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어떤 곳이야? 바람그림책 117
구도 노리코 지음, 엄혜숙 옮김 / 천개의바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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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겨울은 어떤 ‘곳’일까? 곳이라는 단어가 입에서 쉽게 넘어 가질 않는다. '곳'은 장소를 가리키는 단어인데... 겨울이라는 날씨와는 뭔가 어울리지 않았다. 계속 제목을 되뇌다 보니 '곳'이라는 단어 하나로 겨울이라는 어떤 장소를 떠올리게 된다. 자연스럽게 겨울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느낌이다.


<출처: 겨울은 어떤 곳이야?>

 

책을 펼치면 보송보송 하얀 눈이 보인다. 때마침 책이 도착한 날에 눈이 왔는데 올겨울은 유난히 눈이 자주 내린다. 눈이 오는 줄 몰랐는데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을 때처럼 바람 한 점 없는 곳에서 조용히 가만가만 내리는 눈이다.

 

숲속 작은 오두막집.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나무들을 배경으로 노을이 지고 있다. 이 오두막은 책에서 자주 등장하며 계절의 변화를 보여준다. 구도 노리코 작가의 따뜻한 색감을 좋아하는데 책 속에서 배경으로 나오는 장면이 참 따뜻하고 평화롭다.


<출처: 겨울은 어떤 곳이야?>

 

 

오두막에는 다섯 마리 곰이 살고 있다. 세 마리 아기곰들은 긴긴 겨울을 나기 위해 든든하게 배를 채웠지만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며 성화다. 아빠곰은 봄이 올 때까지 푹 자라고 하는데 아기곰들은 왜 봄이 올 때까지 자야 하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아직은 더 놀고 싶은데…

있지, 아빠. 왜야?

왜 봄이 올 때까지 자는 거야?

나 겨울이 보고 싶어.

 

나도

 

 

나도

 

있지, 아빠 겨울은 어떤 곳이야?

 

<겨울은 어떤 곳이야?> 중에서

아빠곰은 겨울은 배가 고픈 곳이라 따뜻한 봄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해준다. 더 놀고 싶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잠이 든 아기곰 세 마리... 꿈속에서 아기곰들이 맞이한 겨울은 아이스크림과 솜사탕, 마시멜로와 푸딩이 가득하다. 뽀글뽀글 코코아 온천과 케이크까지! 겨울은 더는 배고픈 곳이 아니었다. 하얗게 뒤덮은 세상 속에는 온갖 달콤한 것들이 사방에 깔려있었다. 꿈속에서 맞는 겨울나기는 신나고 즐거웠다.

<출처: 겨울은 어떤 곳이야?>

 

아이와 책을 읽으며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아이들이 잠들었다가 꿈속으로 여행을 시작하는 부분이었다. 아이랑 함께 달라진 배경을 찾아보며 키득거렸다. 꿈속 여행을 떠나는 모습으로 표현된 열기구의 모습과 액자 속 새로운 등장인물들. 벽 틈새로 보이는 작은 쥐구멍에서 나오는 문어도 아이들과 즐겁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커튼을 젖히고 겨울 속에서 맘껏 뛰어노는 아기곰들 모습에 저절로 웃음이 났다. 어느새 잠은 멀리 달아나고 함께 뛰어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출처: 겨울은 어떤 곳이야?>

 

꿈속에서 한참 놀다가 잠에서 깨면 엄마 아빠곰은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아기곰들을 기다리고 있다. 맘껏 뛰어놀아도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은 안정감과 따뜻함을 준다. 작은 오두막에도 봄이 찾아오는지 새싹이 돋아났다. 마지막 장을 덮으려 할 때 연둣빛 면지에서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향기가 났다. 긴긴 겨울밤을 무엇을 하고 보낼까 고민이라면 <겨울은 어떤 곳이야?>를 아이와 함께 읽어보면 어떨까? 구도 노리코의 다른 그림책처럼 사계절 시리즈로 나오면 좋겠다.

<출처: 겨울은 어떤 곳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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