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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선의 사람들 - 후쿠시마 원전 작업자들의 9년간의 재난 복구 기록
가타야마 나쓰코 지음, 이언숙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평점 :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태평양 해역에서 일본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인 9.0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이후 30~1시간 뒤 대형 쓰나미가 발생했고,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의 노심이 용융 가능성이 제기된 지 얼마 후, 1원전 1호기의 수소 폭발이 되었다. 3월 14일 다시 3호기 수소 폭발, 3월 15일 4호기 폭발, 극박한 상황이 연이어 터져버렸고, 원전 주위로 방사선량은 순식간에 시버트로 올라가 15일에는 반경 20-30km 이내 대피령이 일어났다.
이 책은 3월 11일부터 현재까지 최악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현장에서 일한 작업자들의 기록을 9년간 기록한 책이라고 했다. 끔찍한 원자력 발전소 사고, 그리고 아직도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있는 그곳에서 남아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한 인터뷰들, 원전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 끔찍한 사고를 대하는 일본은 어떠한 태도인지, 알고 싶어도 알 수 없었던 후쿠시마 원전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고 해서 읽기 전부터 관심 갖던 책이었다.
기억에 남는 건 사건 현장도 현장이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였다.
평화로운 마을, 평생 살아온 터전이라고 했다. 그곳에 일어난 사건을 막지 못한다면 자신의 아이들에게 쏟아져 내릴 것이기에, 자신이 희생하여 막을 수만 있다면... 이란 생각이 계속 맴돌아 현장에 돌아온 작업자 이야기가 담담하게 느껴졌다. 절대 가지 말라던 20살 딸의 눈물을 외면하고 달려온 베테랑 작업자들의 작업의지와 상반되는 정부의 쉬쉬하는 대처 모습 때문인지 그곳의 상황은 10년이 되어가도록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열악하다는게 느껴졌다. 한계 피폭량을 자신들 마음대로 수정하던 초창기 작업장 분위기는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고, 후기에는 일하고 싶어 하는 노동자들에게 정해진 피폭량이 넘었다고 일회용 물건 다루듯 해고해버리는 하청업체들의 횡포, 피폭량이 적다며 일하다 쓰러지거나 죽음을 맞이해도 산재처리조차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다는 게 슬펐다. 함구령에 인터뷰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말하고 있는 건 희망이었고, 조금이나마 나아지길 모두가 바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직도 불안정한 일본의 지진 상황과 구멍 때우기식 일처리들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누구라도 이일을 해야만 한다는 노동자들의 고군분투가 계속되었기에 아직까지도 우리는 후쿠시마의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었다.
먼 곳에서 나마 작업자들과 이 상황을 취재한 모든 분들께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