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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너리 프렌드
매튜 딕스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13년 12월
평점 :
" 과연 나에게는 상상 속의 친구가 존재하는가? "
이 책의 제목은 이매지너리 프렌드이다. 즉 상상 친구라는 것이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나는 의문이 생겼다. '상상 친구? 상상 친구는 뭘 말하는 것일까? 친구중에 상상 친구가 있을까? 오직 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존재를 친구라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나의 이런 의문들을 바로 깨게 해주는 그 무언가가 첫 장에 적혀 있었다.
8살의 나이로 자폐증을 앓고 있는 맥스 딜레이니의 상상 친구인 부도. 부도는 문과 벽을 통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고, 다른 상상 친구들에 비해 오래 살고, 지식이 꽤 많다.
부도에게는 여러 똑똑한 상상 친구(그레이엄, 섬머, 오스왈드, 디)가 있다. 부도는 그들로 인해 슬픔, 고마움을 느끼고 처음으로 눈물이라는 것을 겪어본다. 부도는 자신이 나중에는 사라지게 될거라는 사실에 두려워하였지만, 마지막에는 그저 슬픈 마음을 느낄뿐이었다. 부도는 자신이 사라질 때 이렇게 작게 속삭였다. "사랑해 맥스"
나는 혼잣말을 많이 하는 편이다. 심심할 때는 더 하지만 아무 때에도 혼잣말을 한다. 혼자 물어보고 대답하고. 그런데 가끔씩 이런 혼잣말을 하면서 고민이 풀린다거나 기분이 좋아질 때가 있다.
이 책은 오직 나에게만 보이는 상상 친구에 관해 쓴 책이다. 내가 그 친구를 생기게 하였지만 또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혼잣말로 묻고 답하는 것도 상상 친구라 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상상 친구를 가져본 적이 있는가?'의문도 들었다. 부도는 마지막에 자신이 맥스에게 잊혀져서 사라지게 될 때 슬픔을 느낀다. 맥스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슬픔. 맥스가 커가고 어른이 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다는 슬픔. 부도는 자신이 사라지는 순간에 따뜻한 눈물을 흘렸다. 차가운 눈물이 아닌 따뜻한 눈물 말이다. 틀림없이 맥스는 자신이 없어도 오래도록 행복하고 평안하게 살 수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인해서다.
나는 오스왈드의 용감함, 따뜻함, 희생에 감동하였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까지 맥스를 구출하는 것에 몸을 사리지 않고 도와주는 그의 모습. 결국 그는 사라지게 되었지만, 그의 희생은 수 많은 상상친구들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이매지너리 프렌드" 이 책에서의 모든 구절이 다 마음에 와닿았다. 한 구절 한 구절이 아주 감동깊었다. 수 많은 구절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적어보겠다.
"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것보다 더 끔찍한 건 없어. 하지만 설사 그렇게 된다고 해도, 나는 그 사실을 알지도 못할 거야. 어차피 나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
" 아무도 자신의 본래 모습을 좋아해 주지 않는데 날마다 밖에 나가 꿋꿋하게 자신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저는 결코 맥스만큼 용감할 수 없을 거에요."
" 어쩌면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악마일지도 몰라. 너와 나도 마찬가지야. "
'웃음과 동시에 마음이 저리게 아파 온다. 부도의 세계는 그의 상상의 세계만큼 현실적이다. 우리 모두의 곁에 부도가 있다면 얼마나 행운일까. 부도의 기록을 읽는 건 그다음으로 최고의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