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 -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지 마라
얀 드로스트 지음, 유동익 옮김 / 연금술사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나로 살 때 가장 행복하다"

‘기대다’라는 뜻은 근거와 이유를 둔다는 것이다. 생각에 온전히 기대려면 모호함이 아닌 분명함이 되도록 생각에 다가서야 한다. 나로 산다는 것은 내 생각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관점과 개성은 생각 속에 드러나며 나로 살 때 인간은 행복하다. 나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여러 경계에 부딪혀 생각해야 한다. 모호한 경계를 분명하게 만드는 것은 치열하게 나만의 생각을 분리해 내게 맞는 인생철학을 세우는 것이다. <생각에 기대어 철학 하기>에서는 여섯 갈래로 나누어진 철학자의 삶의 철학과 행복을 들여다보며 생각의 경계를 세우는 연습을 할 수 있다.

534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에 총 6강으로 구성된 책에는 에피쿠로스 학파, 스토아학파, 아리스토텔레스, 스피노자, 샤르트르, 푸코의 철학이 소개되어 있다. 에피쿠로스 학파와 스토아학파는 삶의 목적은 행복이라 주장하면서도 서로 행복을 바라보는 관점은 달랐다. 에피쿠로스 학파는 행복은 곧 쾌락에 있다고 주장한 반면, 스토아학파는 금욕적인 덕의 생활에 행복이 있다고 말했다. 에피쿠로스 학파는 두려움의 이유를 알면 행복할 수 있다 생각하고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두려움을 없애려 했다. 스토아학파는 일원론을 주장하며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어 선, 행복, 자연을 따르는 삶은 이성과 동일하다 보았다. 이성을 따르지 않고 감정대로 살아가는 행위는 행복과 멀어지는 행위라 여겼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스토아학파와 달리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이성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현재 있는 것만을 보지 않고 될 것, 될 수 있을 것을 동시에 보았다. 그는 행복이란 우리의 인간 됨을 바로잡는 것이며, 선한 삶을 위한 근본은 우리 본성 안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피노자는 삶의 필연을 이해할 때 행복해질 수 있다는 범신론 일원론을 수립했다. 그는 우리가 사는 세계가 이성이며 정신이며 신이다 생각했으며, 결정된 인생에 대해 고통을 겪는 자세는 현명하지 못하다 보았다. 샤르트르는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자유는 비정립적 자기의식 상태를 일컫는데, 이는 인간을 진정한 자유의 세계에 눈뜨게 한다.

지금 살고 있는 삶이 욕망을 쫓아 이루어진 삶인지, 정말 행복한 삶인지 물어보는 존재는 오직 인간뿐이라는 말이 인간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준다. 철학은 곧 생각하는 능력과 의심하는 능력을 키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길러 준다. 인간만이 자신에게 묻고 답하며 새로운 길을 끊임없이 찾아 나설 수 있다. 각각의 철학자들의 생각에 맞닥뜨리면 나의 경계를 알게 된다. 이 책에서 다루지 않은 철학자들도 모두 삶에 의문과 해답을 찾아가며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었다. 그 대답은 각자가 다르며 누구도 자신의 행복에 대한 기준을 옳다 그르다 말할 수 없다. 생각하고 언어로 표현하는 순간 이미 철학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철학이 없다 해도 사는 데 큰 지장은 없다. 반대로 인생철학을 세운다고 행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내 생각이 기초가 되지 않은 삶은 공허하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자유와 행복을 가꾸는 데 선택권이 있으며 바람직한 삶이란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자유를 돌보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저자의 말을 되새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