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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ke - 간호천사 아닌 간호전사 이야기
알앤써니 지음 / 읽고싶은책 / 2023년 1월
평점 :
빅5 대학병원 2곳의 대학병원을 다녔고, 탈 임상 하고 다시 15년 후 임상에 복귀한 간호사의 이야기라니 꽤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거란 예감이 들었다.
탈 임상 기간이 있었음에도 꽤나 오랜기간 간호사를 해서인지 여러 파트에서 근무했던 후기들이 눈에 띄었다. 여러 파트에서 벌어지는 하루 일과들이나, 에피소드들이 정말 근무지에서 한바퀴 돌고 온것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면, 간호사로 일하면서 답답했던 부분과 사명감을 느꼈던 부분의 온도차가 뚜렷해서 '이건 진짜 진짜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던 간호사 이야기였다.
간호사는 '백의의 천사들'이 아니라 '백의의 전사들'이라고 명명한 서두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언제나 천사이고 싶었던적이 없고,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와중에 천사로 있었던적보다 전사처럼 일한 경험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언제나 산더미같은 과중한 업무에 플러스 알파처럼 나타나는 이벤트들에 정신을 못차릴때쯤되면 어느새 몸이 자동으로 움직여지는 연차가 되어가고, 고된 3교대에 왠만한 질환 진단명 하나쯤 훈장으로 달고 나니 이제 진짜 이 일을 관둬야하나 진지한 고민을 하는 (나포함)주변을 지닌 내 입장에서는 책의 곳곳에서 유독 공감이 많이 되었던것 같다.
병원에는 일단 사람이 많다.
그러다보니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는 일이 찾고, 사람의 생명도 오가는 긴박한 상황이 연출된다. 이런 과정에서 업무에 환자와 의료진의 관계 형성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신규때는 친절과 라포형성 사이에서 갈피를 찾지 못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내 신규시절이 생각나게 했다. 이제 좀 병원 밥좀 먹었다 싶으면 리더쉽이 과잉하거나 부족한 리더를 만나 골머리를 썪는 과정이 오는데, 이렇게 되지 말아야지, 이런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롤모델을 세우게 되었던 나에게도 현재 진행형인 관리자에 대한 생각이라던지, 항상 멀티가 되어야하는 간호 업무에서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거나, 업무가 뒷번으로 넘어가게 될때, 사람의 인성에 따라 순식간에 천국과 지옥의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데, 이것또한 사회생활의 과정이라고 볼것인지, 아니면 정말 업무과다로 인한 인간성의 상실로 봐야할지 아직도 고민인 태움 문제도 다루고 있었다. 의사가 집에가라고하면 퇴원이 되는줄 아는 환자들에게 전산업무의 과정을 설명하기 어려워 컴플레인을 바가지로 먹는 낮번 근무의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해준것도 많은 사람에게 널리 알리고 싶은 간호 업무였는데 굉장히 디테일해서 제일 많이 기억에 남았다.
정말 읽다보니 간호사로 일하는 매일이 fake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화가 나지만 참고 웃는 얼굴, 죽도록 억울하지만 바로 앞에서 큰소리쳐대는 상대의 주장이 맞다고 사과하며 고개 숙이는 내 행동, 갑자기 틀려진 오더나 환자의 상황에 굽신거려야하는 중간 부서의 설움과, 알면서도 항상 웃는 얼굴로 져야하는 부서, 그게 간호라면 우리는 매일이 fake가 맞다는 결론을 함께 내렸다. 아무리 직업의식이 없다한들 환자에게 해를 끼치는 간호사는 없으니까 우리는 간호복을 입고 간호사에 맞는 행동을 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걸 이 책으로 다시한번 깨닫게 해줬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