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독서법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9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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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기획전에 걸려있는 대형 그림을 보게 된다.

청사초롱을 들고 뛰어다니는 그림 속 한 소년, 근데 특이한건 주인공 눈에만 그림이 움직이는게 보였다는거다. 옆에 있는 친구에게 자신이 겪은 현상을 이야기해보지만 믿지 않는 눈치였다. 그렇게 신기한 경험을 한 다음, 주인공의 인생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원래 형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능력차가 컸고, 엄마의 기대는 모두 형에게 쏟아져 있었다. 그만큼 외로웠냐고 묻는다면 오히려 자유로웠다고 말하던 주인공, 그런 최고의 모범생인 형이 어느날 부터인가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게되며, 엄마는 희망을 잃어갔고, 형은 더 이상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박물관에서 그림을 본 이후 주인공은 시험기간에 문제를 풀면 바람 한자락에 문제 지문이 관련된 키워드만 글꼴이 변하는 현상을 겪게 되고, 지극히 평범한 성적이 전교권에 들게 되며 모두의관심이 쏟아지게 된다.

바람 한점에 변하는 글씨체, 공부할 필요없이 나에게만 나타나는 행운의 현상, 굉장히 청소년 시절 꿈꿔볼만한 일이었다. 엄마의 관심은 필요 없고 오히려 후련했다고 하지만, 정작 성적이 바뀌고 엄마와 선생님들의 관심이 쏟아지자 즐거워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단편으로 풀기에는 형이 방에 숨게된 진짜 이유, 형과 관련있어보이는 형의 여자친구의 죽음, 튀지 않게 살려다가 사서 쌤에게 잡혀 진행하게되는 작가와의 만남 등, 보고 싶은 이야기가 더 많아서 짧은 분량이 아쉬웠던 이야기였다.

이외에도 여러 단편들 모두 학생들의 일상과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였는데, 어릴적이 떠오르기도하고, 요즘 학생들의 이야기는 이렇겠구나 생각도 들어 굉장히 즐겁게 읽었던 소설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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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오신다 안전가옥 쇼-트 16
김혜영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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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게 빛나는 이라는 안전가옥 시리즈를 읽은지 얼마 안된것 같은데, 연달아 작품이 더 나온다고해서 솔직히 놀라웠다. 비슷한 느낌의 작품일까 싶었는데, 이야기가 연결되는듯한 분위기를 띌것 이라는 소식을 듣고 왠지 시리즈 물을 읽는 느낌으로 기다려졌다.

'푸르게 빛나는' 이랑 '그분이 오신다'는 한 권의 책으로 기획된 작품집이라고 했는데, 한 권 분량으로 내기에 안전가옥 쇼트와 맞지 않은 분량이고, 그렇다고 고치는 과정에서 덜어내기엔 아까웠다는 평가가 완독 후 이해되는 작품집이었다. 안내줬으면 굉장히 서운할 뻔 했다는 이야기다.

우선 런에서 거대한 무언가를 목격한 목격담이 나온다.민아와 지우는 성인이 되서도 자주 어울리는 단짝 친구다. 집에 돌아가는 길이 같지 않아 밤 늦게 헤어지게 되면 서로의 안부를 확인할겸, 일이 생기면 누구든 해결 할 수 있는 든든한 보디가드를 자처하며 전화 통화를 하며 집에가곤 하는데, 평소 처럼 조금 늦은 귀갓길이었고, 여느 날 처럼 전화 통화를 하며 가던 중 지우는 좀비차림새의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가 매번 밤길을 걱정하던 이유를 깨닫게 된다. 그때 느낀 공포감은 꽤나 충격적이었는데, 다행히 영화와 현실은 다르다는 차이점을 깨닫고 집으로 다시 귀가하던 중 소중한 에어팟을 잃어버리게 되고, 에어팟을 찾으러 어둠속으로 들어가는데, 그때부터 진짜 공포가 시작되는 이야기였다. 

