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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인간 관계론 (개정판)
데일 카네기 지음, 강성복.정택진 옮김 / 리베르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남에게 대접받고 싶은대로 대접하라'
원하는대로 대접했고, 원한만큼 대접받지 못했다고 불평해왔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예의없고 배려를 모른다고~
이젠 내가 참으로 옹졸했고 이기적이었다고 고백할 용기가 생겼다,.
비문학, 특히 자기 계발서는 실용서적이므로
약간은 인간적 깊이나 가치가 덜할거라 가벼이 여긴 것도 사실이다.
'처세술' 관련 책을 읽는다는 건
왠지 높은이에게 아부하는 기술을 배우겠다는 생각,
사람사귀는 기술을 배워 성공해보겠다는 생각 따위를
대놓고 표출하는 것 같아 부끄러웠던거다.
도대체 그런 생각은 내 머릿속에서 언제부터 자리잡은건지...
사실,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수많은 사람들과 부딪히고, 위로하고, 함께하며 살아야할텐데
이를 유연하고 원만하게 이끌어가는 기술을 조언하는 기막힌 책이 있다면
얼마나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인가.
처음 데일카네기를 읽겠다 마음먹은 건
'남들이 다 읽기 때문'이었다.
거창한 말장난이 난무하는 처세술 관련책들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고전처럼 사랑을 받는 책이니
무언가 있을테고 나도 읽어봐야 하겠다고 생각했던거다.
그리고 정말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사람들에 대한 비난과 비판을 삼가라.'
'웃어라' '칭찬하라'
'우호적으로 시작하라'
'잘못했을 경우에는 빨리, 분명하게 잘못을 인정하라'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논쟁을 피하는 것뿐이다.'
'상대방이 인정받는다고 느끼게 하라. 그리고 진심으로 인정하라'
'상대방의 관심사에 관해 이야기하라'
'나보다 상대가 더 많이 이야기하게 하라'
'상대방에게는 자신의 이름이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가장 달콤한 말임을 기억하라'
이 중엔 내가 이미 터득한 처세도 있다. 잘못했을 경우 빨리 잘못을 인정하는 것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생각도 못했던 것들이다.
데일카네기의 말을 빌리면 사람은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중요하며
자신의 일을 하루에 90%이상 생각한다고 한다.
난 슬슬 내 자신을 뜯어보기 시작했다.
나 역시 남들과 이야기할 때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척 하면서도
그 다음 내가 할 이야기를 머릿속에 준비했었으며
남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내 이야기를 지껄이는 걸 훨씬 좋아했다.
이 모든 것도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때문이란다.
인간에겐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매우 강하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실 그때문에 빛나는 문명을 이룩했고 여전히 빛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거라고...
개개인이 모두 그러한 욕구를 가졌기에 이를 채우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에 열중하며, 잘난 척도 하는 거란다.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실수했고, 잘못했는지
적나라하게 까발려지는 것 같아 참 부끄러웠다. 정말이다!
친하다는 친구들에게 내가 울적하거나 필요할 때 문자, 전화하고
친척들에게도 쓸데없는 자랑질을 해왔고
남편,아들에게 모든 잘못의 화살을 돌리고,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무턱대고 비난하기도 했다.
가끔 불필요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내가 논리적이고 옳은 사람이라고 인정받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처음 생각했다.
그 땐 정말 내가 옳은 줄 알았으니까~ㅡㅡ;
논쟁을 피하는 것만이 옳은 일임을 데일카네기가 처음 가르쳐줬다.
왜 삼십년을 넘게 살고서도 가끔 외롭다고 징징대면서도
그 이유를 파헤쳐볼 생각은 안해봤을까.
남들도 나처럼 인정받고 싶어하고, 비난받는 걸 두려워하며,
자신의 이름이 불리는 걸 기뻐한다는 걸 한번도 생각한 적 없었을까
문득 예전 학원생들에게 미안해졌다.
나는 학생들 이름 못외우는 선생으로 유명했다.
이름을 바꿔부르기도 하고 몇 번씩 다시 묻기도 했다.
그냥 내가 건망증이 심하다며 웃어넘겼고 아이들도 그렇겠거니 생각할 줄 알았다.
나는 그 아이들에게 큰 실수를 했으며, 커리어 없는 선생으로 비춰졌을 게 분명했다.
왜냐하면 호의를 얻는 가장 명백한 방법은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하고
그가 인정받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지금보니, 내가 왜 누군가에게 단한번도!!
중심인이었던 적이 없었는지 깨달았다.
언제나 주변인이었고, 이렇게 이기적인 세상엔 다들 주변인일거라고 위로했었던 것이다.
그러니
루스벨트 대통령의 일화는 내가 치매를 앓아도 절대 잊어버리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그의 측근은 물론, 주위의 모든 사람의 이름과 세세한 사연까지
기억하고 챙겨주었다고 한다. 하인들이 먹는 빵을 굽는 여인의 이름까지 기억하고
마주칠때마다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니..
처세술도 인격을 견고히하는 기술인것이구나..
읽고나니 마음이 급해졌다.
빨리 데일카네기의 조언대로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내 주위사람들을 빨리 진심으로 인정해주고 싶어졌고,
환하게 미소지어 주고 싶어졌으며
진심으로 우러나온 칭찬으로
많은 사람이 기분 좋은 하루를 지내게 하고 싶어졌다.^^
카페에 들어가 진심어린 댓글도 많이많이 달아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