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전쟁 - 심장과 혈관이 건강해야 두 배 오래 산다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김홍배 지음 / 보누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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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부쩍 건강에 관심이 많아졌다. 심장과 혈관이 건강해야 두 배 오래 산다는 문구에 이끌려 건강에 대한 지식을 쌓고자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명지병원(한양대 의과대학 교육협력 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및 건진 본부장으로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분자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사의 길을 시작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전공의를 거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임상강사와 임상조교수를 역임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언급하는 모든 정보는 철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설명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많은 연구가 직접 이루어졌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모든 설명에 정확한 증거를 입증하기 위해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수치를 명확하게 제시하여 설명하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또한 사진 자료를 바탕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함께 돕고 있다. 그럼 내용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필자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고, 인상적이었던 부분에 대해 몇 가지만 소개해 보고자 한다.


염증 활성도가 높은 사람에게서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이에 저자는 염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이 조절 및 운동을 통한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또한, 심혈관은 다른 장기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우울증이나 양극성 장애 같은 기분 장애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은 과민성 장 증후군 같은 장 질환을 같이 앓는다고 한다. 위장관이 탈이 나면 정신적으로 처지거나 불안해지는 증상을 같이 겪는다는 것이다. 이와 연관되어 스트레스에 대해서도 크게 다루고 있는데, 스트레스는 불면증, 운동 부족, 흡연, 과음, 과식 등을 불러오기 쉽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에 저자는 긍정적인 사고방식 및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부정적인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심혈관 질환이 덜 발생된다고 말하며 이에 근거하는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또한 8장에서는 주의해야 할 음식 및 최근 건강식단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지중해식 식단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서 유의 깊게 읽었다. 청량음료가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청량음료를 즐겨 먹는 사람들은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3배가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고, 청량음료나 과일주스를 하루에 1잔 이상 마시는 여성은 당뇨 위험이 상승한다는 말에 그 심각성이 더 크게 와닿았다. 마지막으로 운동의 중요성은 항상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하루 운동 시간에 관계없이 좌식 시간이 하루 4시간 미만인 사람들이 가장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는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운동하는 시간과 양에만 신경 쓰고 있었고, 내가 하루에 얼마나 앉아있는지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운동하는 시간과는 별개로 가급적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고, 자주 걷고 서있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겠다.



"식탁을 떠나자마자 서 있고, 점심을 먹은 뒤에 바로 잠들지 마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건강관리 규칙 중 하나-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기전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이 기전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확인한 후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도움을 얻고자 하는 사람, 현재 본인이 잘 관리를 하고 있는지 책을 통해 점검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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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 - 디지털 인프라를 둘러싼 국가, 기업, 환경문제 간의 지정학
기욤 피트롱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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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우리가 삭제하지 않고 쌓아두고 있는 네이버 메일함이 지구를 무겁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구상 어딘가에 그 수많은 데이터들을 모두 저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수많은 읽지 않은 메일들이 떠올라 매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랬기에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관심이 생겼고 좀 더 깊이 있게 이 부분을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에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프랑스 주요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PD 이자 <내셔널 지오그래픽>,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의 기자이다. 중국의 희토류부터 알래스카의 석유, 수단의 고무에 이르기까지 원자재와 관련한 세계의 정치, 경제, 환경문제를 꾸준히 취재해 40여 개국에서 100편 이상의 기사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집필한 저서로는 <프로메테우스의 금속>이 있으며, 이번 책으로 2022년 베올리아 환경도서상과 엘리나&루이 포웰스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총 10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한 번의 '좋아요' 클릭이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지 입증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탐사하며 세계 일주를 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공들인 연구와 자료 조사 및 여러 담당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세계의 본질을 파헤치고자 한다. 사실 처음엔 지레 겁을 먹기도 했다. 내가 이 책을 잘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어서 빠져들며 읽을 수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좋아요'의 지리학에 관한 이야기다. 휴대폰 페이스북에서 옆에 있는 동료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한 번 눌렀을 때 고작 10m 떨어진 곳에 있는 상대방이더라도 내가 누른 '좋아요'는 바다를 가로질러 다른 데이터 센터로 운반되어 수천 킬로미터를 여행한다고 말한다. 그런 설명이 독자들에게 쉽게 이해되도록 풀어서 적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또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자가 전동 킥보드의 사례를 빌려 서비스 이용 약관에 동의하면서 고유한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내용이었다. 최근 얼굴 보정 앱에서 AI 아바타 만드는 것이 유행했었다. 궁금한 마음에 나도 아바타를 만들어보려고 마음 먹었는데, 사진 몇 장을 생성하는데 몇 천 원을 내야 하는데 아까워 약간의 노동을 통해 무료로 코인을 획득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 중 가장 쉬운 방법은 몇 가지 앱을 깔고 회원가입을 하는 것이었다. 아주 간단하면서도 모든 서비스 이용 약관에 ‘동의’를 클릭해야 한다는 전제가 주어졌던 사실이 매우 찜찜했다. 


