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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견 오드리 추리는 코끝에서부터 사계절 중학년문고 35
정은숙 지음, 이주희 그림 / 사계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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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터 귀여운 '명탐견 오드리 수사는 발끝에서 부터'

책을 받자마자 아이가 학교에서 오기전에 후루루 읽어보았다. 딱 초등 중등 수준에 맞춰 읽기 좋은 책이다. 글밥도 적당하고 중간중간 그려진 삽화들이 아이들이 좋아할 스타일이다.

셜록 홈즈도 울고 갈 날카로운 추리력을 가진 우리의 주인공 오드리는 사람 조수를 두고(승태씨 범이 미옥씨) 미스테리한 사건들을 파헤친다. (물론 사람들은 오드리의 조수라는 사실을 모른다. 완전 오드리 관점에서만 인간을 조수로 두고있음)

인간들은 오드리의 명석함을 모르고 자꾸 집에서 키우는 보통의 멍멍이 취급을 하지만 '하늘은 스스로 짖는 자를 돕는법(p.24)' 명탐정 오드리에게는 해결하지 못할 사건은 없다.

위에서 언급한 '하늘은 스스로 짖는 자를 돕는 법' 이라든지 잠복수사를 '공복수사'라는 어이없는 개그에도 우리딸은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깔깔거리고 뒹군다. 애는 아직 애구나!

아 물론 아직 상식 부족한 초딩들이 유머를 진지하게 받아드릴까봐 걱정이 되었는지 맨뒷장에 올바른 표현을 넣어주셨다.

글은 총 3장으로 이루어져있다. 가볍고 재밌게 쓰였지만 다루는 주제는 깊다. 친구들 사이에 괴롭힘, 어른들, 그리고 아이들에게 사랑이란 무얼까? 마지막으로 가정폭력의 이야기까지...

깊은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놓았다. 아이가 깔깔 거리고 웃다가 마지막에는 뭔가 마음에 짠한 여운을 갖기를 바라본다.

 

 

놀이터에 나타난 귀신


나는 암행어사 수행견이 조상인 명탐견, 오드리야. 난 범이아빠 승태씨, 범이엄마 미옥씨, 범이와 함께살지.

범이는 오늘도 집 마당에 친구들을 데려왔어. 근데친구들이 놀이터에

귀신이 있다지 뭐야? 나는 그날 밤부터

밤마다 녹슬어서 너덜한 대문 밑으로

나가서 내 친구인 떠돌아다니 강아지

준과함께 수사를 나섰어.

알고보니 그 귀신은 범이학교에 전학온 아이더라. 같은 반에 김동진

이란 친구가 담력테스트를 시키며

물건을 가져다놓고 찿아오라 했지뭐야? 다행히 범이와 친구들이

상욱(놀이터 귀신으로 알았던 아이)

이를 도와서 동진이이가 상욱이를 더 이상 괴롭히지 못 하도록했어.

이번수사도 성공이야! 멍멍!

 

 

향기를 품은 편지


어느날 우연히 러브레터를 발견한 탐정대...

도대체 이 수수께끼 같은 러브레터는 어디서 온 것일까?

'나도 커피 한 잔 마시면 사랑에 대해 알 수 있을까?'

소정이 앞에서 자꾸만 방망이치는 범이... 이 마음은 어디서 온걸까?

그리고 그들이 발견한 러브레터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한밤중에 돌멩이


한밤중에 오드리네 거실창에 날아들어 온 돌멩이...알고 보니 이런일이 처음이 아니라던데. 이 일로 동네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하며 민심이 흉흉해질 지경에 이른다. 그러다 우연히 언제나 친절하던 범이 친구 아빠인, 오케이씨의 소름돋는 모습을 보게되는데...

 

 

 

 

방학맞은 초등 친구들이 편하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

모쪼록 이번 방학이 그저 학원 스케줄로만 고된 방학이 되지 않길...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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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똑똑한 하루 어휘 5단계 A - 기초 학습능력 강화 프로그램 똑똑한 하루 어휘
천재교육(참고서) 편집부 지음 / 천재교육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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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영어에 이어 엄마표 국어의 시작.

