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얼굴 - 얼굴로 본 인간 진화의 기원
애덤 윌킨스 지음, 김수민 옮김, 김준홍 감수 / 을유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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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대한 생물학, 역사학, 사회학적인 관점이 궁금한 사람
📌지금의 인간 얼굴이 형성된 이유가 궁금한 사람

길거리에서 아무나 붙잡고 동물에게 얼굴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 p193


우리 주변의 인간, 동물은 모두 얼굴이 있다. 그래서 얼굴이 없다는 것을 잘 상상할 수 없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동물은 대부분이 척추동물이고, 척추동물은 동물계에서 1퍼센트도 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당연하게 자리하고 있는 얼굴이 지금의 형태를 가지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우리에게 얼굴은 앞을 보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고, 소리를 듣는 대부분의 감각 기관을 가지고 있는 신체의 구조이기도 하지만, 같은 인간끼리는 얼굴이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안다. 미적인 요소가 반영되고 상대의 표정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사회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기관이 다른 동물과 구분될 수 있게 진화했는지, 사회적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이런 질문에 대해 답을 해줄 수 있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인간 얼굴을 생물학적, 역사학적, 사회학적으로 다방면으로 설명한 책이다.

앞서 말하자면 이 책은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학술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방대한 지식과 자료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중간중간 친절하게 각주와 참고 설명을 해주고 있고 뒤편 참고 자료를 통해 익숙하지 않은 용어를 설명하고 사진까지 첨부되어 있어 가볍게 읽기 좋은 과학, 인문 도서라기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농도 짙은 학술 도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설명하기엔 추상적이고 막연하지만, 인간의 얼굴이 어떻게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유전자부터 배아, 뇌 형성의 흐름을 설명하고(생물학) 척추동물의 얼굴에서 최초의 영장류, 현재의 인류까지의 역사를 분류 방법과 계통을 설명하며 이야기한다(역사학) 그리고 얼굴 의식, 성격, 유전학과 같은 인간 얼굴과 관련된 시사점을 이야기하고, 사회적인 관점에서 보는 얼굴까지 이야기한다(인문, 사회) 지금 할 수 있는 웬만한 이야기를 다 다루고 있으니 "얼굴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겠다.
 이 책은 마치 강의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평소 인간 중심의 생물학적 지식에 관심이 있어서 너무 흥미로웠고, 알게 된 내용이 많았다. 다만 이 책을 제대로 읽고 온전히 습득하기 위해선 이 책과 다른 책을 함께 읽고 싶다. 여러 번 재독하고 다른 책을 읽다가 다시 돌아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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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얼굴 - 얼굴로 본 인간 진화의 기원
애덤 윌킨스 지음, 김수민 옮김, 김준홍 감수 / 을유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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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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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정해연 지음 / &(앤드)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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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지만 강렬한 책을 읽고 싶은 분
✔️ 치열한 감정서사를 느끼고 싶은 분

이 책은 교통사고를 둘러싼 피해자의 어머니 혜정과 차 사고를 낸 가해자 균탁의 이야기이다.
혜정은 행복복지센터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노인을 상대로 일을 한다. 그러다가 딸 연희가 죽었다는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거기서 마주하게 된 현실에 혜정은 지옥을 경험한다. 혜정의 생활은 연희의 죽음과 오갈 때 없는 분노로 무너져 가기 시작한다.
균탁은 손자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무언가 튀어나와 놀라 브레이크를 밟았다. 하지만 차는 멈추지 않았고 버스정류장을 들이받는다. 그곳에 여학생이 있었다는 사실과 피범벅이 된 현장을 보고 균탁의 지옥은 시작된다. 자신이 사람을 죽었다는 죄책감과 함께 살고 있는 딸의 가족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

책의 판본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앞과 뒤가 구분되지 않고 한쪽을 뒤집으면 상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것이 이 이야기를 물리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흔히 사건, 사고 앞에서 가해자보다 피해자의 입장에 몰입하고 동정하게 된다. 나는 혜정의 시점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쉽게 혜정이 되었다. 슬픔과 분노가 느껴졌고 주변이 이해되지 않았다. 딸이 죽었는데 합의하자고 하는 남편과 누나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 자신의 아이. 오갈 때 없는 분노는 결국 흘러넘쳤고 주변을 다치게 했다. 하지만 마지막 혜정의 선택에 이해가 되면서도 새로운 지옥을 경험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상담을 받지 않았나, 피해자의 가족에게 장례와 법정 절차는 너무 냉혹하지 않나.
 
책을 뒤집어 균탁의 시점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전혀 공감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작은 우연과 계기와 서사가 쌓여 만들어낸 사고라 안타깝게 만들었다. (물론 그의 잘못을 옹호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딸과 함께 살면서 집안일과 손자 돌보미를 맡게 된 것, 노인 혐오가 깃든 대중교통, 노인에게 어려운 택시 예약 등... 그가 핸들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쉽게 눈앞에 그려진다. 사고 이후 균탁은 자신이 사람을 죽였는데 편히 밥을 먹고 자고 생활하는 것에 이상함을 느끼는데, 사죄하러 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딸과 변호사는 법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공탁금 마련을 위해 어렵게 마련한 집을 팔아야 한다고 한다. 그가 더 이상 집에서 설 자리는 없다. 균탁의 마지막 선택은 계기와 서사들이 쌓여 사고를 만든 것처럼 지옥 같은 죄책감과 상황이 만들어 냈다. 균탁의 선택 또한 새로운 지옥을 만들어낸 것일 뿐이다. 그의 죄악감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과 딸의 집과 혜정의 집을 흔들었다는 죄책감이 느껴졌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을 보며 그 어느 쪽 편도 들 수 없었다. 이 이야기를 통해 도덕적 질문과 인간 본성을 여실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피해자와 가해자는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 않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우리가 흔히 만나볼 수 있는 사람이고, 어쩌면 이런 사고가 이미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도 사회적 책임이 있지 않을까?

