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권 독서법 - 인생은 책을 얼마나 읽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인나미 아쓰시,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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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쓴지 8년째다.  아이를 키우면서 육아에 몰입하며 아이들에게 어떻게 많은 책을 읽게 할까 고민하다 나의 책읽기로 넘어왔다.  솔직히 이제 독서의 목적과 틀을 갖게 된 나로서는 어렵게 획득한 비밀을 알기 쉽게 한 권으로 압축해 놓은 이 책이 반갑지만은 않다.  중간 중간 더러 반감을 갖고 비판하고 싶었던 부분도 많았지만 이 책은 책읽기의 많은 부분에서 내가 겪었던 고민과 결심에 공감과 확신을 갖게 해 주었다.  바보는 천재를 이길수 없고, 천재는 노력하는자를 이길수 없으며 노력하는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은 여전히 진리이며, 이 책에는 바로 '즐기는 책읽기'에 대한 정수가 담겨있다.


벌써 즐기는 책읽기를 하는 독자라면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나처럼 제목만 보고 지나치는 독자를 위해 두가지 키워드는 꼭 훑어보고 넘어가라고 미리 일러두고 싶다.   첫번째 키워드는 바로 flow(플로우:흐름)다.  <몰입>의 저자 칙센트 미하이는 이미 동일한 제목으로 낸 자신의 책에서 '삼매경에 빠지는 심리적 상태'를 일컬어 플로우라 했다.
               


소설 싯타르타에서 싯타르타가 강물에서 모든 것을 배웠듯 정체되고 고여있는 상태의 책 읽기는 단순히 지식을 획득하기 위한 힘든 과정일 뿐이다
.  음악을 듣고 리듬을 타듯 책도 목차를 따라 커다란 흐름을 느끼며 읽어야 책읽기가 즐거워진다.   

두번째 키워드는 '서평의 역설'이다.  책을 읽고 지식을 담아두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서평을 써서 내보내려고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직접 서평을 쓰면서 책읽기의 즐거움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의 의견에 매우 공감했다.  저자의 서문에 '읽는 행위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라는 말 때문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두번째 키워드는 이 책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그리고 이제 막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주요 인용문을 손글씨를 쓰는 법에 이르면 작가가 내 머리속을 잠깐 들어왔다 나갔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름이 끼쳤다.  예쁘게 쓰려고 노력할수록 자주, 많이 쓰게 되어 저절로 외워지고, 손글씨의 불편함은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덜어내는 놀라운 효과를 발휘한다.  저자도 밝혔듯 그 과정에서 내가 공부한다거나 힘들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나는 요즘 감명깊게 읽은 부분을 낭독하고 저장하고 있다.  쓰는 것만큼 재미있고, 오래 보관할 수 있으며, 내 귀로 듣는 나의 음성은 꽤 낯설어 저절로 머리속에 각인된다.  낭독은 생각보다 까다로워서 손글씨를 쓸때와 비슷한 효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책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만난 사람들의 모임도 추천한다.  각자 가지고 있는 flow로 만든 파장이 생각의 파도타기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 책이 시발점이 되어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로 인해 계속 개정증보판이 나오기를, 그리고 이제 곱씹는 독서나 되새김 독서와 같은 후속편도 기대한다.  이미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서점에서 30분만 할애하여 이 책을 보라.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비법과 더불어 자신도 몰랐지만 이미 하고 있는 비법을 자각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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