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의 물리학 -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물리학의 대답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현주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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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지성적 행위에 과학적 이론이나 철학적 담론 등이 너무 생소하고 이해 불가하여 반박이 불가한 경우에는 일단은 이를 수용하는 경향성이 인간에게는 있다. 이해하기도 어렵거니와 이해가 수반되어야 반박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칸트의 비판 저작들이 그렇고 아인슈타인의 상대론이 대표적인 예이다.
 
1905년 관성계에서의 법칙을 다룬 특수 상대론에 이에 10년 후에 이를 가속계까지 일반화시켜 일반 상대론을 발표한 아인슈타인의 중력에 관한 방정식의 중력파 존재 예측은 금년에 와서야 LIGO 실험 팀에 의해 확인되었다. 무려 100년 만에 증명된 셈이다. 물론 그간 여러 실험적 검증이 있었으나 중력파는 거의 결정타에 가깝다.
 
오늘날 현대 입자 물리는 끊임없이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는 기본 입자들이 진동으로 우주 공간에 무리를 지어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한다. 이에 대한 이해는 거시 우주와 미시 원자 이하의 세계에서의 지식 축적으로부터 기인한다. 일반 상대론과 양자역학은 상호 보완 관계이지는 하지만 적어도 현재의 형태로는 상호 모순된 관계라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두 개의 상반된 이론이 잘 맞는 대성공 뒤에 이 두 이론을 통합하여 이들 모두를 호환성의 관점에 두려 하는 노력의 시도로서 양자 중력(Quantum Gravity)이라는 것도 있다. 다만 미완성이며 완성을 볼지도 아닐지도 모른다.

 

모든 순간의 물리학은 양자중력을 전공하는 저자 카를로 로벨리가 행한 일반 강연을 묶은 책으로 인간의 공간과 시간에 대한 이해를 인지적 관점에서 기술한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낙시만드로스는 이미 지구가 평면이 아닌 , 반구 모양으로 오직 위에 하늘이 있고 인간은 땅에 있다는 고대 사람들의 인식 구 형태의 모양으로 주장한 것으로부터 인간 인지의 발전을 논하기 시작한다. 물론 현대 물리에서의 양자론과 일반 상대론의 성공은 획기적으로 인간의 자연의 이해에 더 큰 새로운 지식을 넓히는 데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모르는 것들은 수없이 남아 있으며 이 노력의 일환 중의 하나가 중력을 양자화 시키는 연구라 한다.
 
물론 저자가 양자 중력을 전공하는 물리학자라서 그 주제를 얘기하고는 있어도 그는 인간 노력의 일환으로 제시할 뿐 그간의 인간에 의한 공간과 시간에 대한 사고가 수많은 변화를 거쳐 왔으며 아직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의 없으며 오늘날의 공간에 대한 이해는 공간 자체가 비어 있지 않으며 시간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도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물론 양자론으로부터 나오는데 공간의 미스터리로부터 더 나아가 시간은 역설적이게도 더욱더 어려운 문제라는 제시를 한다.
 
사실 저자는 인간의 자유 의지도 물리 법칙에 근거할 수도 있다는 파격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의 배경에는 열역학에서의 엔트로피라는 개념과 무관하지 않고 더 나아가 이것이 시간의 화살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저자는 인간이 그것을 알아낼 수 없을지라도 분명히 인간의 자유 의지조차 어떠한 일련의 물리 법칙에 근거할 것이라는 말로 이 책을 끝맺는다.
 
그가 제시한 우리 우주에서의 질료, 공간 및 시간의 개념의 인지 변화처럼 언젠가는 우리 자신조차 물리 법칙에 근거할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이런 제시는 이미 철학의 한 분파로서 나와 있다. 수천 년 동안 뭔가를 더욱더 알아 왔지만 우리 인간은 여전히 모르는 게 많다는 저자이다. 동의한다.
 
얇은 책이나 매우 함축적인 책으로 양자 중력을 연구하는 저자의 깊은 사유가 녹아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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