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을 위한 비폭력대화 수업 - 아이는 사춘기, 부모는 성장기
이윤정 지음 / 그래도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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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사춘기는 부모도 성장하라는 신호입니다>

 

처음 비폭력대화 수업을 들었던 때가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이다. 혹독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큰아이를 위해 비폭력대화 연습모임을 신청 하려다 예전 수업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아 다시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인 이윤정 선생님께 NVC 2 과정을 수업 받았었는데 늘 수업 전에 갓 구운 빵과 꽃을 사 오셨던 기억이 났다. 당시 신촌 센터는 굽이진 골목을 한참 올라가야 했었는데 수업 시간만큼은 낯선 행성에서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었고 빵 냄새와 꽃향기는 마음의 양식처럼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다.

 

책 목차를 살펴보니 예전에 수업 받았을 때 선생님의 표정과 몸짓이 생각났다. 아이들과 겪었던 문제를 숨김없이 보여주신 용기에 위안 받았고 비폭력 대화를 배워도 아이들과 문제가 있다고 하니 다시 시작하려는 마음에 부담이 덜어졌다. 아이들을 키우며 점점 메말라 가는 감정과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여느 엄마들과 다르지 않았다. 매 순간 비폭력대화로 이야기 할 수 없지만 아이들의 진심과 연결되었을 때 만족감이 생생하게 다가왔다. 연민을 바탕으로 가슴으로 연결되는 비폭력 대화의 필요성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비폭력 대화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 설명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휙휙 넘겼을 것이다. 한 가지 상황에서 아이와 엄마가 느끼는 감정과 욕구가 다름을 일기 형식으로 실제 사례로 보여주니 , 아이는 부모의 이런 말투나 행동에서 이런 마음을 느끼는 구나라고 간접 학습이 되었다. 챕터마다 색깔로 구별되어 있는 사례로 배우는 00하기코너에서 수업 중에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고 실수하는 부분을 따로 정리해 두어 다시 수업 받는 기분도 들었다. 강조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마음이 안정되는 초록색으로 선택한 부분도 좋았다. 이 책을 선택하고 읽고 있는 모든 사춘기 부모님을 위한 탁월한 선택이었다.

 

다시 욕구를 찾는 일에 집중하게 해 준 사춘기 내 아이에게 감사한다. 습관적인 반응을 하지 않으려면 시간이 필요해 미리 아이들에게도 엄마가 생각을 정리하는 중이라 빨리 대답하지 못할 수 있음을 알렸다. 매일 부딪히는 아이들을 보며 느끼는 감정에서 한 가지씩 나의 욕구를 찾아보고 부탁의 말로 바꿔보고 감사 일기도 쓰고 있다. 더불어 아이를 낳아 길러 보지 않았다면 찾으려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내 사춘기의 여러 감정들도 더듬어 섣부른 분노와 슬픔의 엔딩을 부탁으로 바꿔보고 있다. 어쩌면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내 감정 안에 숨겨져 있는 욕구를 잘 알아채 부탁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마지막 동아줄처럼 붙잡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이 땅의 모든 부모님들.. 그리고 나를 응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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