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마리만 먹어 보자 그린이네 그림책장
장선환 지음 / 그린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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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입을 가진 포식자가 왠지 영화 <죠스>가 연상되어 책 표지 탐색을 할 때 BGM으로 들려주면 흠뻑 빠져들 것 같다.


딱 한 마리만 먹어 보자

그린북

장선환 글.그림

2023.07.24


앞 면지에는 책에 등장하는 쥐라기 시대 바다 공룡들의 실루엣이 있다. 뒷 면지에는 실루엣 위에 공룡 이름들이 적혀있는데 아이와 책을 본 후 앞 면지를 다시 보며 정답을 맞혀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책은 가로로 긴 판형을 사용했는데 드넓은 바다에서 이사하는 포타닉시스 징구엔시스 가족의 모습이 참 스펙터클하게 보인다. 장면마다 다른 색감을 사용해 시시각각 변하고, 깊이에 따라 다른 바다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딱 한 마리만 먹어 보자』는 지진의 위험으로 서식처를 옮겨야 하는 포타닉시스 징구엔시스 부부와 999마리 아기 물고기들의 이야기다. 워낙 대가족이라 이사하는 도중 겪게 되는 여러 위기들 속에서도 한 마리의 아이라도 잃지 않고 지키려는 부모의 노력이 참 위대하고 아름답다. 현재의 바닷속에서도 볼 수 있을법한 물고기 대이동의 모습이나 약육강식 법칙 속에 똘똘 뭉쳐 함께하는 가족의 모습이 당연한 듯 느껴지면서도 현재의 여러 사건, 사고들을 보면 분명 감사해야 할 모습인듯하다.



책에는 포타닉시스 징구엔시스 외에 10마리의 해양 생물이 더 등장한다. 책에 표현된 공룡에 대한 정보도 좋지만 공룡 책을 펼쳐 아이와 함께 찾아보고, 찾지 못한 것들을 상상해서 그려낸다면 더욱 즐거운 독후 활동이 될 듯하다. 『딱 한 마리만 먹어 보자』는 공룡 박사들에게는 더 깊은 탐구심을 불러일으키고, 공룡 입문자들에게는 다양한 바닷속 공룡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누구나 즐겁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그림책이었다.

주인공으로 나왔던 포타닉시스 징구엔시스를 찾다가 발견한 기사. 그림을 보며 날치가 떠올랐는데 그 조상이라니 맞구나. 참 신기하다. 

http://ecotopia.hani.co.kr/media/61687


『딱 한 마리만 먹어 보자』는 장선환 작가의 세 번째 공룡 그림책이다. 첫 번째 공룡 그림책 『네 등에 집 지어도 되니?』는 색연필과 파스텔로 쥐라기 시대 익룡의 둥지 짓기를, 두 번째 공룡 그림책 『우리가 도와줄게』는 수채화로 백악기 후기 공룡들의 모험담을 표현했다. 이번 그림책에서는 쥐라기 시대의 바다 공룡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나오지 않아 기존에 출간했던 다른 책들과 자꾸 비교하며 보게 된다. 워낙 다양한 재료를 다채롭고 자유롭게 사용하는 작가님이라 작가와의 만남이 있다면 아이들과 함께 가서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를 꼭 듣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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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마리의 참마 14마리 그림책 시리즈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아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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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마리 가족 시리즈를 알게 된 건 작년 5월 『14마리의 봄 소풍』 을 보면서였다. 그때도 자운영 가득한 풀밭에 오손도손 누워있는 생쥐 가족의 모습이 참 편안해 보여 좋았는데 벌써 아홉 번째 책 『14마리의 참마』가 발간되었다.






『14마리의 참마』 역시 앞, 뒤표지에 14마리 생쥐 가족이 모두 등장한다. 가을 옷으로 단장하고 모종삽이며 곡괭이, 삽, 바구니, 도시락 등을 든 다양한 표정이며 모습들이 역시나 흐뭇한 웃음을 자아낸다.

