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철학사 1 서양철학사 1
군나르 시르베크.닐스 길리에 지음, 윤형식 옮김 / 이학사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슈퇴리히의 세계 철학사는 읽고 나서도 사전처럼 필요할 때 뒤적거리는 책으로서 철학 전체를 조망하는데 유용하다. 다만 이 책은 생물학의 발전 관련 철학 얘기는 나와도 물리 관련의 사유 여파를 전혀 담고 있지 않은 게 흠이다.

신학과 철학의 중심선 상에서 근대 과학의 탄생은 이른바 사유 방법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당연히 철학에 근본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러므로 과학에서 물리를 빼놓고 철학을 논할 수 없다. 아마도 세계 철학사에서 물리를 다루지 않은 이유는 물리가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워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이 책 ‘서양 철학사’는 근대와 현대 물리가 철학에 끼친 영향을 포함한다. 서양 철학이므로 궤변 주의자 철학,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쳐 신 플라톤주의, 스토아학파들의 신학적 연구, 그중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신학적으로 접목시킨 토마스 아퀴나스를 체계적으로 비교적 쉽게 실어 넣었다. 여기까지는 중세의 철학으로서 그리스 철학이 신학과 접목되는 부분으로서 인류의 사유의 근간은 그리스 철학이다.

 

우주의 재구성과 자연의 수학화는 기존의 철학 체계를 깨뜨리고 인류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유 구성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가설연역법을 동원한 뉴턴 물리학의 대성공은 진리 문제에 관한 권위로서 신학 대신 부상하게 하였고 자연의 과정을 통제하는 인간의 수단이 되었는데 이는 근대 과학 이전에는 전혀 볼 수 없는 현상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시각이 배제되고 순전히 기계적인 역학적인 원인들로 이행되어 버렸다. 이 일대 변혁을 가장 잘 간파하고 철학적으로 끌어낸 이가 칸트인데 이는 서양철학 2에서 다룬다.

스토아학파의 토마스 아퀴나스가 그리스 철학(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을 신학에 접목시키는 자세한 과정이 소개되는데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기독교화 시켜 논리를 부여하는데 사실 그의 사상이라기보다는 거의 모두 아리스토틀의 사상에 대한 약간의 수정처럼 보인다. 사실 그리스 철학의 어떤 부분은 오늘날에도 영향을 끼치므로 그것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뉴턴 물리를 만든 자신도 뉴턴 물리가 나온 이후에도 신학에 의해 변형된 그리스 철학은 횡행하였다. 그만큼 그리스 철학은 포괄적이고 논리적이고 체계적이란 것이다.

연대기별로 써진 책이므로 홉스, 데카르트, 파스칼, 스피노자, 라이프니츠를 지나 버클리 그리고 흄의 철학으로 1을 끝맺는다. 전반적으로 쉬운 용어를 잘 구사하여 사회과학, 정치, 인문과학 및 자연과학도 포함한 철학의 논의가 담겨 있고 이해하기 쉽게 써져 있어 철학의 전체를 조망하는데 매우 중요한 책이 될 듯싶다. 더 나아가 시대를 초월하여 각 시대의 사상이 있을지라도 그것의 연원이 어떻게 관련되어 있고 어떻게 변화되었고 어떤 핵심적 변화가 있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고 있다. 지성 개개인의 철학을 접하면서 때때로 사전식으로 펼쳐 참고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