요즘 국어가 대세로 떠오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영수학원 위주로 굴러가던 학원시장에 판세가 뒤집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는 영수가 아니라 국수에 영어가 약간 들러리가 되어가는 느낌적인 느낌.

주변 엄마들을 만나도 부쩍 국어 논술 학원에 보낸다는 엄마들이 많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영수에 국어까지, 돌아야 할 학원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얼마전 오픈한 유명 국어 논술 학원은 설명회조차 1분컷으로 마감되고, 강도 높은 레벨 테스트를 통과한 아이들만 학원을 다닐 수 있는 영광을 얻는다. 학원에 모토는 초등 아이들을 뽑아 빡세게 굴려서 6개월 안에 수능 3등급을 완성시켜 준단다. "나는 근데 그게 부럽지가 않어" 이제 초등 밖에 안된 아이를 6개월안에 3등급 완성이면 중고딩 되면 학습능력이 훨씬 좋아져있을텐데 그러면 2개월이면 완성되는 거 아냐? 나는 특정 기간 안에 뭐를 완성 시켜준다는 학원은 믿고 거른다.



국어라는 것, 문해력이라는 것, 독해력 이라는것, 문제를 푸는 감각이라는 것이 그렇게 몇 달 안에 갑자기 완성될 수 있는 걸까? 우리딸은 초등 4학년, 이제 슬슬 국어도 짜임새 있게 공부할 시간이다. 읽고 싶은 책도 마음껏 읽으면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에서 어휘나 글의 짜임새등도 조금씩은 신경 써 줘도 될 나이다.



오늘 소개할 똑똑한 하루 어휘는 그런 면에서 시기적절하게 발견(?)된 책이다.

'차이'와 '차별'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다른 것'과 '틀린 것'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주식', '간식', '별식'의 기준은 무엇일까? 우리말은 아무런 불편없이 사용하고 있지만 위와 같은 질문에 아이가 정확하게 대답하기는 쉽지 않다. 입으로는 어휘를 구사하지만 어휘에 대한 정확한 감각이 숙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휘에 대한 감각, 어떻게 키워야할까?

어휘의 사전적인 정확한 정의는 몰라도 다른 낱말과의 관계나 사용 예를 통해서 그 뜻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구분 짓는 말에 대한 추리력이 어휘에 대한 감각이다. 어휘에 대한 감각을 키우려면 그 어휘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탐구심과 호기심이 있어야한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이라도 다른 어휘와의 관계를 통해 그 뜻을 정확히 구분 지어 보려는 의지가 있어야 어휘에 대한 감각이 자란다.

똑똑한 하루 어휘는 이런 부분을 향상 시켜 주는 교재이다.

어휘력 : 탄탄한 어휘 실력을 다지는 교재 ( 쉽고 재미있게 말의 뜻 이해, 바르고 정확한 어휘를 배우는 교재)

말의 감각 : 말의 감각을 키우는 교재 ( 어휘 구조에 대한 이해력 향상, 유사 어휘를 비교하며 말의 감각을 길러 주는 교재)

어휘 탐구 : 어휘의 확장성을 풍부하게 주는 교재 (다양한 속담, 관용어, 사자 성어 수록. 문맥 속 어휘 활용력을 향상시켜 주는 교재)

교재 구성이 지루하지 않지만 일주일치가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연필 잡고 공부 모드로 공부할 부분도 있지만 이야기 책 읽듯이 재밌게 읽을 수 도 있다. (이건 우리 딸의 말이다. )



부담스럽지 않게 꾸준히 하다보면 어휘와 독해 능력을 올릴 수 있는 교재이다. 어느 학원처럼 6개월만에 국어 마스터가 될 수 있을까? 그런 경우가 있다해도 그 아이는 내공이 충분이 쌓인 아이일 것이다. 국어의 왕도가 있겠는가? 하루에 한장씩 재밌게 국어 능력을 쌓아올려 보자.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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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1등급의 비밀 - 초등부터 시작하는 단계별 국어 공부 로드맵
민태윤 지음 / 더블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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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1등급의 비밀

