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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표현하면 모든 슬픔이 사라질 거야 - 나도 몰랐던 내면의 상처까지 치유하는 언어의 심리학
가바사와 시온 지음, 이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7월
평점 :
이 책은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30년간 쌓은 임상 경험과 유튜브를 운영하는 약 9년 동안 고민 상담에 답한 4000개의 영상 내용을 모아서 집필한 것이다. 남에게 말 못 할 고민들을 가슴속에 혼자 끌어안고 끙끙거리며 힘들어할 때가 간혹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수년간 환자의 고민 상담을 했을 저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얻고 싶어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일본에서 대중적인 활동을 가장 활발히 하는 정신과 의사 중 하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지금까지 40종이 넘는 책을 출간했고 그중 수많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국내에도 현지 판매 70만 부 베스트 인 <아웃풋 트레이닝>을 비롯해서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 <나는 한 번 읽은 책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등이 있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고민의 3가지 특징 및 장점
2장. 고민을 분석하는 3가지 축 (통제 축, 시간 축, 자기 축)
3장. 고민을 해소하는 3가지 방법
4,5장. 관점 전환
6,7장. 언어화
8장. 행동화
9장. 고민이 사라지는 궁극의 방법
저자는 어차피 고민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에 고민을 없애려 하지 말고, 조금씩 고민을 '해소'시키려 노력해 보라고 말한다. 고민을 나에게 찾아온 성장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고통을 이겨내고 고민을 해소할 때,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마음의 힘인 회복탄력성(=정신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고민에 대해 3가지 축으로 나누어 고민을 분석하고 있다. 첫 번째 통제 축이다. '통제감'이 있으면 스트레스는 줄어든다고 말한다. 똑같은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그 환경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할 수 있어. 해냈어!'라고 소리 내어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말하면 실제로 뇌 과학적으로도 불안감이 감소되고 안도감을 준다고 한다.
이에 적절한 예시를 빗대어 설명하고 있어서 더 잘 와닿았다. 예를 들면, '내일 비가 올까 봐 걱정돼서 잠이 안 와'라고 무작정 고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이다. 그런데, 통제 가능성이 높으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무작정 고민만 하기보다는 '내일 비가 올지도 모르니, 우산을 미리 준비해야겠다. 비에 젖을 것을 대비해서 여분 옷을 챙겨야지' 등과 같이 고민을 재설정하는 것이다.
두 번째 시간 축이다. 과거의 안 좋았던 일이 계속 생각나면서 후회되거나, 불쾌하고 우울한 마음이 든다면 '지금'의 현재에 집중해 보라고 말한다. 회사에서 상사에게 혼이 난 후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그 생각에 우울한 마음이 이어진다면, '그것은 이미 몇 시간 전의 일이야. 후회해도 어쩔 수 없어. 이미 지나간 과거는 바꿀 수 없잖아. (그건 그렇고) 앞으로 혼나지 않기 위해서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뭘까?'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세 번째 자기 축이다. 우리는 종종 타인을 바꾸고 싶어 한다. 저자는 "인간은 바꿀 수 없지만, 인간관계는 바꿀 수 있다."라고 말한다.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타인의 성격은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렇기에 시선을 전환하여 나의 행동에 따라 바뀔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화를 잘 내는 남편의 성격을 부드럽고 온화한 성격으로 바꾸고 싶은 게 고민이라면, 어떤 상황에서 남편이 화를 냈는지 생각해 보고, 내가 남편을 화나가 만드는 행동을 줄여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군가에게 말 못 할 고민이 있을 때, 고민이 쌓여 답답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가 말하는 심리 상담의 첫 번째 목표는 '언어화'라고 한다.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든지 모르는 일,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만 해도 스트레스 받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막연했던 고민을 언어화할 수 있게 되면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든지 스스로 분석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고민이 많을 때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것은 당신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뇌 구조' 때문입니다. 쓰기와 말하기라는 언어화 작업은 꽉 차 있는 뇌의 메모리를 덜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중략) 생각이 말이 되는 것, 생각을 말로 하는 것이 언어화입니다. 이로 인해 고민은 해소되고 치유가 이루어집니다. (213-217page중에서)
저자에게 고민 상담을 요청했던 수많은 사람들처럼 나 또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우울하기도 하고, 남들에게 말 못 할 고민을 안고 있는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크게 위안이 되었다.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할 고민이 있어서 답답하고 힘들 때 꾹꾹 참다가 글로써 조금이나마 표출하고 나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던 경험들을 했었는데, 내 방법이 틀리지 않았구나. 잘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는 좀 더 용기를 내어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고 좋아하는 이들에게 내 고민을 좀 더 솔직하게 털어놔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