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영화들 - 〈기생충〉에서 〈어벤져스〉까지 우리가 열광한 영화 깊이 읽기
라제기 지음 / 북트리거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질문하는 영화들>은 한국일보 문화부장 라제기의 영화 에세이이다. 저자는 내로라하는 영화 마니아이다. 그는 <올드보이>의 오대수처럼 15년간을 갇혀 살아도 매일 새로운 영화만 틀어준다면 버틸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며, 한국일보 입사 후 영화 담당 기자로 10년간 일하면서 매일 두 편 이상의 영화를 봐온 사람이다. 그런 저자가 선별한 25편의 영화 이야기가 본 책에 실려있다. 저자는 이 25편의 영화들을 주제에 따라 7가지 카테고리(자본주의, 페미니즘, 가족의 의미 등)로 분류하고, 해당 영화들이 어떤 질문을 제시하는지 전달하고 있다.

 

<질문하는 영화들>에는 <토르: 라그나로크>,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쥬라기월드: 폴른 킹덤>을 비롯하여 올해 초에 개봉한 <기생충>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최근에 개봉한 친숙한 영화들이 등장한다. 기존의 영화 에세이들이 <대부>, <시네마 천국> 등 보기 부담스러운 고전 명작들을 다뤘던 것과는 다른 점이다. 더불어 단순무식한 영화로 치부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특히 어벤져스나 토르같은 히어로물)에서 극도로 진화된 AI는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라던지 국가를 구성하는 것은 영토인가 국민인가?’ 같은 무거운 질문들을 뽑아내고, 독자의 성찰을 유도하는 점은 이 책만의 특별한 장점이다. 이는 오랜 기간 영화를 보고 공부해온 저자의 내공 덕분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영화를 소재로 사회적 함의를 지닌 각종 이슈들에 대하여 막힘없이 전달하고 있다. 그것도 재미있게.

 

개인적으로 필자가 본 책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부분은 영화 <와즈다(2012)>에 대한 이야기였다. <와즈다>는 나름 영화를 본다고 자부했던 나로서도 처음 들어보는 영화로 무려 사우디아라비아산()이다. <와즈다>는 여성은 자전거를 탈 수 없는 나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전거 타기를 시도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본작은 여성이 만든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영화이기도 하다. 본 책이 아니었으면 결코 몰랐을 영화이다. 많은 청소년들이 나처럼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영화를 접하고, 영화를 깊게 보는 법을 익혔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