띠지에는 『어린이라는 세계』의 저자 김소영 작가의 추천사가 있는데 14마리 가족 이야기를 이렇게 짧은 글로 온전히 표현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띠지 안쪽에는 표지에 보이는 14마리 생쥐 가족들의 모습이 컬러로 들어있어 본문을 볼 때 유용히 활용할 수 있다. 『14마리의 봄 소풍』 출간 때도 있었나? 싶어 리뷰를 찾아봐도 띠지 이야기가 없어 그때는 없고 지금은 생긴 건지, 원래 있었는데 내가 그땐 관심이 없었는지 모르겠다. ^^;;;;

하여튼... 예전엔 표지를 계속 걷어보거나 이야기를 통해 몇째인지 알 수 있었던 반면 지금은 띠지를 펼쳐놓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누가 몇 번째인지 찾다 보면 책 구석구석을 꼼꼼히 다 볼 수 있을듯하다. 심지어 띠지에는 아라비아 숫자가 아닌 서수로 표기되어 있어 한글 및 수의 순서 표기까지 한꺼번에 익힐 수 있다.




『14마리의 참마』 이야기는 14마리 시리즈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내용이 추측이 될 정도로 단순하다. 생쥐 가족이 참마를 캐기 위해 총출동해 참마를 캐고 맛있는 음식을 해 먹는 이야기이다. 이번에도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해 막내까지 모두 숲으로 간다. 가을에 볼 수 있는 각종 꽃과 나무, 풀들이 가득하다. 용담이며 가막살나무 같은 것들은 앞, 뒷면지에 스케치되어 찾아보기 쉽다. 그 외에 어디선가 본 듯한 야생화나 덩굴들도 가득하다. 바야흐로 가을을 구석구석 느낄 수 있는 14마리 가족의 묘미가 아닌가 한다.




『14마리의 참마』에서는 특히 가족애가 더 돋보인다. 할아버지는 지상에 나온 덩굴의 모양새만 보고 딱 좋겠는 참마를 골라낸다. 다년간의 경험에 의한 연륜이다. 할아버지의 말에 따라 모두 합심해 참마 주변을 청소하고 땅을 파고 캐내는 일은 덩치가 작은 생쥐들에게는 쉽지 않은 이야기. 깨끗하던 옷들이 모두 흙 범벅이 되어서야 겨우 참마를 캐낼 수 있었다.

생쥐 가족은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나눠 한다. 아이들이 당연하다는 듯 스스로 일거리를 찾아내 해내는 모습은 참 기특하다. 어리다고 무시하지 않고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을 믿고 맡기는 것 또한 육아를 하는 양육자로서 기억해야 하는 일이라는 걸 느낀다.

참마 캐기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집으로 참마를 들고 오는 일, 주방에서 참마를 여러 가지로 요리하는 일에도 모두가 함께 한다. 서로를 위하는 가족애가 없다면 함께하기 힘들다. 요즘은 핵가족화를 넘어 1인 가구도 많고, 지나친 개인주의가 팽배하기에 3대가 모여 무언가에 몰두하는 모습은 참 정겨워 보인다.




14마리의 생쥐 가족이 열심히 일한 후 맛보는 꿀맛 같은 저녁식사를 보며 영화 <심야 식당>이 떠올랐다. 늦은 밤 식당을 찾은 여자가 주문해 먹던 '마 밥' 때문이다. 무슨 맛일지 그때도 참 궁금했는데 책을 보다 보니 또 떠오른다.




『14마리의 참마』는 다른 시리즈들과 같이 가족애와 자연에 대한 사랑과 감수성이 퐁퐁 솟아난다. 모두 함께 수확의 기쁨을 느끼고 풍요로운 식사를 할 수 있는 가을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그림책으로 추천한다.

