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순대의 막중한 임무 사계절 중학년문고 34
정연철 지음, 김유대 그림 / 사계절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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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엄순대의 막중한 임무

 

사계절책읽는가족.

마지막 책은 엄순대의 막중한 임무 라는 제목의 책이었어요,

짧은 것 같기도 긴 것 같기도 한 시간들이 차르르 지나가는데

지금까지 읽은 좋은 책들이 스쳐가네요.

그중의 마음을 울리는 가장 좋은 책으로 꼽자면

단연코 이번에 읽은 엄순대의 막중한 임무를 꼽을거에요.

재범이라는 아이는 어릴적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엄마와, 할머니와 같이 살고 있어요.

할머니는 재래시장에서 순대 장사를 하시는데

그 맛이 얼마나 일품인지 요새 블로그에도 검색만 하면 차르르 나온대요.

~아줌마는 순대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그런지 부럽더라고요~

재범이 아니 엄순대는 원래 영어 학원을 다녔었는데요, 엄마가

갑자기 영어 학원을 그만두라고 했어요. 속으로 너무 좋았지만

겉으론 왜~아니야~ 나는 더 더다니고 싶어~ 하고 투정을 부렸대요.

뭔가 사정이 여러모로 안좋아진 듯 했어요.

알고보니 할머니가 치매가 생긴 것 같았어요.

왜냐면 재범이 이름을 부르다가도 아들이라고 하다가도 뉘슈 라고 하기도하고

할머니 기분이 오락가락 했거든요.

엄마는 순댓집 일을 나가야 하기 때문에 할머니를 엄순대에게 맡긴거였어요.

대신 하루에 오백원씩 주기로 약속했지요.

순대는 기분에 벌써 부자가 된 듯 했어요.

어린 것이 할머니를 어찌 돌볼까. 싶었어요.

그러나 엄마가 차려놓은 식탁위에 국만 데워서 놓으면 되기 때문에

순대는 쉽게 생각했어요. 참 착하지요? 만약 순대가 아줌마 옆에 있었다면

궁둥이 뚜두려 줬을거에요.

그런 어느날 순대는 갑자기 할머니 말이 생각났어요.

덕수궁 돌담길로 소풍 가자던 할머니 말이요.

엄마에겐 비밀로 하고 도시락도 싸고 계란도 삶아서

할머니랑 지하철을 타고 덕수궁엘 갔어요.

거기서 도시락도 맛있게 먹고 구경도 잘하고

다시 집에 오는 지하철... 잠깐 졸았는데..할머니가!!!!! 할머니가 안계세요.

할머니!!어디계세요?

순대는 너무 무서웠어요. 겁이 덜컥났어요. 곧장 집으로 달려가

문을 여는데 얼마나 놀랐던지 비밀번호를 두 번이나 틀리고

어렵사리 집 안으로 들어갔어요.

어두운 방.

순대는 엉엉 울었어요. 할머니...

띠띠띠... ? 엄마에요.

그런데 왠일에요? 바로 뒤에 할머니도 계세요.

 

순대 등을 팡팡 때리던 엄마를 말리는 할머니.

할머니는 영원히 순대편이에요~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치매 어르신이 집을 나와서 길을 잃었을 때 찾는 확률이 아주 낮대요.

주소나 전화번호를 적은 표식이 있지 않으면 말이지요.

아줌마 집 주변에서도 자주 보던 치매를 앓으시던 분홍색 슬리퍼를

늘상 신으시던 할아버지가 사라지셔서 전단지를 몇날 며칠 붙이고 했거든요.

지나가며 그 전단지를 볼때면 항상 맘속으로 기도했어요.

잘은 모르는 분이나 꼭 다시 집을 찾게 해달라고요.

그런데 일주일 뒤에 다시 동네에서 할아버지를 뵈었을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엄순대의 막중한 임무를 읽는데 자꾸만 그 할아버지가 떠올랐어요.

치매란 참 슬픈병같아요.

왜냐하면 기억을 점점 잃는 병이기 때문이에요.

그렇지만 엄순대는 할머니를 마음 따뜻하게 잘 보살펴 드리는 마음을 보고

아줌마는 책을 읽으며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을 느꼈어요.

 

우리 친구들도

할머니 할아버지, 혹은 동네 어르신을 보면

그냥 휙 지나치지 말고 인사한번, 그것도 못하겠으면

씽긋 한번 웃어드리면 어떨까요?

 

이제 신학기에요.

가슴 따뜻한 책 많이 읽고 감정이 풍부한 어린이 되길 기도해봅니다.^^

아빠-치매라는 병의 약이 생기면 좋겠다

엄마-오랜만에 따뜻한 책을 읽어 기분이 좋아

- 엄마 나중에 아프면 내가 돌봐줄께요

아들- 순대네 집 순대 먹으러 가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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