그분이 오신다는 좀 더 현실적인데 현실적이지 않은 잔인한 공포가 있는 스토리였다. 전편과 비교해서도 이번이 가장 잔인하고 붉은 빛이었는데, 왠지 좀비물을 못보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말리고 싶은 잔혹함이 있는 작품이었다.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주인공, 날때부터 선택받은듯 예뻤던 양리나라는 여자아이와 관계가 어릴적부터 꼬이며 자신의 인생도 꼬여버렸다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히키코모리 스타일의 주인공이었고, 아이돌로 성공한 양리나가 행복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은 자신의 실패를 양리나에게 모두 뒤집어씌우게 되고, 이런 자극적인 기사를 좋아하는 대중들에 의해 주인공의 유투브가 성공하고 승승장구할때쯤 사건이 하나 둘 씩 시작되고, 그분에 대한 목격자들을 만나게 된다. 

작가님의 작품에는 거대한 무언가가 등장한다. 가만히 보면 탈피도 하는것 같고, 다리도 거미처럼 많은것 같고, 피부를 벗겨내거나 액체로 조절이 되거나, 어찌되었든 굉장히 일상적인 이야기에서 사람들이 극하게 공포심을 느끼는 무언가를 자극하는 방법을 아는 전문가 같았다.

조금 무섭긴하지만 소설적 상상력을 극한으로 끌어 올려주는 작가님 작품이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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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그린
마리 베네딕트.빅토리아 크리스토퍼 머레이 지음, 김지원 옮김 / 이덴슬리벨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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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벨 마리온 그리너는 나라에서 꽤나 영향력 있는 인물인 J.P. 모건의 개인사서로 취업하게 된다. 여자에게는 교사 아니면 집안일 밖에는 일이 없던 당시 파격적인 행보였는데, 빛나는 회색 눈과 특유의 매력적인 피부색, 그리고 모건의 목표 중 하나였던 캑스턴 버전 아서왕의 죽음 컬렉션을 구하겠다는 당찬 포부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J.P. 모건은 두말 없이 자신의 훌륭한 도서관을 벨에게 맡기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시대에는 백인이 흑인에게 가하는 극심한 테러 때문에 피부색이 다른 혼혈인들도 몸을 사리던 시기였는데, 흑인 운동가로 활동하던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가 틀어지며 화목하던 부모님은 헤어지게 되고, 실질적 가장이 사라지자 기울어가던 가세에 벨의 월급이 중요해지며 벨은 필사적으로 사서일에 매달리게 된다. 물론 사서로써 뛰어난 능력과 타고난 센스로 승승장구하는 모습이 더 부각되어 흥미롭게 전개되지만 벨의 정체가 탄로 날 뻔한 위기들이 계속 생기며 상황이 꽤나 위태롭기도 했다.

사랑과 일 모두를 사로잡으려고 노력한 벨이지만 사람 사는 일은 순탄치 않았고, 그래도 일적으로 성공한 벨의 모습을 보는 건 꽤나 즐거웠다. 

남자 보는 눈이 없던 벨의 선택은 조금 아쉬웠지만, 덕분에 일적으로 성공할 수 있지 않았나 싶었고, 여성의 사회 진출에 커다란 벽이 놓여 있던 시기 그녀를 믿고 뽑아준 보스나, 보스의 요구보다 더 멋지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준 벨의 이야기는 꽤나 통쾌하고 짜릿하게 그려져 있어서 읽는 답답함은 없었던 소설이었다.