“그러한 서비스가 과연 당신의 고유한 데이터를 사업자에게 제공해야 할 정도로 값어치가 있는지 자문해 보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121page) 라는 경고의 문장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실천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 많은 이들이 요즘엔 동참하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가급적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나 종이 가방을 활용 하는 등의 방법을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이 책에서도 개인이 조금씩 동참할 수 있는 방법들도 제시해 보고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1) 마치 휴지통처럼 사용하고 있는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된 필요 없는 사진들 정리하기,


2) 동영상을 관람할 때 와이파이를 통해서 감상하면 4G를 통해서 볼 때보다 에너지를 23배가 절약할 수 있다는 것,


3) 집을 나설 때 셋톱박스 전원을 끄는 것,


4) 구글을 통하지 않고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것 등이 있다.


이러한 소소한 행동들을 실천에 옮긴다고 해서 깊이 있는 시스템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직접 실천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도 함께 알아보고 싶었는데, 어느 정도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저자는 인터넷이 우리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은 우리가 자원 채취를 목적으로 자연을 자꾸만 더 깊이 파고들면 들수록 한 층 더 무거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인터넷 사용에 대한 제한은 기술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이유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문제는, 오늘날 이러한 문제들이 전혀 대두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그 심각성을 알리고자 한다. 그렇기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 소유의 기업인 틱톡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국민들의 데이터 프라이버시 등의 이유로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닌 것 같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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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대처하는 법 - 불안장애 이해하고 극복하기
안드레아스 슈트뢸레.옌스 플라그 지음, 유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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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엄마가 몸이 아프면서 치유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건강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건강에 대한 염려는 좋지만 그에 따른 불안이 심해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 책을 통해 불안 장애에 대한 증상을 들여다보고 엄마에게 해당되는 증상이 있는지, 그리고 내가 도움이 되어줄 방법이 있을지 궁금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독일 베를린 샤리테대학병원 정신의학과 교수인 두 저자가 공동 집필한 책이다. 그들은 정신의학 및 심리치료 전문가로 독일 내에서 불안장애에 대한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며, 베를린 샤리테대학병원에서 불안장애 클리닉을 책임지고 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나뉜다. 1장에서는 불안은 원래 정상적인 것이라고 말하며, 모든 사람은 불안하다고 말한다. 2장에서는 병리적인 불안 장애의 종류와 그 특성들을 환자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소개하고 있다. 3장에서는 불안 장애가 발생하는 원인을 들여다본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 불안 장애를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시중에 불안에 대한 책은 많이 있지만 불안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불안장애를 이해하고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일부 실제 개인 사례를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2장에서 불안 장애의 각각 종류에 대한 실제 환자 사례를 통해 필자 또한 과거에 사회공포증을 경험했고, 엄마가 범불안장애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환자가 겪었던 증상들과 일치하는 부분들이 많았고, 많은 부분 공감이 되었기 때문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환자의 사례만을 이야기하지 않고, 환자의 가족들의 이야기도 함께 들어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대체로 불안 장애로 인해 많은 힘든 시간을 겪었지만 그 일을 경험함으로써 서로 간의 관계가 더욱 끈끈해졌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옆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어주지 못하고, 종종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데 일조한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는 모습들도 볼 수 있었다. 3장에서는 이런 불안 장애를 유발하는 원인들을 살펴볼 수 있는데, 생물학적 스트레스 요인 중 만성 염증성 질환이 있는 경우 불안장애 발병률과 '불안 수준'이 일반적으로 높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살아오면서 경험한 사건들과 성격도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불안정 애착 유형이 사회공포증이나 분리불안증의 위험 요인 중 하나라는 사실도 놀라웠다. 애착 경험은 성격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내향적일수록 불안 장애가 생길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마지막 4장에서 실제로 거절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 애쓰면서 힘들어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환자 사례를 통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경험한 불안에 대해서도 이해해 볼 수 있었다. 4장에서 치료 방법으로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에 큰 비중을 두며 설명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본인들이 경험했던 증상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어떻게 극복해나아가고 있는지 이야기하며, 불안장애를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는 필립아우어(책 속에 등장하는 가상의 환자 이름)의 글이 인상적이었고, 내게도 큰 힘이 되었다.



