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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클럽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6
박선희 지음 / 비룡소 / 2010년 10월
평점 :
"오,로미오! 어디 있나요!"
스타를 향한 열렬한 사랑, 동성애, 짝사랑, 순결을 고민하는 심각한 사랑,
우정을 위해 사랑에서 물러나는 사랑, 계약연애까지. 로미오를 향한 줄리엣의 사랑.
윰, 토란, 연두은 옥탑방 모임을 가지며 함께 논다.
연두는 동갑인 호탁이와 사기고 있고, 윰은 과외선생 수달피와 계약연애를, 주은은 월드스타 J.rp를, 토란은 같은 반 남자애 창을 짝사랑한다.
주은을 옥탑방 멤버의 새 멤버로 맞고 얼마 후, 학교에선 '이반 사냥'이 벌어진다. 어디선가 학교에 레즈비언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학교 선생님, 특히 사냥개가 팔짱을 끼고 돌아다니는 여자애들만 봐도 혼을 낸다.그 이반 사냥의 사냥물은 바로 가영이와 아람이었다. 그렇다 할 증거는 없었지만 그 둘은 학교에서 전따가 되어갔다.
한편, 얌전하던 연두는 남자친구 호탁과의 성관계를 갖고 고민하고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주은은 J.rp, 조리퐁의 사생팬 친구를 두어 몇번씩 조리퐁을 보러 간다. 빵만들기를 좋아하는 토란은 창을 짝사랑하고 있음을 옥탑방 멤버들에게 말한다. 윰은 특별한 취미활동으로 '카이트'라는 레포츠를 열심히 즐기고 있다. 또 수달피와 친남매 같은 사이를 유지하며 살다가 자신도 창을 좋아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윰은 토란을 위해 창을 좋아하지 않기로 한다. 그러나 창은 윰에게 고백을 하였다. 윰은 토란의 사정을 말하며 거절한다. 창도 토란의 고백을 거절했고 연두는 결국 호탁과 성관계를 갖게 되었다. 그 후 연두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스무살, 어른이 될때까지만 참기로 호탁과 약속한다. 주은은 윰,토란과 함께 사생택시를 타고 J.rp를 따라갔다가 배신감을 느끼고 조리퐁을 좋아하는 것을 그만둔다. 조리퐁이 팬이 정성껏 만들어 준 모자를 버리고 가서 주워주자 "난 땅에 떨어진 물건이랑 정 떨어진 물건은 절대 사용하지 않아."라고 했던 것이다.
가영과 아람은 결국 학교에 들켜버렸고, 아람은 옥상에 보관 중이던 윰의 카이트를 이용해 옥상에서 날았다. 가영은 전학을 갔다.
옥탑방 멤버들은 "옥탑방 모임이 언제 줄리엣 클럽이 된거지?" 하며 깔깔거린다. 또 윰의 취미생활, 카이트를 함께 날리며 자유로운 곳으로 날아가는 것을 꿈꾼다.
줄거리를 쓰면서 크게 비중을 두진 않았지만 사실 동성애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 사냥개의 이반 사냥이 정말 짜증났다. 평소에 동성애에 혐오감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수달피의 말처럼 '사랑하겠다'가 아니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나'사랑을 하게 됐는데 그게 같은 남자 혹은 같은 여자였다'가 되버린걸 이해는 할 수 없지만 인정은 해줄 수 있다. 워너비가 아니라 겟투비라는 말. 적어도 친구이고 부모님이라면 이해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힘든 사랑을 해 주변에서 비난을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벅찰 텐데 가장 가깝다고,이해해줄거라고 믿었을 친구와 부모님이 그들에게 뭐라고 한다면 그건 아니지 싶다. 엄마나 그들을 욕했던 친구들 때문에 가영과 아람은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
연두도 옥탑방멤버들 사이에서 로미오를 제일 잘 키웠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사실 엄청 힘들었을 것이다. 주은은 말한다. 주체적으로 금기의 문을 열은 연두는 이미 어른일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계속 고민을 너를 보니 이쯤에서 멈춰야 할 것 같다고.
17세 소녀들의 각기 다른 사랑이야기가 펼쳐지는 <줄리엣 클럽>을 읽으면서, 책에서 그리고 친구들이 말하는 '두근거림'조차 느껴보지 못한 나로서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물론 여러가지 사랑이야기를 읽고 친구들에서 누구누구를 좋아한다느니 어떤 연예인이 좋다느니 하는 말은 많이 들어서 이해할 수는 있어도. 책을 읽으며 옥탑방 멤버들이 나누는 대화나 싸우는 게 꼭 우리 같아서 웃음이 났다. 친구들의 고민이나 이야기를 듣고 해결해주려고 노력하는 윰을 보며 오지랖 넓은 것도 세상을 머리아프게 살아가는 방법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윰처럼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건 아니지만 나도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속으로 끙끙 앓은 적이 몇번 있어서, 윰의 생각에 너무나도 공감됐다. 오랜만에 깊은 생각을 많이 하게 한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