개인적으로 소설 속에 책을 좋아하는 주인공이 나오면 꽤나 즐거워하는 편인데, J.P. 모건의 멋진 도서관에 대한 설명이나, 희귀한 책을 구하러 다니는 벨의 모습, 그리고 똑똑하고 웬만한 남자들에게 기죽지 않는 여자 주인공의 모습 중 한 가지라도 취향이 있다면 실망하지 않을 소설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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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미래 과학 트렌드 - 국내 최고 과학자 집단이 선정한 3년 안에 혁신을 가져올 키워드 37
국립과천과학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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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단순히 기술이나 지식이 아니고 생각하는 방법이고 세상을 대하는 태도라고 설명하며 책을 시작하고 있었다.
21세기 과학을 문화로 이해할 수 있는 행복한 시기에 살고 있으나 정작 과학에 대해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참 말문이 막혀하고, 대답을 쉽게 하지 못할거라고 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이라 쉽게 공감이 갔던 부분이었다. 사실 우리는 수많은 과학적 이슈 속에 살아가고 있고, 과학을 문화로 즐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보를 얻어야하는데, 과학자들이 시민과 과학 사이에서 통역을 해주는 커뮤니케이터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커뮤니케이터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147개의 과학관이 있다는것, 뛰어난 과학 뉴스 해설 유투버들도 존재한다는것도 알고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수많은 책을 써서 우리에게 과학적 해석을 도와주고 있으나 다들 과학에 흥미가 많지 않아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학문임을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이 책은 지금 현재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과학적 이슈를 가득 담아낸 통합서였다. 우주 탐사의 기본이 되는 우주를 관측하는 우주 망원경부터 블랙홀에 대한 이야기, 달의 탐사선을 보내기 시작했던 소련과 미국의 경쟁에서 시작하여 이제는 새로운 광물자원과 물을 탐사하기위해 많은 나라에서 노력을 기울인다는것,요즘 가장 핫한 주제인 인공지능의 시작과 로봇의 발달 상황, 앞으로 우리 생활에 기대되는 발전 가능성들에 대해 살펴보고 대비할 수 있게 설명하고 있었고, 메타버스나 딥페이크의 시작과 활용되는 산업 분야에 대한 정보적인 제공도 굉장히 새롭고 유익하다고 느꼈던 부분이었다. 화학과 과학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분야로 시민들에게 화학에 대해 흥미를 이끌 수 있는 주제와 설명도 기억에 남았는데, 솔직히 어려워서 쉽게 이해가진 않았지만 이 책이 아니었다면 쳐다도 보지 않았을 이야기라 괜히 고마웠던 부분이었다. 이밖에도 알츠하이머의 발생과 우리 과학이 어느 부분까지 발전하여 알츠하이머 정복이 머지 않았다는 설명들 대체육의 발달과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 등 수많은 과학적 주제로 책을 구성하고 있어서 정보성에서는 올해 읽은 책중에 가장 뛰어났던 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은 나와 멀기만 한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흥미롭고 내가 관심갖던 분야들이 이쪽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주를 관측하는것은 단순히 관측 그 이상의 의미라는것, 허블 망원경의 발달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겪고 있는 행복한 세대라는것을 알게 해준 책이었다. 앞으로 시리즈물로 계속 기획되서 만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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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짓는 생활 - 농사를 짓고 글도 짓습니다
남설희 지음 / 아무책방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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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 여성 백일장에서 장원을 받고 에세이작가로 등단한 작가님은 굉장히 겸손하게 자신이 작가로 불려도 되는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 했는데, 내가 보기엔 충분히 에세이 작가로 불리기 손색없는 글을 쓰신다고 생각이 들었다.

책은 굉장히 담담하게 일상을 보여줬는데, 그 속에 작은 유머와 공감가는 부분들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형식도 독특한게 집에서 백수 같은 생활을 하며 속은 시끄럽지만 남들보기엔 영락없는 백수 생활을 하며, 간간히 어머니와 아버지 농사일을 도와주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었다. 옛날 내모습도 생각나고, 걱정은 되지만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어머니 아버지 모습들이 작가님 시선으로 담겨져 있어서 짠하기도 했고, 복잡한 작가님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서 굉장히 자기 고백적이라고 느껴졌다.

계절이 가면 이쯤되면 어떤 농사를 짓는 구나 알고 싶지 않아도 몇년간 쓴 일기를 보면 담겨져 있다고 했다. 이날은 슬펐고, 아팠고, 즐거웠다는걸 묵은 일기장을 보며 알 수 있었고, 힘들어하는 동생에게 지난 날 내 이야기를 들려주며 위로 했던 장면이 꽤나 인상 깊었다.
글을 쓰기위해 준비작업이 꽤나 길어지는것, 다꾸에 관심이 있어서 이것 저것 해보는것, 좌식보다 와식이 편하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배짱, 축하는 적지만 소소하게 행복을 찾는 생일 날 등 정말 소소하지만 소소함에서 일상속 행복을 찾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소중했다.
농사도 짓고 글도 짓는 일년을 담은 이야기가 꽤나 인간 사는 냄새가 나서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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