끝으로 저자는 병리적 불안 장애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불안 장애를 겪으며 힘들어하고 있는 누군가의 가족 혹은 주변인들에게, 무엇보다 두려움을 직면할 수 있도록 용기와 격려를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실제로 불안 장애를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은 적극적 치료하기를 꺼리고, 힘들어하기 때문에 함께 진료실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엄마에게 도움이 되어주고 싶어 읽기 시작했던 책이었는데, 책을 덮고 나니 필자도 불안을 치유받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불안하지 않다고 애써 부정하고 외면하고 싶었지만, 실은 나도 많은 불안을 겪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불안의 원인을 파악하고 나니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필립아우어의 말처럼 타인보다도 나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두렵지만 이렇게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이 책은 불안 장애를 겪고 있거나, 불안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의 가족분들, 혹은 불안 장애에 대해 이해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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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문해력 수업 - 인지언어학자가 들려주는 맥락, 상황, 뉘앙스를 읽는 법
유승민 지음 / 웨일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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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는 눈치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말하지 않고 상대방의 눈만 보아도 상대방의 의도를 알아차려야 하고, 말속에 숨은 속 뜻을 알아차려야 할 때도 있다. 그런 생활에 지쳐있을 때 즈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나도 상대방의 모호한 대답에 숨겨진 의도를 알아차리고, 눈치껏 행동하여 좀 더 지금보다 나은 사회생활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저자는 초등학교 때 일본으로 넘어가서 도쿄 아오야마가쿠인대학원에서 인지언어학을 공부하고 국제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JTBC에서 보도용 르포르타주를 제작하고 있다.


이 책은 총 3 part로 구성되어 있다. part1 고 맥락 사회의 모호한 언어들, part2 속마음을 선명하게 읽는 법, part3 내 삶을 돌보는 감정 문해력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정의 내리는 '눈치'라는 단어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실로 저자는 눈치라는 단어를 여러 가지에 비유하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바로 우리의 눈치란 '빠름'과 매우 깊은 연관이 있다는 말이었다. 서울 생활을 하면서 '빠름'에 익숙해졌던 나는 part2의 눈치게임에서 자유로워지는 순간을 읽으며, 많은 공감을 했지만, 그와 동시에 한 평생을 지방에서만 살았던 남편은 그런 나를 이해하지 못했던 경험이 떠올랐다. 눈치를 보며 급하게 움직이던 내게 남편은 왜 그렇게 서두르냐고,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냐고 물어봤었다. 오랜 서울 생활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몸에 밴 습관이었다. 먼저 자리를 맡아야 조금이라도 편하게 앉아서 이동할 수 있었고, 남들보다 한 발 더 먼저 움직여야 제시간에 늦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손해 보는 세상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남편의 그 한 마디에 나도 모르게 민망해졌던 기억이 있다. 역창구 앞에서 미리 카드를 준비하고 대기하고 있지 않으면,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커피점에서 마실 메뉴를 쉽게 정하기 못하고 시간을 지체하고 있으면, 누가 쳐다보는 것도 아닌데, 뒷사람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우리는 왜 이렇게 눈치를 봐야 할까. 그녀가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경험담이 인상적이었다. 일본의 한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그녀는, 일본의 접객 문화를 제대로 경험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손님을 대하는 매뉴얼이 존재한다고 한다.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세심하게 잘 살펴 손님이 무언가를 요구하기 전에 바로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런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눈치로 만들어진 질서가 있다. 그렇기에 눈치껏 행동하기, 눈치가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경험을 거쳐야 하는 것 같다. 나 또한 사회 초년생 시절, 눈치가 없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했다. 그렇게 선배들의 모범된 모습을 따라 하기도 하고, 여러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눈치 빠르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었다. 그런데, 어디까지나 경험과 노력으로 길러진 것이다 보니 자칫 긴장을 늦추고 있을 때면 흐름이나 상황을 놓치곤 한다. 그렇기에 쉽게 피로감이 몰려온다. 이렇게 part2부분을 읽으면서 공감 되면서도 서글픈 마음이 들기도 했다.



part3 '나를 귀하게 여기는 말 습관'에서 예시로 나왔던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 도움을 거절하며 상대방을 배려한답시고, 불편하면서도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혼자서 기어코 업무를 마무리했던 경험. 나 또한 그것이 배려라고 생각했었는데, 예시 속의 상사는 진정한 배려는 상대방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때로는 누군가의 도움을 거절하지 않고 받는 것이 배려다. 내가 나를 귀하게 여길 때 비로소 진짜 상대방도 배려할 수 있는 것이다. 솔직하지 못한 비언어는 결과적으로 상대방을 눈치 보게 만드는 것이라 말한다.



