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생쥐 줄리앙
조 토드 스탠튼 지음, 서남희 옮김 / JEI재능교육(재능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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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으면 조금 더 행복해져

혼자 있는 건 편하다.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위험한 적으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다. “엄마, 줄리앙의 집으로 가는 길에는 아무도 없어!” 생쥐 줄리앙은 언제나 혼자다. 어느 날, 배고픈 여우가 줄리앙의 땅속 집에 불쑥 얼굴을 들이민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줄리앙을 삼키려 했지만 창문에 끼어 옴짝달싹 못하게 된다. 여우는 줄리앙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다. 줄리앙도 여우 얼굴을 보며 살 수 없으니 도와주려 한다. 하지만 여우는 구멍에서 나오지 못하고, 둘은 어쩔 수 없이 함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배가 고픈 여우의 눈빛에 마음 약해진 줄리앙은 먹을 것을 나눠주고 함께 이야기하며 누군가 함께 있는 시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튿날, 줄리앙은 숫가락을 지랫대처럼 이용해 여우를 구멍에서 꺼내주고 둘은 다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나뭇가지를 놓쳐서 원숭이 올빼미에게 딱 걸린 줄리앙! 이제 꼼짝없이 죽었구나 하는 순간 여우가 나타나 줄리앙을 덥석 한 입에 먹어 버린다.

여우에게 먹힌 줄리앙은 어떻게 되었을까. 반전없이 모두의 예상대로 여우는 은혜를 갚는다. 그러나 그들은 금방 친한 친구가 되지 않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 후 여우는 가끔 줄리앙의 집에 와서 저녁을 함께 먹는 친구가 된다. 동물들은 약육강식의 사회에서 먹고 먹히는 존재다. 처음 여우가 처음 줄리앙을 또록또록 지켜보던 눈빛과 원숭이 올빼미에게 잡아먹힐 뻔한 순간에 지켜보던 눈빛은 변함이 없다. 여우의 마음이 달라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인간도 보이지 않는 약육강식의 삶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살아남기 위한 경쟁과 생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는 것은 마음에 행복을 준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어울리며 사는 법을 배운다. 아이는 무뚝뚝하게 일자로 그려진 줄리앙의 입이 웃는 모습으로 바뀐 부분을 금방 알아챈다. 으르렁거리던 여우도 웃는다. 나뭇가지에 앉아있던 새들이 원숭이 올빼미에게 날아가 시끄럽게 하는 통에 낮에 자야 하는 올빼미의 눈은 또록또록하다. 낮잠 못 자는 원숭이올빼미 이야기로 기대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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