내 아이가 자연세계에 대한 공감적 정서를 바탕으로, 자연세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민감하게 지각하고, 자신의 삶과 자연의 연결성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생태 감수성을 가진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14마리 가족 시리즈를 자주 읽어주길.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어보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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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서커스
유제이 지음, 한태희 그림 / 리틀브레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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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이 열리면 어둠이 깔려 어둑어둑해지는 하늘 같은 느낌의 배경에 둥그런 보름달이 떠요. 보름달 안에는 빙글빙글 돌고 있는듯해 보이는 여러 동물들의 모습과 '서커스'라는 역동적인 글씨체가 왠지 이제 막 공연이 시작될 것 같은 설렘을 주네요. 아이들과 동물 이름 알아맞히기도 해보고 그림자만 보고 손으로 만들 수 있는지 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활동이 될 것 같아요.



달빛 서커스

리틀브레인

유제이 글

한태희 그림

2023.06.15






잠이 오지 않는 밤. 달빛이 춤추더니 다섯 손가락이 간질간질 마중 나가 달빛 서커스가 시작돼요. 달팽이, 나비, 토끼를 비롯해 다양한 숲속 동물들이 등장해 아이와 함께 노는데 말을 타고 누군가가 나타나 모두 긴장하지요. 그런데 말에서 떨어진 건 사냥꾼인 줄 알았는데 고깔을 쓴 마법사였어요. 아이와 동물 친구들은 마법사가 만들어 주는 코코아를 마시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요.


<달빛 서커스>는 잠들지 못하는 아이를 찾아온 달님의 그림자놀이에 관한 이야기이에요. 손으로 만드는 다양한 동물 친구들과의 만남이 아이를 즐겁게 해 줘요. 배경이 되는 밤이 어둡고 캄캄한 것 만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채로운 색상으로 아름답게 표현한 부분도 너무 좋더라고요.


달빛에 비춘 그림자 동물들을 그림으로 함께 보여주는데 그림자만 보고 알 수 없었던 동물의 정체를 그림으로 등장시켜 연계성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아이들이 보기에 부담 없을 듯해요. 해당 동물을 표현하는 의성어, 의태어도 가득해 리드미컬하게 읽어줄 수 있고 어린아이들에게 읽어주기도 좋아요. 손으로 그림자 만들기, 동물을 그려 그림자놀이를 해보기도 좋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을 순서대로 말해보는 놀이와 연상하기 놀이만으로도 충분히 그림책을 즐길 수 있어요.


그림책에 푹 빠져 읽다 보면 '브레멘 음악대'를 모티브로 한 장면도 보이고, 마법사가 타 준 코코아를 마시고 흰 그림자가 된 이유나, 장소에 따라 그림자가 검은색이 아닌 다양한 색으로 표현한 이유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요. 그래서 이 책은 꼭 여러 번 읽으면 좋겠어요. 볼 때마다 다른 부분이 많아서 계속 앞부분을 걷어보고 비교해 보게 되거든요~ ^^

잠자리 동화 읽기는 아이들에게 참 좋은 습관이지요. <달빛 서커스>를 읽고 즐겁게 그림자놀이를 하다 보면 어둠에 대한 공포도 줄어들고 아이의 상상력이 더 빛을 발할 거예요. 책 뒷면에는 책에 등장했던 여러 등장인물들을 만드는 손 그림자를 만들 수 있는 '따라 해 봐요' 가 실려있어요. 아이와 이야기 장면을 그대로 따라 해도 좋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페이지마다 무한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달빛 서커스>가 밤이 무서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달빛서커스 #리틀브레인 #잠자리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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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주르, 장 발장 햇살어린이 88
이미례 지음, 박상추 그림 / 현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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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를 돌봐주려다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처럼 실수를 하게 되고 진짜 장발장이 되어버리는 아이의 이야기가 재미있기도 하면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겨준다.




