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3
조지 오웰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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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유명한 고전소설 중의 소설, 조지오웰의 <동물농장>. 

이미 많은 출판사와 번역가의 손을 거쳐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문예출판사에서 이번에 새로운 번역과 함께 출간되어 궁금하던 찰나에 좋은 기회로 읽어볼 수 있었다.


소설 줄거리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간략히 이야기하자면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풍자 우화이다. (소설의 배경을 알고 싶다면 1928년~1953년 소련을 집권한 스탈린에 대해, 그리고 국제 정세에 대해 사전 지식을 습득 후 읽어보면 소설의 메세지와 내용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혁명의 시작은 언제나 좋은 의도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그 의도가 혁명 이후의 삶에서도 발전이 되면 좋겠지만 혁명 자체가 목표가 되어버리고, 

그것을 달성하고 난 후 또다른 새로운 권력으로 대체되는 것이 결코 바른 것은 아니다. 동물농장이란 소설은 권력만을 추구하는 혁명의 위험성과 이를 견제하지 않는 개인의 삶, 그리고 무엇보다 개인의 사유가 없는 복종의 위험성을 아주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이런 이유로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이란 소설이 오랜 세월 동안 사랑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소설 자체도 이미 훌륭한 고전이지만 개인적으론 매끄러운 번역 덕분에 잘 읽을 수 있었다.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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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인문학 이야기 - 비인간 인격체
민영목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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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각자 좋아하는 동물이 하나쯤은 있다. 혹은 여러 동물을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그 동물의 생김새가 좋거나 습성이 좋거나 이유없이 끌리거나 이유는 다양하다.

처음 이 책의 서평 모집 글을 봤을 때 코끼리 인문학 이야기라는 테마가 굉장히 신선했다.

많고 많은 동물 중에 왜 저자는 코끼리를 택했을까.

뭔가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까.

궁금해서 서평단에 신청을 했고 운 좋게도 당첨되어 흥미로운 책을 읽어볼 수 있었다.


나는 코끼리에 대해서 깊이 관심을 가져본 적은 없다.

그냥 귀엽다- 정도의 호감은 있지만 잘 모르는 동물이다.

하지만 코끼리에 대해 잘 몰라도 괜찮다.

36년간 60여 나라에서 1,200여 마리 코끼리 미니어처를 수집한

저자가 친절하게 알려주니까.

(나도 덕분에 코끼리에 대해 많은걸 배웠다. ㅎㅎ)



생태학적 코끼리에 대한 정보부터 시작해서 서양사와 동양사에서의 코끼리 역사도 어렵지 않게 잘 서술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코끼리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조련하는 건 알고 있지만 책에 서술된 내용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코끼리는 우리가 알다시피 덩치가 크기도 하고 가축화가 불가능한데 지능이 높다보니 일반적으로 짐승을 길들이는 방법으로는 어렵다고 한다.

코끼리를 조련하는 방법 중 <파잔(Phajaan)의식>이라는 조련법에 대해 나오는데 이게 참...... 단지 글을 읽는 것뿐인데도 꽤 괴로웠다. 아니, 많이 괴로웠다. 🥲💬

하지만 이런 잔혹한 훈련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야생 코끼리와 인간이 교감을 나눌 수있다고 한다. 그 예로 미얀마의 "우지(코끼리를 훈련시키고 보살피는 사람)"에 대한 설명도 나온다.


코끼리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과 역사적 정보를 얻게 된 점도 좋았지만

내가 이 에세이를 읽고 들었던 가장 큰 고찰은 바로 "취미활동"과 "수집"이었다.


코끼리에 인문학적 시선 뿐만 아니라 저자가 주는 취미생활에 대한 팁도 읽을 수 있어

취미활동을 시작해보려는 사람들에게도 소소하지만 유용한 팁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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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담론 - 라캉이론과 21C 시대정신
조종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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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있어서 소통은 나이가 어리든 적든 항상 난제 중의 난제인 것 같다.

막연하게 나이가 들면 뭐든 익숙해질거라 생각했다. 뭐든지 자연스레 익히게 될 거라 생각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소통이다.

인간은 어떻게 행동하는 존재이며 왜 그렇게 행동할까?

인간은 어떻게 소통하는 존재이며 왜 그렇게 소통하는가?


저자는 위의 두 화두에 대해서 라캉이 제시한 네 개의 담론(주인담론, 지식담론, 히스테리담론, 정신분석가담론) 도식을 통해 현재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의 정신세계와 행태적 특성, 그들의 소통행위에 투영된 오늘의 시대정신 전반에 관해 정신분석학적 이해의 폭을 넓혀보자는 취지에서 글을 썼다고 한다.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담론이란 무엇일까.

책에 의하면 담론이란 한마디로 그룹 간 힘겨루기의 말이라고 한다.

