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투스
존 윌리엄스 지음, 조영학 옮김 / 구픽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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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하드리아누스 회상록은 황제가 세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게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회상의 형식을 빌어 속삭이듯 써 내려간 소설이다. 역사를 소설로서 만드는 작업은 연대기적으로 서술해 써 내려가는 것이 가장 쉬울 듯싶고 회상의 형식을 빌어 쓰는 것은 주인공의 감성을 담아 서술을 하려니 더 어려운 작업일 듯싶다.
    
그러나 서간체로 만약 역사를 기술하려 한다면 이는 또 다른 문제가 더해지는 것이 우선 역사를 바로 꿰차야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고 회상록의 형식을 빈다면 이에 감성을 덧붙이는 작업이면 될 텐데 서간체 형식을 빌면 그 위에 수많은 사람들의 조합과 전체적 역사적 서술과를 조화시켜야 함으로 더 어려운 작업이 되어 버린다.
    
아우구스투스는 서간체 소설이다. 소설 전체에는 편지와 회고 및 일기 등이 섞여 있다. 저자 존 윌리엄스는 그의 서문에서 등장인물 대부분은 사실이고 간혹 소설의 완성을 위해 허구 인물도 집어넣었다 한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는 작가의 치밀한 구상이 없이 제대로 풀어낼 수 없는 것이 비록 소설일지라도 큰 골격의 주제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해야 할 뿐만이 아니라 등장인물이 주고받는 편지에는 그들의 정치적, 개인적 관계 등을 소상히 알지 않고는 역사물이 아닌 한낮 괴상한 픽션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면서 등장인물 개개인의 감성과 당시 사회적 감성조차 빠뜨리지 않은 작품이 바로 아우구스투스라 여겨진다.
    
아우구스투스는 알다시피 로마 제정 초대 황제이다. 그는 카이사르의 양자이며 카이사르가 BC44에 암살당할 당시 20세가 되기 직전이었다. 카이사르의 암살 직후 로마가 큰 혼란에 빠졌던 것은 쿠데타를 일으킨 암살 장본인들은 그들이 원하던 공화정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 없이 모두 뿔뿔이 도망쳐 버렸고 일의 수습이 어찌 이루어져야 하는지조차 아무도 모르는 가운데 카이사르의 부관이었던 안토니우스가 권력의 승기를 잡는 듯했기 때문에 후계자로서의 옥타비우스와의 긴장이 매우 컸기 때문이었다. 결국 몇년에 걸친 내전에 돌입하게 되는데... 
   

 

소설은 프롤로그, BOOK I, II, III 그리고 에필로그로 이루어져 있다. 프롤로그는 카이사르가 암살당하기 일 년 전 조카인 아티아에게 그녀의 아들 옥타비우스를 양자로 삼는다는 편지이다. Book I은 옥타비우스와 안토니우스의 불안한 동조 아래 쿠데타 세력의 척결과 그 후,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우스의 내전을 그리고 있다. book II의 주인공은 율리야이다. 그녀는 아우구스투스의 무남독녀 외동딸로서 결국 그의 아버지에 의해 유폐 당하기에 이른다. book II의 분량이 I과 맘먹는데 그 이유가 있다.
    
이 책은 1과 2편이 대부분으로 1편은 내전 종식까지, 즉 아우구스투스가 황제로 등극되는 제정 직전까지를 다룬다. 그 이후 그의 치세가 매우 많은데 작가는 2편을 율리야와 관련된 일로 대부분을 할애한다. 그 이유로 작가는 아우구스투스의 입장에서 황제로 등극한 이후의 치적보다는 그의 일생에서 가장 큰 사건으로 줄거리를 잡은 듯 하다. 특히나 율리아에 관한 당시의 일은 매우 중대한 일로서 그의 가족에 대한 애착과 애증이 담겨있는 것으로 황제이기 전에 개인을 표현하고자 넣은 흔적이 역력하다. 그의 딸 율리야에 관한 추문과 그녀를 내쳐야 했던 아버지로서의 가족과 공적으로 황제라는 자리에서의 갈등에서 황제 자신의 입장에 크게 대변하려 구성을 한 것이다. 황제 자신의 편지는 book 1에서 안토니우스에 보내는 몇 개의 짧은 편지가 있으나 그가 죽기 1년 전에 세상을 회고하며 쓴 장문의 편지가 마지막 book 3을 장식하고 있다. 그의 회한이 묻어나며 평생 병약하다고 알려졌던 그가 주위 사람들이 지켜보았던 것이라면 실제의 그의 강한 내면이 드러나기도 하고 딸 율리야에 대한 회한이 깊은 장면도 매우 인상적이다. 그의 마음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이 동원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 앞의 그의 지인이 편지로 회고로 풀어내는 아우구스투스와 대비된다. 에필로그는 서기 14년 그의 사후에 그를 회고하는 짧은 편지로 대미를 장식한다.
    
물론 딸 율리야의 마지막 남편은 후에 2대 황제가 되는데 그가 티베리우스이다. 등장인물 중에 가공의 인물이 있다는데 아마도 중간에 나오는 노예 출신의 회고록이 아닐까 한다. 물론 더 있을 듯싶다. 서간체이므로 오히려 사람들의 감성이 잘 드러나며 그 가운데 역사적 사실들이 묻어나므로 아우구스투스 치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잘 파악할 수 있다. 다만 이 소설은 아우구스투스개인에 관한 전기적 소설인 만큼 제국의 황제로서가 아니라 인간 한 개인으로서 초점을 맞추고 있고 당시의 로마사를 알면 매우 재미있게 읽히지만 이 책을 통해서 당시의 로마사를 알고자 하면 난처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자세한 당시 로마사 이야기는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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