방준이는 아이들이 자신을 장발장이라고 부르는 걸 싫어했다. 빵을 훔쳤다가 감옥에 갇힌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방준이는 하굣길에 들렀던 공원에서 같은 반 친구 보리를 만났다. 보리는 공원에 사는 길고양이 꼬삼이에게 밥을 주며 방준이와 조금씩 친해지게 된다. 방준이도 보리와 친해지며 길고양이들을 챙겨주다 두 번이나 다른 물건들에 손을 대게 된다. 누군가를 돕기 위한 선행이었기에 방준이는 도둑이라는 오명이 억울했지만 수녀님과 동네 할머니와의 대화 속에서 자신이의 잘못을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칭찬이나 찬사를 얻기 위해 계산한 선행이 아닌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장발장처럼 그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로 마음먹는다.




스르륵 읽히는 동화책이었지만 그 이야기는 심오하다.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계산된 선행'이 과연 '진정한 선행'이 맞는지에 대한 논란을 보며 주위를 둘러본다. 말없이 물건을 가져가는 것은 분명 선행을 위한 일이어도 잘못된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학교 수행평가나 봉사 점수 등을 위해 시작한 봉사와 선행이 평가가 끝나도 이어지거나, 커리어를 키우기 위해 시작한 자원봉사를 몇 년 동안이나 유지하는 모습들을 보면 의도되거나 계산된 선행이라도 굳이 나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 시작은 계산적이었더라도 그 과정 중에서 진정으로 타인을 위한 좋은 마음이 더 커진다면 그 선행을 계산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랑과 용서에 대한 고찰도 있다.

길고양이를 사랑해서 돌봐주는 마음 때문에 잘못한 아이를 미워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에 대해 묻는 이야기다. 방법은 달랐지만 길고양이에 대한 사랑은 같은 모습이라는 말이 많이 와닿았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실수를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끝내 인정하지 않고 모른척하고 누군가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인정하고 스스로 앞서나가는 모습을 취한다. 이야기 속 방준이는 길고양이를 돌보며 마주했던 여러 일들에서 성장하게 되는데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동화여서 참 좋다.





p22. 문득 길고양이 먹이가 놓여 있는 곳이 떠올랐다. 집으로 이어지는 골목 모퉁이를 돌면 작은 빈터가 있다. 벙거지를 쓰고 다니는 캣대디 아저씨가 거기에다 길고양이 먹이를 놓아둔다.


p34. 겉모습이 같다는 게 아니야. 내가 마음속에 그리는 나의 아름다운 모습이 성모님과 닮았다는 뜻이지.


p58. 좋은 일은 세 번을 해도 좋지


p69. 방준이는 캣대디 아저씨에게 성당으로 가서 수녀님을 만나자고 했다. 수녀님은 훔쳐 간 게 아니라고 말해 주리라. 어쩌면 밥그릇을 물론 물 그릇까지 내어 주면서 이렇게 말하겠지? 이 물그릇도 가져가라니까 왜 가져가지 않았어?


p77. 아저씨, 내가 전에는 시골에서 살았어요. 모내기를 한 뒤에 보면 비뚤어진 모가 많아요. 그걸 일일이 다 뽑아냈느냐? 아니에요. 그대로 두어도 바로 서요. 아이들도 그래요. 지금은 좀 비뚤어졌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바로 설 거예요.


p90. 길고양이만 사랑하고 아이를 미워하는 건 잘못이에요. 이제 잘못한 자신에게 벌을 주어야 한다고 하실 겁니까? 아니면 자신을 용서해 주고 다음에는 아이를 미워히지 말자고 하실 겁니까?


p91. 언젠가 마르가리타 수녀님이 제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사람들은 생각이며 모습이 다 다르다. 그렇지만 사랑한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저는 그 말을 늘 기억해요. 아저씨, 당신은 이 아이와 생각이 달라요. 하지만 길고양이를 사랑한다는 점에서는 똑같아요.


p114. 빙고. 꽃밭이 만들어지면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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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주르장발장 #현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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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은 축구를 하지 않는다 햇살어린이 86
안정희 지음, 김수연 그림 / 현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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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왠지 나 혼자 겉도는 것 같고, 다른 사람들과 다른 내 모습에 좌절하거나 소외감을 느낄 때가 있다. 어른들이 그런 것처럼 아이들 역시 그렇다. 오늘 소개할 현북스의 <공룡은 축구를 하지 않는다>는 조금은 서툰 사람들의 세상살이를 멸종한 공룡에 대한 상상을 덧붙여 만든 이야기이다.




