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칸의 대단한 모험 탐정 칸
하민석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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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아이 꿈은 웹툰 작가다. 학교 도서관 사서 봉사를 하면 단연 인기 있는 책은 만화책들이다. 와이 시리즈, 그리스 로마신화, 윔피키드 등 이런 책들은 겉장이 제대로 붙어있는 책이 없을 정도다. 종이책뿐만 아니라 컴퓨터나 휴대 전화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많은 아이들이 빠르게 인터넷 만화 세계를 접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우리 창작 만화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탐정 칸의 대단한 모험>은 도깨비가 훔쳐 간 옛이야기, 안녕, 전우치?, 정신 차려 맹맹꽁 등을 그린 하민석 작가의 창작 만화다. 그는 <개똥이네 놀이터>에 어린이 창작 만화 '두근두근 탐험대'의 김홍모 작가와 독자 엽서 1,2위를 다투는 인기 작가다. 탐정 칸의 대단한 모험은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유명한 어린이 잡지 <고래가 그랬어>에 연재 중인 단편을 모아 출판한 책이다.


"어이없는 것 같지만 논리적이네." 단숨에 앉은 자리에서 읽어버린 아이가 책을 덮으며 얘기한 말이다. 키득거리는 아이와 다르게 나는 좀 심심한 느낌이었다. 아마도 이미 현란한 일본 애니메이션에 익숙해졌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림의 인상은 고바우 영감의 4컷 만화 느낌이었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만화가들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작가들이 피고름으로 글을 쓰듯 자신들도 뼈를 깎아 그림을 힘들게 그린다고 하는데 정말 쉽게 그린 느낌이다. 게다가 다른 만화를 찾아봤는데 같은 작가의 그림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탐정 칸의 대단한 모험>은 첫째, 자극적인 말투나 그림이 없다. 둘째, 아이들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에게 직접 사건을 해결하고 싶은 욕구를 갖게 한다. 셋째, 작은 단편들 속에 있는 작은 실마리가 다음 사건과 연결되어 단편이면서도 장편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아이들이 만화를 꼼꼼히 보면서 앞 뒤 개연성과 맥락을 글처럼 추리하는 재미가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종이 질감과 색감, 그리고 글씨체였다. 옛날 문방구 앞에서 사 먹던 껌 만화책이 생각났다. 그거 모으려고 껌을 샀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 아이들은 그런 재미를 모르겠지? 아이들이 우리 창작 만화를 많이 읽고 우리만의 감성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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