단순히 힘의 논리(순수 계급 갈등)에 의한 이야기가 아닌 넓은 의미의 문화적 갈등, 복수의 하위문화 그룹 간 헤게모니 갈등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항상 우리에게 주어진 사회적 역할과 상황에 맞는 말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또 그것이 '정상적'이라고 사고한다.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말, 그것이 바로 기대되는 말이고 정상적인 말, 옳은 말을 담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소통이란 무엇일까.

소통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은 소통을 원하다 못해 갈구하는 걸까.

저자가 이야기하는 소통이란 과정이다. 

과정이라니. 내가 듣고 보고 배우고 깨달았던 것은 소통은 전달이었는데, 과정이라니.

저자는 "소통은 흐르는 강물처럼 생동하는 유기체들 사이를 굽이치는 동태적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내가 말을 하고 있는 순간에도 화자와 청자, 그리고 그들의 심리적/물리적 상황, 기호, 채널(어떠한 일을 이루는 방법이나 정보가 전달되는 경로)의 성격은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에 있다. 그래서 소통은 불확실하고 역동적이다.

소통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나는 A를 이야기했는데 상대는 B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는 상황이 비일비재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인간은 누구나 해독의 자유를 누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사과라는 단어를 적어 상대에게 전달하고 의미를 묻는다면,

누구는 먹는 사과를 떠올릴 것이고,

누구는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빌 때의 사과를 떠올릴 것이고,

누구는 사회와 과학의 줄임말로 사과를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전달하고자 한 의미를 상대가 떠올리지 못했다고 나무랄 수는 없다.

누구도 타인의 의미작용에 간섭할 권리나 힘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소통은 언제나 불완전 할 수밖에 없는데 왜 우리는 그토록 완전한 소통을 하고 싶어하는 걸까. 

나와 내 앞의 상대의 세계를, 우리와 또다른 세계를 이어주는 것은 소통 밖에 없을 텐데 세계와 단절하고 살고 싶지 않은 이상 우리는 소통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연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원하는' 소통을 할 수 있는 궁극적인 방법은 없는 것일까.


상대가 그리고 이어지고 싶은 세계에 반복적으로 소통을 시도하는 것으로는 인간의 욕망과 결핍의 치유를 위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라캉이 도식화한 네 개의 담론(주인담론, 지식담론, 히스테리담론, 그리고 분석가담론)에서 무엇을 얻어야 하는 걸까.

사실 소통에 답이 존재하지 않듯이 우리가 주고 받고 듣는 담론도 형식과 종류는 끝없이 생성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소통의 문제에 있어서 보편적으로 접할 있는 네가지 담론이 지닌 특징과 유형에 대해 저자의 이해와 개인적인 경험, 서술을 통해 이에 대한 나의 시선을 정립하고 소통과 담론에 대해 보다 넓은 사고를 해 볼  있도록 도와준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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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본스
애나 번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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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가제본 서평 이벤트가 열려 신청했더니 운이 좋게도 당첨되어 읽게 된 소설, <노 본스>


개인적으로 전쟁소설이나 영화를 그렇게 많이 읽거나 본 편은 아니다.

가제본이라 내용의 절반 정도만 수록되어 있고, 또 이 소설의 작가의 전작(발간은 노 본스보다 오래됐지만 실질적으로 노 본스가 이 작가의 데뷔작이다)을 읽어본 적이 없어 소설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가제본과 함께 동봉되어 온 편집자의 편지를 읽고 다행히 소설의 배경에 대해 간략히 알 수 있었다. (1969년 영국군이 처음 북아일랜드에 왔을 때부터 1994년 정전 선언 때까지, 벨파스트 안의 아도인이라는 작은 지역 공동체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이다.)

사실 소설을 읽는 내내 그렇게 유쾌하진 않았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전쟁이 일어나는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유쾌하게 읽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보통 전쟁이라는 소재에서 보편적으로 보여주는 시선을 보면 승리와 패배가 있고, 동료애가 있다거나 적으로부터 나와 우리를 지키는 그런 영웅적인 이야기가 그나마 익숙한 정도인데,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시선은 내가 여태 접했던 시선과 사뭇 달랐고, 개인적으로 작가가 그려내는 이야기가 내게는 감정적으로 불편하게 다가왔다. 소설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다르게 덤덤하고 건조하고 써 내려가는 작가의 문체를 따라가다 보니 내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그림이 마치 내 눈앞에서 펼쳐진 풍경처럼 잔상에 남을까 무서웠다.


다양한 에피소드가 이어지지만 개인적으로 특히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주인공 어밀리아가 겪는 사건들이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보호받아야 할 어린아이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하는 선생님, 그런 와중에 "평화"에 대한 시를 쓰라는 아이러니한 이야기가 어린 어밀리아가 당한 폭행과 대조적으로 다가와 더욱 끔찍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밀리아가 겪게 될 시련은 이제 시작이었다. 그게 제일 끔찍했다. 이제 시작이라니.......

