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사계절 저학년문고 64
이금이 지음, 이고은 그림 / 사계절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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첵 읽는 가족 8- 하룻밤

 

이금이 창작동화

이고은 그림

 

 

방학중에 휴가를 많이 가는 8.

정말 딱 어울리는 책이 선물되었어요.

 

표지는 캄캄한 밤하늘 별들이 반짝이고

남자 어른과 소년이 초록 하트를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죠.

낚싯대가 바닥에 있고

어두운 밤을 비춰주는 등불이 이들을 비춰주고 있어요.

표지만 봐도 따뜻한 이야기 라는 걸 짐작할수 있어요.

 

이 이야기는 아빠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에요. 전래동화냐고요? 아니요

아빠가 어릴적 직접 체험한 옛날 이야기요.

대화체여서 부담없이 후루룩 우동을 씹어 삼키듯 아이들에게 읽어줄 수 있었어요.

 

이 이야기는 아빠가 8살일 때 할아버지와 낚시를 간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할아버지는 집안의 전통처럼 손주들이 10살이 되는 해 둘이서만 밤 낚시를 가신대요.

하룻밤이란 제목이 딱이지요?

낚시라는걸 해본적 없는 저와 아이들은 밤에 무섭지 않을까? 하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텐트에서 자는건 참 낭만적이에요~

등이 베겨도 벌레가 많아도 집이 아닌 천으로 된 공간을 만들어 그 안에서 잔다는건 참 재밌을 것 같아요.

아빠는 10살도 아닌 8살에 할아버지랑 낚시를 갔대요. 우아 특권인가봐요.

아빠는 두근거렸대요. 그러나 그것도 잠시. 시간이 너무 지루해서 할아버지에게 집에 가자, 물고기는 언제 잡히냐

채근을 했었대요. 할아버지가 소리를 눈으로도 보는 것, 귀로도 듣고, 입으로도 맛보고, 오감을 깨닫게 가르쳐 주셨대요. 그때 모든게 신비하게 다가왔대요. 그러나 그것도 잠시. 또 지루해졌는데

할아버지가 옛날이야기를 해주셨대요. 한 낚시꾼이 용궁 갔다온 이야기요.

그 이야기 끝에 멋진 잉어가 잡혔어요. 잠이 너무 와서 자다가 깨어 소변을 보러 강가로 나갔다가

잡힌 잉어를 보았는데. 잉어가 놓아달라고 하지 않겠어요? 너무 놀란 아빠는 소원 세가지 들어달라고 하고

놓아주었대요. 용궁 구경가고 싶다는 첫 번째 소원을 써서 용궁을 갔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화려함을 떠올린 후 그보다 백배 천배 더 화려하다고 생각하면 된대요.

용궁에서 용왕도 만나고 세가지 소원을 말하려다가 대신들이 사람을 더 이상 놓아주지 말고 혼을 내주어야 한다고

엄포를 놓아서 살려달라고 말해 그만 첫 번째 소원을 쓰고 말았어요.

아깝지만 두 번째 소원은 잉어 공주가 벌받지 않게 해달라고 한거고 세 번째 소원은 공주 방에서 주은 초록 하트 보석을 갖고 싶다고 했대요. 그게 있어야 용궁에 갔다온 증거가 되니까요.

그걸 들고 다시 물 밖으로 나왔는데 잠에서 깨어보니 하트 보석이 그냥 돌이 되어있어서 너무 속상했대요.

에휴~~ 그러나 그 말을 진지하게 다 들어주신 할아버지는 그 하트보석이 있어 참 좋겠다고 하셨대요.

순간. 아까 말한 용궁간 낚시꾼이 할아버지라는 걸 알게된거죠.

하트 보석은 어찌 되었을가요? 할아버지 무덤에 같이 묻어드렸대요. 할아버지와의 추억이니까요.

원래 10살에 데려가셔야 하는걸 그땐 건강이 악화되어 못가실걸 미리 아신 할아버지가 8살에 아빠를 데려가신거래요. 이 부분을 우리 아이들에게 읽어주다가 목이 메이고 눈물이 나는걸 꾹 참았어요.

목에 뜨거운 큰 복숭아 씨앗이 걸린느낌이었어요. 그부분은 천천히 읽었어요. 자꾸 목소리가 흔들려서요...

내 아버지가 생각났거든요. 힘들게 일하시는 내 아버지요. 가끔 우리 아이들을 보실땐 주름진 얼굴에 미소가 번져요. 나 어릴적엔 보지 못했던 미소인데 우리 아이들을 보시면 그냥 웃음이 나시는 것 같아서 가끔이라도 자꾸 보여드리려고 해요. . 딴길로 샜네요.

할아버지랑 낚시를 다녀오고 얼마 안되어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대요.

그 초록 하트 보석은 아무도 모르는 할아버지와 아빠 둘만의 추억이니까 할아버지에게 드리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지어낸 엣날이야기라고 생각할수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믿고 싶어요.

할아버지는 아빠에게 많은 추억을 주고 하늘로 가셨어요. 그 추억을 곱씹으며 할아버지는 돌아가신게 아닌

영원히 우리 곁에 살아계신 듯 할거에요.

기억이 추억이 되는건 참 멋진 일이에요.

 

나도 누군가에게 추억을 남겨주는 멋진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들도 엄마와의 기억을 나쁜 기억이 아닌 되뇌이면 웃음을 지을수 있는 추억으로 떠올려주면 좋겠어요.

 

오늘 밤.

저와 아이들은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었어요.

 

하룻밤을 실감나게 읽어주며 우리 아이들의 생각도 주워 들을 수 있었거든요.

 

밤이 깊어요.

 

캄캄한 밤에 반짝이는 별 하나가 내가 생각하는 그 별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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