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네스
황명화 지음 / 하다(HadA)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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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얼마 전 동물을 시점으로 한 책 <워 호스>를 만났다. 동물의 눈으로 바라 본 세상과 사람들은 참 노골적으로 솔직하면서도 순수했다. 안내견 창조가 바라 본 세상사와 인간 친구 예지 씨의 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는지 궁금한 마음에 책을 들었다.

 

부끄럽지만 ‘하네스’라는 단어를 이 책에서 처음 배웠다. 책 제목을 보고서도 그저 안내견 이름이겠거니 여기고 지나갔다. 그런데 본문에서 예지가 “하네스 입자.”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 그제야 알았다. 하네스는 안내견 가슴에 둥그런 띠를 두르고 긴 손잡이가 달려 있어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교각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장치라는 것을.

 

안내견 창조는 항상 예지의 왼편에 서서 한 발 앞서 걷는다. 언제나 피아노를 치는 예지와 함께 하는 창조는 음악에 대한 식견까지 갖추었다. 예지가 피아노 의자에 앉을 때부터 연주가 끝나고 마지막 건반이 울려 음이 허공으로 사라질 때까지는 창조가 얌전히 앉아서 기다리는 시간이다. 이때 창조는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지 않는다. 물론 일어서거나 움직이거나 짖거나 하지는 않지만, 예지와 함께 연주라도 하는 듯 긴장하고 공명하고 감명 받는다.

 

어렸을 적 어느 날 갑자기 시력을 잃은 예지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공격적으로 변하며 사람들을 멀리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면서 창조를 만난 이후 활달해지면서 이제는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창조에게만 해주는 소곤거림을 통해 예지의 의지와 꿈도 엿볼 수 있다. 예지와 창조는 그렇게 그저 시작장애인과 안내견 사이가 아니다. 일방적인 관계나 사람과 동물이라는 단순한 관계가 아니라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동반자이자 친구이다.

 

“마음이 깊지만 집착하지 않고……. 하염없이 흐르되 서두르지 않고……. 넘치지만 소유하려 들지 않으니……. 창조야, 네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구나. 네가 정말 자유로운 영혼이구나.”

 

이 책에서 작가는 ‘기다림’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아울러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의 상생이 무엇인지를 이 사회에 새삼 묻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도 담았다. 안내견에 대한 일반인의 잘못된 인식을 되돌아보고 그 어떤 우정보다 진심이 담긴 짙은 우정을 볼 수 있었다. 동심을 잃은 청소년이나 삶이 힘겨운 어른들이 보아도 좋을 법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여기에 간결하고 따뜻해 보이는 삽화를 보는 재미를 덤으로 얻을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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