몇 년전까지만해도 수능의 절대강자는 누가뭐래도 영어와 수학이었다. 그러나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그동안 영어 수학에 가리워져 빛을 못보던 국어가 한풀이라도 하듯 불국어의 면모를 내뿜고있다. 사실 전부터 입시생 엄마들에게 국어에 신경써야 한다는 이야기를 아름아름 듣곤했다. 수학 1등급이라 부럽다고 했더니 나중에 국어에 발목잡혔다는 이야기를 솔찬히 들었다. 국어는 해도 안늘고, 너무나 방대하다보니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그렇다고 막연하게 초등때는 책만 많이 읽히면 되는 건가? 아무 목적없이 책만 주구장창 읽히다 그나마도 배신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오늘 소개할 책은 30년 째 초중고 아이들에게 국어, 논술을 가르치고 있는 국어 교사 민태윤 선생님의 책이다. 수능 언어영역 출제, 검토위원과 서울시 교육청 모의고사 출제위원, 중학교 국어 인정 교과서 검토위원등을 역임했다. 아이들에게 현장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수능 출제 위원의 경험도 있다니 왠지 글이 믿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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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주 어렸을 때,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을 본적이 있다. 그 내용은 상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 제목이 하도 당당하고 파격적이라 십수년이 흐른 지금도 제목만은 기억하고 있다. 더이상 제사도 지내지 않는다는 중국, 여성 파워가 남성 이상으로 당당한 중국, 도를 버리고 이미 그 자리에 돈이 차지하고 있는 중국, 그런데도 수천년전 공자왈 맹자왈을 따르며 공자의 말씀을 지키고 사는 우리나라가 답답했다. 아직도 제삿상에 홍동백서를 따지고, 양반 가문 운운하며 족보를 쓰시는 시댁어른들에 대한 답답함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이가 드니 <논어>를 읽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수직적 인간관계를 만들기위해, 혹은 내가 배운집 양반입네하고 그 형식만 열심히 따라했던 꼰대들 때문에 공자가 말하기 원했던 속 뜻을 한번도 되새겨 본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상대방에게 인정받고 다른 사람들이 내 진심을 알아주기를 원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만약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이럴 때 공자의 지혜가 또 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않는 마음가짐은 공자의 가르침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논어>읽기는 자신을 성찰하고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춘추전국시대 초기에 쓰인 <논어>가 현대인의 삶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스마트 기기와 인공지능이 출현한 지금 이 시대에, 2천년 전의 <논어>를 어떻게 현대인들과 공유해야 할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논어>를 정보화 시대에 어떻게 응용해야할까? 만약 우리가 논어를 문자 그대로 고지식하게 읽고 있다면 <논어>는 시대착오적이고 경직된 죽은 학문이된다. 아무리 존경받는 공자일지라도 우리에게 죽은 지식은 필요 없다. 인터넷을 떠도는 논어의 해설은 대부분 지나치게 통속적이거나 무미건조하다. 심지어 공자의 뜻에 어긋나거나 가장 진귀한 고견을 빠트리는 경우도 있다.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해설이 하이퍼링크로 연결돼 공유되고 증식되고 있다.

지금 이 시대에 술술 읽힐 수 있는 <논어>는 어떤 모습일까? 심리학,물리학,사회학, 경영학등 현대의 학문들과 연결해본다. 만약 이 연결들이 이루어진다면 <논어>의 현대화도 성공할 수 있다고 나는 확신했다. 지금 이 시대에 <논어>를 살아 움직이게 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 시대의 올바른 <논어>읽기의 방법이 될것이다.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는 많은 논쟁을 불러 올 수 있다. <논어>의 간단한 문장 속에는 심오한 여러가지 뜻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해석의 방향도 다양하다. 학자들은 각자의 해석에 정당성을 갖추기 위해 합당한 근거를 마련한다. 그리고 서로 자신들의 해석이 가장 훌륭하다고 다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논어>읽기가 현대인의 삶에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어 깨달음을 줄 수 있기는 바랄뿐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필요한 창업자, 자녀 교육 걱정에 여념이 없는 부모들, 직업을 선택해야하는 대학 졸업생들을 비롯한 현대인 누구에게나 <논어>는 길라잡이가 된다.