친오빠 믹으로부터 겪는 사건들도 참 괴로웠다. 어린 어밀리아가 애지중지 모았던 고무탄(어린아이가 보물 찾기처럼 가장 열심히 모으고 소중하게 생각했던 게 고무탄이라는 것조차 놀라웠다.)을 눈뜨고 버젓이 빼앗겨 버린 억울함, 소중한 것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한 무력감과 좌절을 겪는 어밀리아는 가족 안에서의 폭력뿐만 아니라 학생 사이에서의 폭력 등 다양한 비극에 노출되어 심신이 망가져 가는 과정을 점점 더 강도 높은 사건들을 통해 보여준다. 사실 가장 분량도 많았지만 가장 읽기 힘들었던 부분이 어밀리아의 이야기였다. 옮긴이의 말을 읽어보면 그래도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회복의 가능성이 비친다고 하니 본편을 읽으면 이 불편하고 먹먹한 감정들이 해소될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일상에서 "약자"와 "강자"를 나누는 것부터 모호하게 느껴지지만 특수한 상황이 벌어지면 비로소 가려져있던 "약자"가 수면 위로 드러난다. 이렇게 위험에 노출되는 사회적 약자는 바로 아이들과 여성들, 병자들, 성적 소수자들, 그리고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한다는 이유로 나약하다 손가락질 받는 남성들이다. 일상에서도 요즘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자들을 편을 갈라 배척하고 증오와 적개심을 드러내는 일이 꽤 빈번해진 것 같다. 소설에서는 전쟁이라는 비극을 시대적 배경으로 들었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도 총과 칼을 들지 않았을 뿐 말과 글로 온갖 다양한 논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작은 일이라 여겼던 것들이 규모가 커지고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때 우리는 비극을 맞이하게 된다. 이 비극을 강자는 크게 타격을 받지 않는다. 이 비극의 무게는 오롯이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몫이 된다. 노 본스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 무게를 짊어지는 약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가슴 아프고 무거운 이야기가 가득하지만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 빗대어 생각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질문을 툭툭 던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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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모든 순간이 시였다
박신규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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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비해 다양한 분야와 작가의 서적들을 읽게 됐는데 유독 시집은 솔직히 아직도 좀 편향적으로 읽는 편인 것 같다. 세월이 흐르면서 내 감정이 메말라 버린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체로 시집은 손이 잘 가지 않더라. 점점 표현이 어렵게 느껴지는 시도 많고 때론 시를 이해하기엔 내 감성과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 때도 많아 점점 거리를 두게 됐다. 그런데 에세이 책에 대한 서평을 시작하기 전에 왜 시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가 그 이유는 바로 이 에세이의 저자가 시인이기 때문이다. 출판사 창비를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 작가, 박신규 시인의 산문집이다. 이 책은 저자가 소개하는 다양한 시를 인용하고, 그 시의 앞이나 뒤에 시와 연관된 저자의 산문이 실려있다. 

시인의 산문집은 보통 다른 산문집보다도 더 부드럽게 다가오는 것 같다. 표현도 시적 표현처럼 아름답지만 결코 이해하기 어렵지도 않다. 이 산문집 역시 그랬다. 문체가 참 부드럽고 표현이 예쁘다. 그 중 한 편을 이야기하자면 <그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건반 현이 울렸습니다> 라는 에세이가 있는데 제목만 접했을 때는 무슨 춤추는 사람일까 아리송했다. 일단 춤을 추는 사람은 맞았다. 시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장애인의 걸음걸이에 대한 글을 이렇게 아름답게, 그러나 가볍지 만은 않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놀라움과 함께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시선을 통해 내가 갖고 있는 시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만드는 글이었다. 

이 뿐만 아니라 시인은 다른 시인의 시를 인용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해설을 해주기도 하는데, 그게 꽤 신선하게 느껴졌다. 


박신규 시인의 산문집은 시와 멀어졌던 나를 시가 갖고 있는 아름다운 표현과 다정한 언어를 다시금 그립게 만들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참 곱고 예쁘다. 그리고 시인이 인용했던 시도 이해하는 데에 어렵지 않다. 간혹 조금 헷갈린다 싶어도 괜찮다. 뒤이어 시인이 따뜻하게, 때론 재미있는 여담을 통해 인용했던 시와 어울리는 산문으로 이해를 도와주며 시를 음미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출판사 창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

따분하고 평범한 사건에서 시를 긷는 자,식상한 일상에서 서늘한 삶의 이면을,아픈 존재의 의미를 길어올리는 자가 시인입니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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