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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그린
마리 베네딕트.빅토리아 크리스토퍼 머레이 지음, 김지원 옮김 / 이덴슬리벨 / 2022년 11월
평점 :
백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벨 마리온 그리너는 나라에서 꽤나 영향력 있는 인물인 J.P. 모건의 개인사서로 취업하게 된다. 여자에게는 교사 아니면 집안일 밖에는 일이 없던 당시 파격적인 행보였는데, 빛나는 회색 눈과 특유의 매력적인 피부색, 그리고 모건의 목표 중 하나였던 캑스턴 버전 아서왕의 죽음 컬렉션을 구하겠다는 당찬 포부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J.P. 모건은 두말 없이 자신의 훌륭한 도서관을 벨에게 맡기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시대에는 백인이 흑인에게 가하는 극심한 테러 때문에 피부색이 다른 혼혈인들도 몸을 사리던 시기였는데, 흑인 운동가로 활동하던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가 틀어지며 화목하던 부모님은 헤어지게 되고, 실질적 가장이 사라지자 기울어가던 가세에 벨의 월급이 중요해지며 벨은 필사적으로 사서일에 매달리게 된다. 물론 사서로써 뛰어난 능력과 타고난 센스로 승승장구하는 모습이 더 부각되어 흥미롭게 전개되지만 벨의 정체가 탄로 날 뻔한 위기들이 계속 생기며 상황이 꽤나 위태롭기도 했다.
사랑과 일 모두를 사로잡으려고 노력한 벨이지만 사람 사는 일은 순탄치 않았고, 그래도 일적으로 성공한 벨의 모습을 보는 건 꽤나 즐거웠다.
남자 보는 눈이 없던 벨의 선택은 조금 아쉬웠지만, 덕분에 일적으로 성공할 수 있지 않았나 싶었고, 여성의 사회 진출에 커다란 벽이 놓여 있던 시기 그녀를 믿고 뽑아준 보스나, 보스의 요구보다 더 멋지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준 벨의 이야기는 꽤나 통쾌하고 짜릿하게 그려져 있어서 읽는 답답함은 없었던 소설이었다.
개인적으로 소설 속에 책을 좋아하는 주인공이 나오면 꽤나 즐거워하는 편인데, J.P. 모건의 멋진 도서관에 대한 설명이나, 희귀한 책을 구하러 다니는 벨의 모습, 그리고 똑똑하고 웬만한 남자들에게 기죽지 않는 여자 주인공의 모습 중 한 가지라도 취향이 있다면 실망하지 않을 소설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