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간 여성들 - 그들이 써 내려간 세계 환경운동의 역사
오애리.구정은 지음 / 들녘 / 202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여성들은 항상 목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몰랐다.  

힘이 없어서 크게 활약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알지 못하는 나의 무지가 큰 장애물임을 알게 해준 책이었다.


이 책은 세계 곳곳에서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힘쓴 여성 환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옥타비아 힐은 여성의 사회운동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1875년 도시 빈민들을 위한 사회 개혁 활동을 시작했다. 산업혁명의 바람에 사라져가는 녹지를 보존해야 함을 주장했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사람과 집은 분리해서 다룰 수 없음을 주장하며 런던 빈민을 위한 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도 중요하게 여겼는데 '집'이란 공간에서 더 열린 공간의 개념인 '공원'을 관심 가지며 가난한 노동자일수록 푸른 잔디와 햇빛이 쏟아지는 열린 공간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DDT는 벌레의 신경을 마비시켜 죽게 만드는 살충제로 피난민과 군인들의 몸에서 이를 박멸해 준 고마운 존재였지만, 레이첼 카슨은 처음으로 합성 살충제인 DDT가 유해 물질로 신체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살생제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 이후 화학 업계에 공격을 받게 되었고, 그녀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25만 달러나 썼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의 방해에도 카슨은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1972년 DDT의 해충박멸 용도 외에는 전면 금지 발표를 얻게 된다.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는 은공 포레스트라는 구역이 있다. 여기는 나이로비 3대 자연림 중 하나이고 아프리카 그린벨트 운동의 산실이라고 했다. 나무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왕가리 마타이가 재단을 통해 일억 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마타이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재단의 나무 심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칩코 운동도 기억에 남는데 인도의 스포츠 용품 회사에서 테니스 라켓을 생산하기 위해 히말라야 산간에 만달 마을 부근에 벌목 꾼을 보내 나무를 무더기로 베어내기 시작하여 남아있던 마을 주민인 여자들이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벌목 표시가 된 나무에 자신의 몸을 묶어 나무를 베려거든 자신을 베라며 저항했고, 희롱과 협박을 당했지만 결국 마을의 나무들을 지켜낸 이야기가 눈물 나게 인상적이었다. 


인도네시아 무티스산 지역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데, 지방정부가 주민과 상의 없이 무분별한 대리석 채굴을 허가하고, 채굴로 인해 물과 환경이 파괴되어가자 여자들은 일 년 동안 채석장 대리석 바위 위에서 전통 옷감을 짜는 시위를 진행했고, 여기도 역시나 구타와 살해 위협을 받았지만 결국 일 년 뒤 광부들을 쫓아내게 되었다고 한다.


여자들만이 생각해낼 수 있는 방법, 여자들만이 해낼 수 있는 평화적인 시위 등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힘은 파괴적인 방법이 전부가 아니라, 머리로 깨닫고 가슴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 진정한 방법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외도 기후 위기로 많은 여성들이 피해 입고 있는 현실, 피해를 준 나라들은 멀쩡하고 힘없고 돈 없는 나라들만 계속 빚이 늘어나는 현실이 꽤나 가슴 아팠다. 이런 현실적 이유 때문에 기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여성들의 결정권을 늘리고, 먹고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지구적으로 안정을 찾기 위한 것이며, 그러기 위해 여성의 권한을 키우고, 사회적 참여를 늘리는 것이 방법 중 하나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런 구체적 방법을 직접 실천한 세계 여러 곳에서 활동한 여성 운동가들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는 귀중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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