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감자꽃 향기 - 사랑이야기 성경창작동화 12
박경희 지음, 장유진 그림 / 강같은평화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탈북 가족 이야기이다. 지금 이 땅에 살고 있는 새터민들이 적지 않고,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아마 통일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리라 예상할 때, 우리 아이들에게 한 번쯤은 들려줘야 할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순박한 그림이 정겹다. 누가 봐도 우리나라 동화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림선이 둥글둥글 부드럽고, 색감이 편안하다. 한때 텔레비전에서 방영했던 만화영화 ‘검정 고무신’과 비슷한 분위기의 그림은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고 흥미를 북돋운다.

 

지금 이 순간 압록강변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동화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사실적으로 탈북 과정을 묘사했다. 물론 아이들이 읽는 글이기에 많이 생략되고 순화되었지만 큰 줄기는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다. 북한에서 사용하는 몇몇 단어들에는 각주를 달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되도록 순화한 단어들은 아이들이 읽기에 무리가 없다.

 

지천에 깔린 감자꽃은 압록강을 경계로 북한에서도, 중국에서도 볼 수 있다. 북한에서 감자꽃은 고픈 배를 그러안고도 그냥 바라봐야 하는 존재인 반면 중국에서는 자유의 땅이라는 상징성과 배부름이라는 포만감을 안겨주는 존재인 것이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먼저 북한을 탈출했던 엄마에게는 이 감자꽃 향기가 난다.

 

다만 종교를 갖지 않은 입장에서 작품 전반에 깔려 있는 기독교적 신앙이 조금 불편하게 다가왔다. 지나치게 앞으로 내세우는 하나님 아버지는 ‘북한 탈출기’라는 테마를 넘어서서 그 본질을 흐리기까지 한다. 그저 탈북 가족 이야기인줄만 알고 선택한 동화책을 직접 받아보고 나서야 성경창작동화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조곤조곤 풀어내는 이야기는 종교적인 관점에서 풀었다는 점을 감안하고 본다면, 기독교인이라면 아이들에게 권해줄 만한 책인 것 같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특정 종교에 치우치지 않고 우리 아이들이 북한 아이들을 낯설게 바라보지 않는 시선을 길러줄 수 있는 동화책이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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