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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가 돋보이는 구도 일러스트 포즈집 - 시선을 사로잡는 구도 설정의 비밀 ㅣ 일러스트 포즈집
하비재팬 편집부 지음, 문성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4월
평점 :
어릴 때 신선한 충격을 준 만화를 꼽으라면 당연 <슬램덩크>다. 당시 농구 붐이라
재밌기도 했지만 만화책에서 튀어나올 듯한 입체적인 구도가 눈을 사로잡았다. 평면적인 만화가 줄 수 있는 입체적인 변화는 칸칸이 나눠진
공간뿐이다. <캐릭터가 돋보이는 구도 일러스트 포즈집>은 나눠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시선을 사로잡는 구도와 200개에 달하는 컷을
수록한 책으로 미래의 만화가나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좋은 자료를 제공한다.
애니메이터가 되고 싶었던 엄마의 꿈을 이어 받았는지 아이는 방 안에서 그림만 붙들고 있다. 열심히
그리는 것 같은데 늘 아쉬운 부분이 많다. 자존심 상할까 직접 조언해 주기도 어려워 그림 그리는 기법에 대한 책을 사주는 편이다. 기존의 책들이
캐릭터 중심이어서 구도만 중점적으로 다룬 책이 그림에 어떤 변화를 줄지 기대되었다. 캐릭터를 잘 살리기 위한 기본 구도부터 두 명이 있는 구도,
3~4명이 있는 구도, 다수가 등장하는 구도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효과적인 구도를 설명한다.
영상 매체 활용이 다변화되면서 편집의 중요성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한 컷에 들어가는 그림처럼
영상의 한 컷으로 생각해보면 구도를 다양한 부분에서 활용할 수 있다. 사람이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는 황금비 1:1.618은 어디서나 공통된
비율이니까 말이다.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 좋은 작품을 많이 봐야 하듯 좋은 구도를 익히기 위해서는 좋은 구도와 나쁜 구도의 비교는 필수적인데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3분할, 파이 그리드, 레일맨 구도는 책표지나 유튜브 편집 메인으로 구성하기에 좋을 것 같다.
1장 1명 구도 액션 부분에서 하강하는 모습을 응용했다. 다리 부분을 자르지 말고 전부 그렸으면
하강의 느낌이 더 강했을 것 같다. 처음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시도한 점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아이가 가장 집중해서 보았던 부분은 4장 다수가 등장하는 드라마틱 구조 부분이다. 요즘 아이돌
그룹에 빠져 그룹 그림을 주로 그리는데 아주 유용했다. 책에 설명된 부분과 그림 변화를 살펴보니 나열된 수평 구성에서 안정되면서도 역동적으로
변한 부분이 한눈에 들어왔다.
부록으로 다양한 컷이 담긴 cd가 있어 컴퓨터 작업 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책에 수록된
포즈 컷의 파일명을 수록하여 일러스트레이터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한 구성도 돋보인다. 미래의 꿈이 만화가라면 닮고 싶은 작가는 하나쯤 있으니
말이다. 트위터 주소도 함께 기재되어 있으니 관심 있는 작가라면 팔로우 고고~ 책을 보는 대상 연령층이 성인이라면 상관없으나 아이들이 보기에
부적절해 보이는 1인 구도와 2인 구도가 있으니 초등 고학년 이상이나 중학생에게 권한다. 그림 그리는 기법 소개하는 책들은 모두 일본풍 그림이라
포즈에 수위 조절이 안 된 책이 대부분인데 어린아이들이 참고할 수 있는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잡지 그림에서 동세를 파악하며 그림을 그렸다. 좋아하던 슬램덩크도 미국 MBA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그대로 뽑아 쓴 컷이 다수 있었다. 책의 구도를 훑어보고 요즘 나오는 만화책 표지를 보니 구도 법칙을 쓰지 않는 장면은 드물었다.
관심과 열의만 있다면 어떤 자료든 활용할 수 있다. 여러 컷으로 구현되어야 하는 애니메이션에 비해 평면적인 만화는 구도만 조금 바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캐릭터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구도 연습으로 담에 나올 멋진 작품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