눈치 보는 직장 생활에서 환멸감을 느꼈던 경험, 눈치 안 보고 사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었다. 그런데, 저자도 처음 일본으로 건너가 눈치를 보는 게 습관이었던 만큼 힘들었던 유년 시절을 회상한다. 그 외에서 직장 생활에서 겪은 눈치에 관한 그녀의 경험담은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구나' 하는 동질감과 안도감이 들었다. 그렇지만 저자는 '눈치는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을 타고난 우리의 본능'이라고 말한다. 눈치의 초점을 타인이 아닌 나에게 맞추면 스트레스 받을 상황이 줄어든다고 말하며 나 자신을 위해 가장 쓸모 있어야 할 소중한 본능이자 감각이라는 걸 받아들여 보자고 말한다. 때로는 눈치 보는 것이 힘들고 스트레스 받을 때도 있지만 그만큼 내가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고 나면 나를 위해 어느 정도의 눈치가 있는 사람인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게 된다. 눈치를 볼 줄 아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그만큼 섬세한 시선을 가진, 인지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이다. 개인 보다 함께하는 것을 중요시 여기는 집단주의 문화를 가진 한국 사회에서 눈치를 보는 것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면, 이왕이면 눈치 좀 볼 줄 아는 섬세한 사람인 것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아봐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 책은 저자의 경험담이 담긴 에세이에 가깝다. 저자의 예시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고, 공감이 된다. 특히나 일본 생활을 직접 경험한 저자가 일본과 우리나라의 문화의 공통점과 차이에 대해 다루는 것이 흥미로웠다. 눈치 보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직장인에게 공감이 되어줄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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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자산이 되는 부동산 상식 사전 - 딱 이 만큼만 알아도 똑소리 나는 세입자! 집주인! 건물주!
최용규(택스코디) 지음 / 가나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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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대한 공부는 이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것 같다. 부동산에 대해 부족한 기본적인 지식을 쌓고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직장인과 개인사업자의 세금 및 부동산 세금을 강의하고 글을 쓰는 '독립사업가'로 저서로는 <2023 연말정산의 기술> 등이 있다.


이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챕터1은 세입자를 위한 내용, 챕터2에서는 집주인이 되기 전, 챕터3은 집주인이 되고 난 후, 챕터 4는 임대인이 알아야 할 상식을 담고 있다. 목차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각자 해당되는 챕터별로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챕터 1에서는 세입자가 알아야 할 기본적인 상식을 담고 있다. 전월세 집을 알아보고 있는 세입자라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상식 예를 들면, 계약서 작성 시 알아야 할 기본 사항, 전세 기간이 만료됐는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에 대한 내용 등이 담겨있다. 챕터2에서는 집주인이 되기 전, 내 집을 마련하기 전에 알아야 하는 기본 상식들이 담겨있다. 주택청약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데 개인적으로 신혼부부가 청약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어서 유익했다. 예를 들면 요즘은 부부가 모두 개인 청약 통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혼인신고를 미루는 추세인데, 결혼식의 시기와는 별개로 부부가 어떤 집을 분양할 것인지에 따라 혼인신고 시기를 결정하는 것, 신혼 특공과 생애 최초 특공 중에 본인 중에 유리한 특공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내용이다. 또한 집을 계약하기 전에 알아야 할 상식들에서 기본적인 부동산 가격 관련 기본 용어(실거래가, 시세, 공시가격)에 대한 개념을 정리해 볼 수 있었다. 챕터3에서는 집주인이 되고 난 후, 집주인이 알아야 할 기본 상식에 대해 다룬다. 새 아파트 입주 전에 꼭 체크해야 할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 알려주고,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부동산 세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챕터4에서는 임대인 상식, 부동산 투자를 하기 위해 알아야 할 기본적인 상식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저자는 부동산 시장 흐름을 크게 좌우하는 두 가지 요소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공급물량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부동산 대책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급물량이 너무 많다면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그 외 임대 사업자가 꼭 알아야 할 세금 상식에 대해서도 용어 개념을 설명해 주고 있다. 마지막 부록에서는 '2023년부터 달라지는 주요 부동산 제도'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월세 세액공제율이 소폭 상승된다는 것과 생애 첫 주택 구입자는 소득과 주택 가격에 상관없이 무조건 취득세 200만 원을 감면해 준다는 것이었다.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강의와 상담을 하면서 겪은 사례들과 지식을 바탕으로 부동산 초보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하는 질문들을 위주로 초보자를 대상으로 집필했기 때문에 쉽게 읽혔고, 세알 못이 질문을 하면 저자가 그에 대해 대답을 해주는 방식으로 기재되어 있기 때문에 용어 개념 위주의 딱딱한 책이지 않아서 거부감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20대 때, 오랜 기간 월세살이를 했던 경험이 있다. 먼 타지에서 혹시라도 전세사기를 당할까 염려되었던 부모님 덕분에 전세 계약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지만, 요새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깡통전세 등, 전세사기 뉴스를 접할 때마다 전세 계약의 위험성에 대해 새삼 실감하며 그때 전세 계약을 하지 않았던 게 다행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제대로 된 공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군가의 도움이나, 공부를 따로 하지 않고서는 낯설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월세 혹은 전세를 구하고 있는 사회 초년생분들이나 부동산에 대해 기본적인 상식을 쌓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되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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