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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덜 외로운 ㅣ 걷는사람 세계문학선 2
고이케 마사요 지음, 한성례 옮김 / 걷는사람 / 2018년 1월
평점 :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과 ‘이즈미 교카 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고이케 마사요의 국내 첫 장편소설.
주인공은 연극배우였던 어머니를 사고로 잃고 혼자 남겨진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자유분방한 여성이다. “당신은 배우를 해야 합니다.”라며 나타난 한 남자의 설득으로 어머니의 뒤를 이어 배우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한 달 후로 정해진 연습 때까지 새로운 뭔가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
첫 부분에 주인공의 인생을 암시하는 내용이 있다. 주인공이 태어나는 순간을 들려주는 어머니의 이야기다. “목에 탯줄이 여러 겹 감겨 있었거든. 잘못되는 줄 알았지. 입술도 얼굴도 새파랗게 질려 있었단다. 넌 이 세상에 나오면서부터 이미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 돌아온 거야.” 이 문장을 읽고 나면 왠지 ‘숨이 막히고 목 부분에 미끈미끈한 탯줄의 감촉’이 느껴진다. 이러한 감각적인 감촉이 이 소설 속 여기저기에 스며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