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국어 공부법 - 밑줄 쫙 서한샘 박사의 지상 강의
서한샘 지음 / 한샘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내 또래 엄마들 중에서 어릴 때 한샘 선생님 강의나 책을 읽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국어는 한샘'이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는데 서한샘 선생님께서 참고서가 아닌 국어공부법에 관한 책을 출판하셨다고 해서 찾아보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선생님께 한 수 배워 아이들과 즐겁게 국어를 공부할 수 있다면, 한샘 선생님처럼 내 이름으로 된 참고서 하나 정도는 남길 수 있다면 하는 꿈에 부풀기도 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독서지도와 논술지도를 공부하며 이제는 국어공부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것이 내심 기뻤다.

서한샘 선생님의 <중학교 국어공부법>은 중학교 국어를 '다섯 개 기둥 세우기'라고 생각하고 시, 소설, 논설문, 문법, 어휘로 나누어 예문과 함께 국어 공부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서문에서도 밝혔듯 중학교 2학년이 되는 손녀를 위해 쓴 책답게 어린 손녀에게 말하듯이 설명하는 문체가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온다. 다른 책들과의 차별점은 한 가지 기둥 설명이 끝날 때마다 삽입된 추억의 사진들을 꼽을 수 있다. 사진 속에는 그의 꿈 너머 꿈, 어린 손녀에게 전해 주고 싶은 자신의 일생 이야기가 화석처럼 고스란히 담겨있다. 저자의 사진들은 공부가 끝이 아니라 공부를 하면 자신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삶을 즐길 수 있다는 살아있는 증거가 될 수 있다.

 


다섯 개의 기둥 중에서 가장 열심히 읽은 부분은 국어의 네 번째 기둥 '문법'이었다. 독서지도사 과정을 공부하면서도 가장 어려웠던 국어 문법 과정을 기초부터 배울 수 있었다. 어린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는데 서한샘 선생님께서 수년간 쌓아올린 가르침의 노하우를 만나볼 수 있어 유익했다. 선생님 말씀에 따라 책 속 문제를 풀었을 뿐인데 음운의 체계가 물 흐르듯 머릿속에 들어왔다. 좋은 선생님은 많은 것을 가르칠 필요가 없다. 필요한 것을 쉽게 가르치는 것이 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닌데 왜 학생들은 공부해야만 하나? 지금 초등학교 중학년인 첫째 아이도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자주 물어본다. 학교 공부만 공부가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있지만 입시를 목표로 하는 수단에만 얽매여 넓은 시야를 갖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과 녹록지 않는 현실을 알아버린 어른의 시선으로 아이들을 다그치지만, 아이들에게 공부를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납득시키기는 여전히 어렵다. 부모 스스로 답을 내리지 못하고 남들이 하니까 시키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아직 아이들은 제대로 세울 수 있는 경험이 부족하기에 부모는 늘 아이보다 더 넓은 시야에서 판단을 내리고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서문의 말씀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린 나이에는 운명이 없지만 4,50대가 되면 운명은 있다는 말이 참으로 뼈아프게 다가왔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은 감퇴하고, 체력은 부족한데 해야 할 일은 많아진다. 뒤늦게 운명길을 개척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몸소 느끼기 때문이다. 국어 공부의 다섯 기둥을 세우는 방법도 유익했지만 뼈 있는 말씀에 공부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공부를 가르치고 싶은 부모라면 한샘 선생님의 프롤로그는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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