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사유의 시선 - 우리가 꿈꾸는 시대를 위한 철학의 힘
최진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tvn <어쩌다 어른>에서 '행복'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강연자는 각 패널들에게 행복의 정의에 대해서 물었다.  나는 '나답게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 답다'라는 것은 도대체 어떤 것인가.  '나 다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던 계기는 수없이 많았지만 내 고민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작년 가을 <인간이 그리는 무늬>라는 책을 통해 내 고민의 실체가 무엇이었지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마다 들었던 유튜브 강의 속 이름 석자를 책표지에서 다시 보게 된 순간 그것은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다.  내 자신의 주인으로 살지 못했다는 깨달음에 온 몸에 전율을 느끼며 밤잠을 설쳤다.


  이 책은 1강 부정(버리고), 2강 선도(이끌며), 3강 독립(홀로 서서), 4강 진인(참된 나를 만나야)을 통해 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가져야 함을 말한다.  자기 운명의 통제권을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으면 평생 종속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밖에 없으며, 정해진 길을 따라 똑같이 배우는 정규과정의 배움을 통해서는 나 다움이 무엇인지 찾지 못한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고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지금의 세계는 그야말로 새로운 판을 짜야하는 시기이다.  각자도생 뿐만 아니라 각 나라도 자신의 이익을 최 우선으로 하며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양육강식의 소용돌이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자기 삶의 격을 철학적인 시선의 높이에서 결정하고 행위하는 실천적 영역이 바로 철학의 역할이라고 보고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각자 개인이 일상을 결정하고 지배할 높이를 갖기 위해 철학이 꼭 필요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거시적 관점에서 흔히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을 선도한다.  유명한 드라마 작가들만 봐도 그들의 머리에서 나온 한 편의 이야기의 힘에 의해 드라마 폐인을 양성하고 국가적 신드롬을 일으키게 된다.  부자동네의 유행이 차차 가난한 동네로 흐르듯 선도력은 국가의 경제력과도 비례한다.  저자는 선도력이 지성적, 문화적, 인문적, 철학적, 예술적인 높이의 시선에서 형성되며, 우리나라가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집단적이고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에서 탈피, 철학의 수용자의 입장에서 생산자의 입장으로 각자가 책임성 있는 '나'로 존재해야 가능하다고 보았다.  제4차 산업혁명이 코 앞에 닥친 현 시대에는 국가를 구성하는 개개인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가장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의 산업화 민주화 세계화의 길목에서 적용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불안한 불균형을 즐기며, 평가나 비평을 하기 전에, 새로움에 도전하고, 자신 내면의 '나 다움'을 향한 목소리에 귀 기울일때 비로소 기존 체제의 껍질을 깨고 깨어날 수 있다고 했다.  탁월함은 남보다 한 발 앞선듯 뛰어나다는 뜻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항상 '다음'이나 '너머'의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까지 감당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독립된 주체만이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연대와 연결을 이룰수 있으며, 지적인 편안함에 빠져들어 호기심과 궁금증이 없어지는 것을 늘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의 서문에서도 밝혔듯 이 책은 2015년 건명원에서의 철학강의를 묶은 책이다.  밝은 빛을 세우는 터전이라는 이름의 '건명원'이라는 학교를 설립하게 된 동기와 배경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저자는 이미 새로운 판을 짜기 위한 준비단계에 들어간 듯 하다.  자신의 존재감은 항상 자신에게서만 확인된다.  가슴 뛰는 삶을 꿈꾸지 않는 사람은 없으며 자신이 그리는 인생의 그림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비단 탁월함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스스로의 주인이 아니었음을 인식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더할나위 없이 기쁜 일이 되겠다고 하였다.  내가 생각하는 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갖는 비결은 국가를 구성하는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목소리로 자유롭게 철학 하는 것이다.  나는 어떤 꿈을 가지고 철학을 할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