지막 계단은 나를 찾는 것이었다. 삶과 죽음, 내면과 외부, 자아와 세계를 통합하는 구심점인 '나'. 지식의 획득과 과학의 발전이 나의 의식세계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과 기대는 시간이 갈수록 산산이 부서지는 중이다. 발버둥쳐봤자 나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절망인가 또 다른 희망인가. '너 자신을 알라'고 선지자들은 누누이 얘기했었지만 나는 수긍하지 않았다. 절대 이 자리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끊임없는 노력과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었기 때문에. 그러나 진짜 내가 알아야 할 것은 밖에 있지 않았다. 나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또 다른 나와 만날 것. 그리고 그 통로에 타로가 있었다.
타로와 만나는 순간까지의 잡설이 길어졌지만 타로를 왜 배우는지에 대한 답을 주었을 거라 생각한다. 과학과 철학을 뛰어넘는, 나도 몰랐던 신비의 영역에 대한 관심은 더 이상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작년부터 타로를 배우려고 기본 도구와 책을 샀다. 그러나 78장의 카드가 의미하는 키워드를 전부 외운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타로로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는 타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타로카드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타로 카드에 숨겨진 키워드를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기억하기 쉽도록 이야기 형식으로 엮어 놓은 책이다.
수많은 타로카드 강의를 하는 곳들 중에서 유난히 내 발길을 붙잡았던 합정동 심리상담소 자연 21.(http://cafe.naver.com/tarotmind) 타로를 처음 배우려고 알아봤을 때 타로를 통해 '심리상담'을 한다는 말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홍대 뒷골목에서 타로 카드를 샀을 때의 인연과 3년의 직장생활을 했던 합정동의 인연이 그곳에 닿았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 책을 만나기 전에 저자의 강의를 들을 수도 있었을 텐데 대부분 저녁시간대에 있는 강의는 두 아이의 엄마라는 자리 때문에 만나지 못했다. 그때의 아쉬움이 이렇게 책으로의 만남을 주선한 듯해서 책의 저자를 보는 순간 너무 기뻤다. 경계가 없고 출구가 없는 망망대해의 바다에 던져진 인간의 슬픔과 고독을, 즐거움과 희망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윤활유는 결국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타로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야기한다. 단순히 앞 날의 행과 불행을 예견하는 것이 아닌 내면에 존재하는 나도 모르는 나를 만나는 일.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똑같이 흘러가는 일상이 매일 매일 새롭게 다가오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열심히 타로가 던져주는 의미를 음미해 봐야겠다.
타로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타로일지'를 써보아라
2주 전부터 타로 강의를 듣고 있다. 타로가 미신이나 비과학적인 점술이 아니라 '나를 알기 위한' 하나의 도구와 수단이라는 사실을 첫 시간에 알게 되었다. 공부는 책에 나온 지식이 전부가 아니다. 인간관계를 통해 배우는 것이 훨씬 많다. 타로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꼭 사람들과 함께 하는 강의를 듣는 것을 추천한다. 여전히 시간이 맞지 않아서 두 시간 강의 중 한 시간 밖에 듣지 못하지만 감지덕지하면서 듣고 있는 중이다. 두 번째 강의에서 강사님께서 타로와 친해지기 위해 타로일지를 써보라고 하셔서 써보고 있는 중인데 이 책의 맨 뒷장에도 타로 다이어리가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다. 하루에 한 가지씩 타로카드가 내게 주는 메시지를 열심히 리딩 해 볼 참이다. 이 책의 인연으로 자연님의 강의도 언젠가 듣게 될 날이 오기를. 그리고 내면의 나와 조우하는 행운이 찾아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