學而時習之 학이이습지 ; 논어 한 문장으로 인생의 변화가 시작된다.

출처 입력

사실 공자의 가르침중에 가장 기본이며, 이 부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평생 공부를 해도 아무 의미가 없지 않을까? 책에는 1편 배움, 2편 리더, 3편 예법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오늘은 전체를 아우르는 말은 결구 배우고, 익혀, 실천하라는 1편이 가장 근본이 아닐까 한다.

공자가 말하길 "배우고 제때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친구가 먼 곳에서 찾아오니 기쁘지 아니한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아니하니 군자답지 아니한가?

논어의 제 1편 제목은 '학이'學而 이다. 공자의 후세들은 <논어>를 총 20편으로 구성했다. 그리고 첫 문장에 나오는 단어를 제목으로 삼아 20개의 소제목을 달았다. 첫 문장은 누구나 학창시절에 한 번쯤은 들어본적이 있는 익숙한 문장이다.

<學而時習之不亦說乎>

문장에서 '아니한가?'하고 번역된 불역의 의미는 무엇일까? 공자는 간단히 설파하면 될 말을 왜 독자들에게 물어보듯 말했을까? 우선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나는 배우고 제때 익히는 일이 즐거운가?' 대답은 아니다. 배우는 것, 즉 공부가 마냥 즐거운 일은 아닐 것이다. 공자도 대부분의 사람이 '배우고 익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건 같다. 그래서 그는 '이또한 즐거운일이 아니겠는가?'라고 역설적으로 독자들에게 되물으며 배움의 세계로 반갑게 초대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책을 매일 읽어도 왜 내 삶은 좋아지지 않는 걸까? 이유는 분명히 있다. '배우기'만 하고 '익히지 않기' 때문이다.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묻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명확하게 분별하며, 성실이 실천해야 한다. "

평상시 우리가 마주하는 배움에 대한 어려움을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아예 배우려하지 않는 경우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공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 <논어>는 주로 스승인 공자와 제자들이 대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배우고 있거나 배우겠다는 마음을 가진 제자들과 토론하면서 배우지 않는 경우를 이야기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두번째 상황은 배우기만 하고 응용과 실천을 통해서 자신의 것을 만들지 않은 경우이다. 배운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사람일 경우, 배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거나 배움이 삶을 바꾸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도 있다. 쉽고 빠른 지름길로 가고 싶은 초조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책을 정독하는 대신 오디오 북으로 흘려듣고, 한가지 지식을 배운 것으로 삶의 변화가 즉시 일어나야 한다고 기대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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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 나르시시즘과 외로움
우즈훙 지음, 박나영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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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인생은 나르시시즘에서 출발할지 모른다. 우리가 어린아이일 때,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자만감이 없다면 이 거대하고 두려운 세상에 어떻게 걸음마를 시작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 후로는 끊임없이 나르시시즘을 깨는 과정이 필요하다. 생각보다 별거 아닐 수 있는 진정한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그 과정 속에서 상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을 길러야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 든 책이었는 나한테는 꽤 많은 여운을 남긴다. 어쩌면 자발적 외톨이인 나는 나만의 나르시시즘의 섬에서 머리로만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안의 나와 터놓고 대화하기 ; 나르시시즘과 외로움

나르시시즘은 경쟁 사회에서 자신을 지키는 힘이다. 사회에서 상대적 관점으로 자신을 바라보면 부족한 능력이나 허점의 구멍이 커 보이는데 이에 대처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자신을 아낌없이 보듬고 보호하기 위해 푹 빠지는 나르시시즘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자존감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나르시시즘이다.

