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머리를 완성하는 초등 독서법
남미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입시 시험의 변천을 살펴보면 21세기가 원하는 인재상은 지식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알고 있는 지식으로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느냐로 판가름 되는 추세다. 수학 능력 평가시험에서 학생부 종합 전형이라는 세부 내역서가 첨부되어야 한다는 사실만 달라졌을 뿐, 미래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은 변함이 없다. 2030년이면 완성 궤도에 접어든다고 하는 무인기계화 사회는 지금 시대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공부머리를 완성하는 초등 독서법>이라는 제목만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극성스러운 헬리콥터맘을 연상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독서는 공부머리만 좋게 하는 것이 아니다. 1장 '세상은 알고 있는 어휘만큼 보인다'라는 소제목만 봐도 아이들에게 문자를 읽고 생각하는 활동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보게 한다. 자신의 삶을 리드할 수 있으려면 반드시 책을 읽는 (Reader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쐐기를 박게 해 준 책이다.

 

한참 동안 학부모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인테리어는 거실을 서재처럼 책으로 빽빽하게 채우는 것이었다. 책이 차고 넘치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의 독서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독서지도사 공부를 할 때 아이들 독서능력 측정을 위해 열심히 공부했던 부분이 책 속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었다. 굳이 논술학원에 등록해서 알아보지 않아도 측정항목을 보면 집에서 아이 연령에 맞는 책 한 권을 선택해서 직접 측정해 볼 수 있다.

3장 독서전략 2단계에 나오는 책 읽기가 즐거운 독서 습관 들이는 법은 짧지만 유용한 내용이 많았다. 요즘 옛이야기의 중요성에 대해 공부하고 있어서인지 기승전결과 선과 악의 구도가 명확한 전래동화 읽기나 매력적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책을 읽어주라는 얘기에 상당히 공감했다. 책 읽기의 가장 큰 즐거움은 주인공과 동일시하며 느끼는 다양한 감정의 공유와 카타르시스에 있다. 상상할 여백을 남겨두며 관찰하듯 서술한 책으로 언어적 추측 게임을 하는 법도 좋은 방법이다.

 

쉬운듯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책 읽기의 정수를 알려준 4장은 책 읽기를 공부가 아닌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나와있었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사탕을 핥아먹듯 한 번 쓰윽 훑어보고 읽는다든지, 꽃그늘 아래서 느긋하게 읽는 방법 등 색다른 책 읽기 방법을 알 수 있어 좋았다. 사려 깊은 독자가 되기 위한 노하우는 살짝 메모해 두었다가 아이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주의할 점은 아이보다 의욕이 앞서 지나치게 줄거리나 책 내용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독서는 스스로 즐거울 때 빛을 발한다.


 

인터넷에는 한 권의 책보다 더 많은 정보가 들어있다. 하지만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빠르게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 올해부터 초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한 한기에 한 책 읽기는 인공지능에 맞서 살아야 할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순수한 동기의 호기심이 지금의 지식 기반 사회를 만들었다. 어느 누구의 방법이 아닌 나만의 방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은 내가 가진 호기심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공부머리를 완성한다'라는 말은 공부를 잘하게 만든다는 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호기심과 열정을 이어갈 수 있는 기초를 만든다는 뜻으로 이해되었다. 책을 읽고 이 책에 소개된 방법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책 내용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자. 비싼 논술 과외보다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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