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 먹는 페미니즘 - 스크린 속 여성 캐릭터 다시 읽기
윤정선 지음 / 들녘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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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특한 제목의 책 <팝콘 먹는 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의 메시지를 담은 양질의 여성 서사 영화(여성의 주제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영화)를 소개하는 책이다. 올해 4월부터 여성신문에 <페미니즘으로 읽는 그림책>을 연재하는 등 페미니스트의 시각으로 어린이 책을 바라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윤정선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영화의 영역에도 손을 뻗었다. 본 책에는 <디 아워스>, <미씽>, <내일을 위한 시간> 등 총 12편의 영화가 소개되며, 작가는 우리나라의 페미니즘 이슈들(여성혐오, 탈코르셋, 가부장제)과 연관 지어 위 영화를 읽는 방법(페미니즘에 입각한 영화독법)을 제시하고 있다. 즉 본 책은 영화 비평서가 아니다.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 일명 벡델 테스트(미국의 여성 만화가 벡델이 고안한 영화 성평등 테스트)’도 통과하지 못한 영화들에 실망한 사람들을 위한 영화 소개서라고 할 수 있겠다.

 

만약 이 책을 서가 꽂는다면 몇 번대가 될까? 아마 600번대보단 300번대에 가까울 것 같다. 본 책은 영화 안내서의 기능도 충실히 하고 있지만, 그보단 페미니즘 이슈를 다루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저자는 영화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벌어진 여성 관련 범죄들과 여성 혐오 사건들 예컨대 미투 운동’, ‘강남역 살인사건등을 언급하며, 이 사건들이 갖는 의미에 대해 그리고 우리나라에 만연한 여성혐오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저자가 여성으로서 겪어 온 삶과 그 안에 있었던 여성혐오(특히 가부장제)에 대해서도 담담히 고백하며 그것이 얼마나 부당한 것이었는지 말하고 있다.

 

공업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사서교사로서 학생들에게 페미니즘 책을 읽히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매일 매일 절절히 느끼고 있다. 어쩌면 영화를 매개로 한 이 책이라면 학생들에게 큰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본 책에는 영화와 함께 읽어볼 법한 책들도 소개되는 데 이 부분은 사서에게도 유용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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