사울이는 언제나 혼자다. 엄마는 자아실현을 위해 떠났고, 아빠는 지방 출장을 많이 다니신다. 학교에서는 축구를 잘 하지 못해 사울이와 같은 편을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없다 보니 체육시간이 아닐 때에도 자연스레 혼자가 되었다. 그래서 사울이는 좋아하는 공룡 책을 보며 혼자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아졌다. 어느 등굣길 똑같은 풍경 속에 있는 저글링 아줌마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되던 때부터 사울이 주위의 뭔가가 바뀌기 시작한다. 인싸 같은 아싸인 유라, 저글링 아줌마를 돕기 위해 파지를 줍는 파지 할머니, 불량배처럼 사울이 주위에서 통행료를 내라며 압박하는 짝다리 형까지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사울이는 나중에 알게 된다. 사울이에 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공룡은 축구를 하지 않는다>는 세상살이가 힘들어 자조에 빠졌던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멸종된 공룡과 연계해 상상하다 쓰게 된 책이다. '멸종되었다는 공룡도 실제로는 모습을 변화시켜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상상이 불러온 이야기는 참 재미있고 즐겁다.


하지만 판타지를 빼고 나면 아이에게 닥친 여러 상황들이 아이를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을까 싶은 안타까움이 생긴다. 하지만 사울이는 그런 것들에 기죽어 살지언정 좌절하진 않았다. 삶 속에서 자신이 즐거움을 얻는 것들을 찾아내고 의도하지 않게 타인에게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기 시작하며 자기 주변을 돌아보고 결국 자신의 본 모습을 알게 된다. 친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아이들과 친하게 되고 우연히 함께 떠난 여행에서 자신이 진화된 공룡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모습은 아이의 성장하는 내면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 어른들이 모르는 사이에 아이들은 이렇게 스스로 껍질을 벗고 자라난다.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남들과 거리가 있다고 해서 멸종되어야 하는 건 아니다. 그저 자기만의 방법대로, 자기만의 속도대로 살아가다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 어우러지면 그건 또 그것대로 살만한 일이 아닐까.






P48. 알고 보면 어렵게 살고 있는 사람도 참 많다. 나중에 돈이 많아지면 이런 사람들을 위해 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태어나 처음 드는 생각이었다.


P59. 역시 사람은 좋은 일을 해야 한다니까. 자발적인 선행이 아니라서 좀 찔리기는 했지만, 처음이 뭐 중요한가. 그 담부터는 진심으로 내가 좋아서 한 일인데, 뭐.


P61. 나는 온통 유라 생각뿐이었다. 학교에 들어선 순간부터 집에 돌아갈 때까지 온 신경이 유라에게 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유라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P84. 사람은 다 비슷비슷 한기라. 이기 넉넉하면 저기 모자라고. 다들 비슷한 아픔, 비슷한 행복, 그러면서도 조금씩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는 기라. 단지 약간 모자란 부분을 서로 채워 주는 기지. 그래가 이웃이 필요하고 친구가 필요하다는걸, 내는 환갑이 넘어서야 알게 됐다 아이가.


P96. 그란데 말이다. 사램들은 저마다 다 다르데이. 잘하는 기 있으믄 몬하는 기 있고. 또 그거이 큰 문제는 안 된다. 신경쓰는 자체가 문제지. - 중략- 뭐든 고민만 하지 말고 방법을 찾아보면 된데이.


P136. 사람들은 참 좋은 세상이라고 했다. 과학이 발달한 덕분에 찾게 되었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여러 사람의 간절함이 모여서 찾게 되었다고, 그 간절함이 하늘에 가 닿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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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은축구를하지않는다 #현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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