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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답지 않게 따뜻하네 했던 겨울은 쉬이 물러나지 않고 이제서야 겨울이 그냥 겨울이겠어 한다. 오늘은 좀 더 따뜻하려나 기대하고 집을 나서면 펑펑 함박눈이 쏟아지기도 하고, 이제 3월이라고 꽃 피는 봄이 올 거라고 구두를 신고 패딩을 벗고 코트를 입고 나가면 빙판길과 칼바람이 준비되어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유하게 시작했다가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게 겨울이란 계절이었고 오히려 따뜻함을 기대했기에 더 추운 겨울이었다. 사람도 그렇다. 좋게 좋게, 유하게 시작했던 관계라고 끝까지 좋으란 법은 없다. 오히려 한 번 틀어지면 그저 그렇게 시작했던 관계보다 더 매섭게 변해버릴 수 있다. 현실은 늘 이렇게 기대를 거스르니까 이야기에, 환상에, 여기가 아닌 저기에 마음을 기댄다.

 

1. <작은 것들의 신>, 아룬다티 로이, 문학동네

 

소설의 소개사엔 이런 말이 있다. ....한 사람의 삶, 미래, 사랑과 죽음은 거대한 질서나 통념, 사회적 체면 같은 '큰 것'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과 그 주변 사람들이 행한 '작은 것'이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는 것을, '누구에게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이런 내용을 소설로 끝까지 끌어안고 표현해 냈다면, 그것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작가는 소설을 쓰기 전 목소리가 작은 사람들을 대변하는 사회 운동을 활발히 펼쳐 왔다고 한다. 게다가 문장마저 좋다니. 누군가에게 실망한 날 읽으면 좋겠다 싶었다.

 

2. <러브 레플리카>, 윤이형, 문학동네

 

소설집에 실린 <루카>와 <쿤의 여행>을 읽었다. <쿤의 여행>은 묘했고 <루카>는 처음부터 끝까지 좋았다. 묘하면서 좋고 서늘한 듯 하지만 결국엔 따뜻하다. 관계를 똑바로 응시하면서도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리라. 이미 헤어졌고 돌이킬 순 없지만 계속 나를 잡아끄는 그런 옛사랑이 생각나는 날 읽어야지.

 

3. <캐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그책

 

<루카>는 남자와 남자의 사랑을 말했는데 <캐롤>은 여자와 여자의 사랑이란다. 게다가 해피엔딩. 의도하고 고른 건 아니고 <캐롤> 영화가 좋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들었는데, 원작이 페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일 줄은 몰랐다. 1952년에 처음 발행될 때는 <소금의 값(The Price of Salt)>이란 제목으로 '클레이 모건'이란 필명으로 책을 냈었단다. 100만부가 팔려 나가 작가가 성공하게 해 주고 또 그 후 리플리 시리즈나 내가 좋아하는 단편들을 썼을 테니 내겐 진정 고마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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