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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데기 프로젝트 - 2010 제4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7
이제미 지음 / 비룡소 / 2010년 11월
평점 :
너무 기쁘게도 삼십분동안 작성한 글이 날라갔다. 다시 쓰기엔 도저히 엄두가 나지않는다.
그래서 늘 공을 들여 써왔던 줄거리는 과감히 생략하기로 했다.
사실 열 줄도 훨씬 넘는 줄거리를 썼는데, 다시 쓰는 건 너무 앞이 깜깜하다.
번데기 프로젝트. 책을 받았을 때 너무 기뻤다. 표지도 마음에 들었고 블루 픽션상 수상작들은 다 재미있게 읽어서 마음에 들었는데 ,라디오를 들을 때 광고에서도 '정수선, !#$%^&*~'해서 너무 읽고 싶었던 책이었기 때문이다. 열여덟살 정수선이 살아가는 삶은 나와는 너무도 다르다. 정수선은 보증을 잘못 선 아빠때문에 삼겹살집에서 일을 하고, '자의적 왕따'이고 소설쓰기를 좋아하는 문학 소녀였던 것이다. 처음 읽을 때, 자신의 아빠를 사장님이라고 칭하는 수선 덕분에, 아빠가 사장님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수선은 한 문학 백일장에서 우수상을 타며 소설로 대학에 가기로 결심한다. 문학 선생 허 코치를 만나 훈련까지 받으면서. 그러던 중 수선은 동호회에서 만난 치타의 꿈을 소설로 쓰게 되었고 그 소설의 저작권을 달라는 치타의 제의를 거절한다. 사실 말하자면 거의 협박에 가까웠다. 그 소설은 친구의 차를 빌려 인도의 타르사막에 가 혼자 사막을 두시간동안 걷다가 다시 돌아오는데 이상하게도 네시간이 걸렸다는 꿈에 상상력을 덧붙여 쓴 소설이었다. 소설의 내용은 친구와 함께 타르사막을 여행하다가 인디언의 주술에 걸려 친구를 살해하고 그 친구를 업고 차로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톨스토이의 사막'이라고 제목을 붙인 그 소설은 수선의 우상 이보험 작가가 교수로 있는 대학에서 최우수상을 타고, SBC의 '드라마 문학관'에서 7부작으로 방영되었다. 2회가 끝나고 치타가 저작권 침해라며 소송을 건다고 하긴 했지만 문제가 되진 않았다. 드라마가 끝나고 한 달 뒤, 신문에 난 충격적인 기사. 수선이 쓴 그 소설이 실제로 치타가 벌인 범행과 같았다는 것. 수선은 단지 며칠 본 치타의 성격과 행동에서 그런 사건을 생각해 냈다는 것에 털이 섰다.
책을 읽다보니 너무 재미있어 두시간 반동안 손에서 놓지않고 밤 늦게 까지 읽었다. 나에게 허코치 같은 선생님이 있다면 했다. 나도 수선처럼 자신이 좋아하는게 확실하면 좋겠다. 그렇다면 수선처럼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갈텐데. 길지 않은 문장에 임팩트가 있었다. 추리소설처럼 긴장감을 주어 더 재미있었다. 수선이 "치타에게도 말 못할 비밀이 있는게 아닐까요?"라고 말했을 때, 설마 치타가 타르 사막에서 친구를 살해한 것은 아니겠지, 라는 생각을 했다. 다 읽고보니 그게 사실이어서 놀라웠다. 그리고 수용하기 어려운 정보를 처리하는데 남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스트루프 효과'라고 부르는 치타의 병, 그때문에 친구를 살해하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9년동안 기억을 못한 그가 섬뜩했다. 다 읽고 밤늦게 잠드는데 이 책의 내용과 대사가 잊혀지지 않았다. 물론, 하루가 지난 지금 생각나는게 없어서 아쉽기만 하다. 생각나는 건, 허코치의 한마디. "죽는다는 각오로 임하라. 그럴 수 없다면 도전하지 마라." 내가 지금까지 죽는다는 각오로 한 일이 한 개라도 있었나. 십대가 이제 삼년밖에 안 남은 지금, 앞으로 어떤 일을 할 때 이 말을 꼭 기억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