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부터 온 아기 - 세상으로 날아온 사랑의 눈빛
방혜자 글.그림 / 도반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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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아들면서 따뜻한 표지의 색감에 반해버렸다. 묵직한 책의 무게가 진한 감동을 줄 것만 같은 기대감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이 책은 화가 방혜자가 두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과 나누었던 대화와 엄마로서 느낀 기분을 솔직하게 적어 내려간 육아일기를 정리해서 담아놓은 책이다.

 

빛으로부터 온 아기란 제목답게 표지부터 시작해서 책에 실린 그림들은 모두 사랑이 담뿍 담긴 빛을 화폭에 그대로 옮겨놓았다. 엄마는 아기를 가지는 기적의 순간부터 상상해오던 이야기를 마치 동화처럼 아름답게 그렸다. 엄마가 되는 경험을 얼마나 숭고하게 생각하는지, 품에 안은 아이를 얼마나 귀하게 아끼는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아무 생각 없이 중얼거리는 아이의 말이 엄마의 품을 거치면서 아름다운 시가 되고, 재미있는 동화가 된다. 엄마는 아이의 말에 가슴이 뜨끔하기도 하고, 더없이 따뜻해지기도 한다.

 

아, 나도 이런 적이 있었는데. 내 아이도 이런 적이 있었는데. 갓 태어났을 땐 손가락, 발가락 열 개를 확인하면서도 감사했다. 워낙 약하게 태어난 아이라 기침 한 번을 해도, 열이 조금만 올라도 들쳐 업고 응급실을 찾았었다. 그렇게 애면글면 키운 아이가 이제 여덟 살이 되었다. 다행히도 아이는 여느 아이들처럼, 어떤 면에서는 여느 아이들보다 더 건강하게 자라 있다. 그런데 아이가 자라면서 그 감사함이 무뎌져 있었나 보다. 엄마의 기대치는 아이가 자라는 만큼 높아져 있었던 것 같다. 감사함이 당연함에게 자리를 내주고, 어느새 엄마는 아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걸 어색해 하고 있다.

 

일전에 읽었던 오소희 작가의 <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란 책이 생각난다. 이 책 역시 작가 오소희가 아이를 키우며 나누었던 대화의 기록이다. 아이가 4살 때부터 7살까지 나눈 대화를 보며 작가가 느낀 그 모성애를 같이 느끼고, 아이에게 느낀 감동을 같이 느꼈었다. <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는 아이와의 대화 한마디 한마디를 구체적으로 옮겨놓았다면, <빛으로부터 온 아기>는 아이가 내뱉은 한마디 말에 느낀 감동을 그림과 함께 추상적으로 표현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감사함이 하나 둘 떠올랐다. 내 아이도 이렇게 사랑스러웠는데. 지금도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러운 존재인데. 왜 그렇게 잊고 살았을까. 내 아이는 태어나고 일곱 해를 보낸 만큼 몸도 마음도 자라있는데, 엄마인 나는 일곱 해를 보내면서 욕심만 키웠구나. 그때의 감사함이 새록새록 생각났다. 지금의 욕심에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마음이 포근해지는 글과 그림, 지금 아이를 품고 있으며 엄마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 지인에게도 한 권 보내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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