자신을 보호하려는 나르시시즘이 강해지며서 부정적인 감정이 양산된다. 이로 인해 사회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단절과 고립된 상황을 부른다. 반면, 자신의 부족한 부분까지 인정하는 나르시시즘은 실행력과 적극성을 부여해 주위의 인정과 사랑을 끌어내기도 한다. 위기를 극복하고 절망을 이겨내는 유용함도 나르시시즘에서 나온다. 나르시시즘에는 마력이 있다.

 

 

성인의 전능한 나르시시즘은 두 가지 특징을 띤다.

첫째,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므로 너는 당연히 나의 요구에 맞춰야 한다.

둘째, 나는 모든 것이 완벽하니 너의 모든 요구를 알아낼 수 있다. 영혼이 외딴섬에 갇혀 있는 사람들은 전능한 나르시시즘을 갖고 있다. 그들은 뭍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섬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 다른 영혼들과 관계를 맺지 않으니 자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전능한 나르시시즘은 고독하다. 외딴섬에서 나와 다른 영혼의 존재를 느끼며서 전능한 나르시시즘을 내려놓아야 한다. 사람들과 충만한 관계를 맺으면서 이성과 감성을 공유하고 자신을 드러내 이해받는다면 원시적인 자기애는 점차 현실감 있는 건강한 자기애로 변한다.

강한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의 주변 사람들은 매사에 그에게 양보해야 한다. 사사건건 따지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사람들은 일을 저지르고 참는 사람이 뒤 수습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매사에 자신이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여긴다. 반면 심리적으로 억눌려 있는 사람은 단 한 가지 실수를 해도 반성하고 자기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관계에서 갈등이 생기면 양쪽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자아도취형은 계속해서 자아도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억눌린 사람은 계속해서 억눌려 있게 된다. 그 결과 관계의 차원에서 해결되지 못하는 갈등이 터진다. 모든 사람의 말과 행동에는 일리가 있다. 모두 자기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기에 자기주장의 근거가 있고 이치에 맞으며 타당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면 양쪽 모두 편하게 존재할 수 있는 심리적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두 마음 간 여백으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누구든지 함부로 관계를 파괴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무조건적인 양보나 자아도취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느 쪽이든 부담스럽게 지나친 행위는 좋지 않다.

 

 

자기만의 경계를 확보하라

가정의 분위기는 사랑, 만족, 행복, 증오, 부족, 고통, 경쟁 등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으로 섞여있다. 이런 여러 감정들이 잘 정리되고 가족관계의 경계를 지키면서 이러한 복잡한 감정들이 사랑으로 승화된다. 어떤 부모는 자녀와 시공간적으론 공생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과하게 끈끈한 관계를 자녀의 생명력을 소모시킨다. 시간적 공생관계를 요구하는 부모는 자녀가 결혼한 후에도 하루에 몇 통씩 전화를 한다. 공간적 공생관계를 원하는 부모는 독립한 자녀에게 함께 살기를 요구하거나 수시로 얼굴을 봐야 한다. 공생 심리에 고착된 사람은 누군가 항상 자신을 지켜봐 주길 간절히 바란다. 틈이 없는 관계를 친밀함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공생관계는 서로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것으로 상대의 기대에 맞춰줘야 한다. 그로 인해 독립적인 공간이 보장되는 않는다. 독립적 공간은 다른 사람의 시선과 평가가 차단되는 장소이다. 자신의 상상력과 이기심, 욕망, 배신, 폭력을 포함한 인간성이 수용되는 유일한 공간이기도 하다. 이런 공간이 없으면 진정한 '나'를 살피기 어렵다. 친밀함이 독립적인 사람들 간의 융합이라면 공생은 양자의 차이를 소멸시켜 하나의 사람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생은 네가 나의 일부이므로 이념이나 관점, 생각까지 가아야 한다고 요구한다. 그 어떤 차이나 경계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관계에서 경계나 차이는 필수로 동반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 경계가 서로의 존중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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