+
혜정의 남편과 균탁의 사위가 제일 이해 안 됨. 이 사람들 때문에 상황이 악화된 거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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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라는 세계 -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살 것인가
켄 베인 지음, 오수원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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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드높은 교육열에 비해 왜 학자는 많지 않을까, 왜 대학에 들어가면 치열한 교육 과정에서 배운 것이 휘발될까. 학창 시절부터 공부의 목적은 시험 문제를 많이 맞히는 것이라는 한국의 교육 시장에서 우리는 놓치고 있는 것이 많다. 어른이 되어 학생 시절을 돌이켜 봤을 때 그 당시의 공부는 잘못된 목적으로, 또래 친구들 모두가 같은 지향점을 향했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시험을 잘 봐야 한다. 당연하게도 내가 정한 목표가 아니므로 금방 낙오되고 자주 길을 잃었다. 그 당시엔 내가 나약해서, 부족해서라는 생각에 휩싸여 있었다. 이 책을 미리 읽었다면 좋았을 텐데.

이 책은 공부의 목적이 무엇이고, 인생에서 배운다는 것의 의미를 일깨운다. 어떤 선생님도, 부모도, 어른도 해주지 않았던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 100여 명의 인터뷰를 통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사회에서 내가 바라는 지향점을 찾도록 이끌어준다.

책을 읽으며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는 느낌을 얻었다. 학생일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았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우리나라 교육제도에서는 좋은 대학만 들어가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정작 대학에 들어가면 공부의 목적을 잃고 스스로 왜 배워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의 선택에 따라간다. 
이 책은 단순 암기,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호기심을 시작으로 탐구하는 것이 공부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고 비로소 공부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무엇을 배울지 선택하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배움의 과정에서 끝없는 질문을 던져 삶을 바라보는 방식 또한 능동적으로 변화한다. 
지적 호기심으로 시작한 공부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길을 잃은 것 같을 때도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활자로 이루어진 지식뿐만 아니라 우리는 많은 것을 대면하고 몸으로 경험하며 세상을 공부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면서 몇 번이고 공부해야 하는 순간을 마주할 것이다. 이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
새로 시작하기 딱 좋은 새해가 지나고, 설날이 지나고, 3월도 지났지만 원래 3월은 적응하는 기간이니, 4월부터 새롭게 배워나가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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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드리머
모래 지음 / 고블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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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종교, 꿈, 욕망 한국 오컬트를 좋아하는 사람 
📌치열한 심리묘사, 급박한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

줄거리
고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였던 가지각색의 4명의 관계가 기묘한 수첩이 얽히면서 변질된다.
대학생인 명우, 필립, 여정, 기철은 늘 그래왔던 것처럼 필립의 옥탑방에 모인다. 명우는 부유한 가정에 있었지만, 아버지는 건달이었고 고모가 명우를 키웠고 사랑받지 못한 존재다. 명우는 자신을 증명하고자 명문대에 진학하지만 히키코모리가 된다. 여정은 거짓말을 늘어놓고 그것이 진짜라고 믿는 허언증을 가지고 있고, 기철은 건달을 동경하며 빚을 지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 필립은 여정의 친구로 조용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갔다. 기철은 명우에게 돈을 빌리기 위해 명우를 불렀고 명우는 달동네에 있는 필립의 집을 찾지 못해 뒤늦게 합류한다. 그러다 우연히 필립의 집에서 기묘한 수첩을 만지고 보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그 수첩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거액을 주겠다고 해도 필립은 팔지 않고 명우에게 돌아가라고 한다. 명우는 그날 밤부터 낯선 꿈을 꾸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각 인물의 시점에서 흘러간다. 각 인물이 수첩에 향하는 욕망은 인물의 성격만큼이나 다르다. 약물에 중독된 것처럼 단순하기도 하고 삶이 얽혀 있기도 하다. 각 인물의 시점에서 읽다 보니 종교에 얽힌 수첩에 열광하는 것에 몰입하게 된다. (기철이 제일 몰입 안 되긴 했다) 별 볼 일 없는 자신의 인생에서 유일한 동아줄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수첩을 만지고 그 수첩을 욕망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아쉬운 점은 필립의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가 일기의 형태로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만 나온다는 점이다. 가리교가 무엇인지, 할머니는 어떻게 도망쳐 나올 수 있었는지, 수첩으로부터 안전했는지 등등. 할머니의 수첩과 가리교가 소설의 배경 설정이 되어 주었지만 부족하다고 느꼈다.

수첩을 만지면 난 어떤 꿈을 꿀지 궁금해진다. 나의 원초적인 욕망을 마주했을 때 이성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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