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작해도 수학이 된다
쓰루사키 히사노리 지음, 한성례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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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친구들이 수학이 어려워서, 혹은 수학을 잘 하고 싶어서, 수학이 대체 왜 나를 이렇게 괴롭히는지, 그 해답을 얻고자 이 책을 찾아왔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그런 여러분에게 이미 거대한 한 걸음을 내딛었다고 자신있게 박수를 치며 격려해주고 싶다. 이미 여러분은 수학에 관심을 갖고 있다. 다만 친해지는 방법을 모를 뿐이다. 아래는 이 책을 쓴 사람이 여러분에게 보내는 메세지이다.


-마음으로 생각하기-


수학을 피상적으로 배우면 어렵다. 하지만 마음으로 배우면 쉽다. 이것이 무슨 말이냐면 결국 모든 수학 시험 문제들은 어떤 종류의 문제이든지 결국엔 여러가지 기초 지식을 적절히 섞어 내는 문제들일 뿐이기 때문이다. 마음으로 느낀 친구들은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마음으로 느끼며 이전에 깊이 생각해보았던 다양한 '기본' 지식을 먼저 떠올려볼 것이다. 결국엔 기초다. 기초를 이해해야 한다. 피타고라스의 공식은 수학사에서는 혁명과도 같지만 마음으로 느껴보지 못한다면 결국 써먹지도 못하는 외계인언어일 뿐이다.


-원주율이 3.05보다 큰 것이 나와 무슨 상관인가-


영국의 과학자 페러데이는 일견 엉뚱해보이기도 하는 과학이 대체 대영제국의 번영에 무슨 도움이 되냐는 여왕의 질문에 옆에 있던 신하의 아이를 가리키며 이 아이는 대체 우리에게 무슨 소용이 있는 것이냐며 되물어 보았다고 한다. 세상에 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정말 없다. 특히 재미와 관련있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재미와 즐거움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 그리고 동경대 2003년도 입학시험문제는 과거에 원주율을 구하고자 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머나먼 후배들로 하여금 수학의 언어와 논리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작은 감동으로 다가오기까지 한다. 참고로 책에 풀이법이 있긴 하지만 현 교육과정에서 중학교때 배우는 피타고라스 공식과 고등학교때 배우는 극한에서 얻는 아이디어 이 두 가지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말해두고 싶다. (풀이법은 다양하나 나는 개인적으로 이게 가장 출제자의 의도에 부합한다고 본다.)


실용서가 범람하는 현 출판계에 모처럼 재미있는 책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는 어릴적부터 수학을 사랑해왔던 저자가 진심을 담아 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조금 넓게 보자면 수학이라는 학문만큼, 또는 언어만큼 우리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게 없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세상엔 정답이 없고 수학을 공부하는 방법에도 정답이 없다. 어쩌면 수학이라는 학문 자체에도 정답이란 게 없을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수학을 공부하는 정답은 이것입니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간절히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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