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모든 순간이 시였다
박신규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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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비해 다양한 분야와 작가의 서적들을 읽게 됐는데 유독 시집은 솔직히 아직도 좀 편향적으로 읽는 편인 것 같다. 세월이 흐르면서 내 감정이 메말라 버린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체로 시집은 손이 잘 가지 않더라. 점점 표현이 어렵게 느껴지는 시도 많고 때론 시를 이해하기엔 내 감성과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 때도 많아 점점 거리를 두게 됐다. 그런데 에세이 책에 대한 서평을 시작하기 전에 왜 시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가 그 이유는 바로 이 에세이의 저자가 시인이기 때문이다. 출판사 창비를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 작가, 박신규 시인의 산문집이다. 이 책은 저자가 소개하는 다양한 시를 인용하고, 그 시의 앞이나 뒤에 시와 연관된 저자의 산문이 실려있다. 

시인의 산문집은 보통 다른 산문집보다도 더 부드럽게 다가오는 것 같다. 표현도 시적 표현처럼 아름답지만 결코 이해하기 어렵지도 않다. 이 산문집 역시 그랬다. 문체가 참 부드럽고 표현이 예쁘다. 그 중 한 편을 이야기하자면 <그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건반 현이 울렸습니다> 라는 에세이가 있는데 제목만 접했을 때는 무슨 춤추는 사람일까 아리송했다. 일단 춤을 추는 사람은 맞았다. 시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장애인의 걸음걸이에 대한 글을 이렇게 아름답게, 그러나 가볍지 만은 않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놀라움과 함께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시선을 통해 내가 갖고 있는 시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만드는 글이었다. 

이 뿐만 아니라 시인은 다른 시인의 시를 인용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해설을 해주기도 하는데, 그게 꽤 신선하게 느껴졌다. 


박신규 시인의 산문집은 시와 멀어졌던 나를 시가 갖고 있는 아름다운 표현과 다정한 언어를 다시금 그립게 만들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참 곱고 예쁘다. 그리고 시인이 인용했던 시도 이해하는 데에 어렵지 않다. 간혹 조금 헷갈린다 싶어도 괜찮다. 뒤이어 시인이 따뜻하게, 때론 재미있는 여담을 통해 인용했던 시와 어울리는 산문으로 이해를 도와주며 시를 음미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출판사 창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

따분하고 평범한 사건에서 시를 긷는 자,식상한 일상에서 서늘한 삶의 이면을,아픈 존재의 의미를 길어올리는 자가 시인입니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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