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랜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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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 창 읽고 있을 때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소설에 꽤 빠져 읽고 있던 중이라 현실이 꽤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이 시기에 읽으면 딱 좋을 듯!

2036년, 미국은 두 나라로 분리된다. 정치적인 대립이 치열하게 벌어지다가 민주당과 공화당으로 분리된다. 분리된 이후 더욱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경쟁은 더 심해진다.
주인공인 스텐글은 연방공화국 정보국 요원이다. 상대국의 정보를 모으고 은밀하게 활동하던 중 정보원 막심이 신성모독이라는 죄로 화형에 처하게 된다. 사사로운 감정이 섞이면 안 된다는 철칙이 있지만 내심 가까운 사이였던 막심의 죽음은 스텐글을 충격에 빠뜨린다. 그러던 중 공화국연맹 요원의 정보를 캐내고 죽이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그리고 막심을 죽게 만든 것이 상대국의 요원이고, 자신을 없애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근데 그 요원이 이복동생임을 듣게 되는데…

정보국 요원 샘의 시선에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화형식이라는 강렬한 소재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분리된 두 나라가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지 보여준다. 샘이 과거를 회상하면서 미국이 어떻게 분리되어 왔는지, 분립된 두 국가의 분위기를 알게 된다. 이 과정을 읽으며 우리나라와 미국의 정세를 생각하게 되었다. 국가의 정세가 국민의 개개인을 어떻게 만드는지 생각하게 되며 역으로 어떤 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인지 생각하게 된다.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는 자매라니, 소설 속 나라는 제대로 된 국가는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이야기가 이끄는 반전과 스릴러를 쫓아 끝까지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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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
야마다 무네키 지음, 김진아 옮김 / 빈페이지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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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소행성이 떨어지고 지하에 거대 도시가 생긴다면?

지구 멸망, 신세계를 만든다는 어쩌면 흔한 소재로 이루어져 있지만 작가만의 상상력과 설정에 실패 없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2029년 지구에 거대한 소행성이 떨어지는 사건이 벌어진다. 어떤 작용에 의해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사람들은 다른 소행성이 떨어져 지구가 멸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던 중 지하 세계를 만들어 지구가 멸망해도 살아갈 수 있게 만들자는 사람이 등장한다. 실제로 사람이 살 수 있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10년 동안 거주할 사람을 모집하게 되고 거대한 보수에 사람들은 몰려든다. 퀴퀴한 환경, 인공 햇빛, 오직 영양만을 위해 만들어진 식사(생김새는 마시멜로 같다고 한다), 냄새. 결코 쾌적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살아낸다. 실험 종료까지 몇 달만 남겨둔 시점에서 나가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거대한 보수를 마다하고 실험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한다. 이곳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주인공인 세라는 실험 세계인 eUC 3에 거주 중인 실험자들의 정신 건강을 분석하고 치료하는 심리 상담가로 지상 세계와 지하 세계를 왕래할 수 있는 인물이다. 세라 또한 의료 스태프로 참가한 것이기에 10년이 지나면 지상으로 올라간다. 지상의 쾌적한 환경과 달콤한 식사를 알고 있기에 보수를 마다하고 계속 지하에 살겠다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세라의 시선과 입장에서 이야기를 빠져 읽어서 나 또한 왜 저러지? 싶었고 지하의 지원을 종료하겠다는 엄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몇 차례의 반전에 놀라고 '만약 나였다면....'하고 생각하게 된다. 

지하 실험 세계는 eUC 3은 인간을 극한 상황에 밀어놓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하는 거대 심리 수용소 같다. 일부는 포기하고 일부는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고 일부는 남고 싶어 한다. 모두 동일한 환경, 동일한 식량 배급 등 모두가 동일한 조건에서 다르게 행동하는 그 기저와 심리가 궁금해진다. 이 한정된 상황 속에서 나는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라는 생각을 계속할 수 있어 즐거웠다. 과연 나는 지하에 남을까?

SF소설이지만 몇 가지 설정을 이해하는 것 외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 SF 소설이 처음인 사람도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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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따는 사람들 서사원 영미 소설
아만다 피터스 지음, 신혜연 옮김 / 서사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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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까지 함께 뛰어놀던 가족이 실종된다면? 그 누구도 가족을 찾아주려 하지 않는다면?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과 트라우마, 그리고 치유의 과정을 담고 있다. 같은 사건을 조와 노마의 시점으로 번갈아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서술된다. 1960년대 원주민의 이주 노동자의 삶을 알 수 있으며 섬세한 심리 묘사와 서술로 화자의 감정에 이입하게 된다.

조와 노마 그리고 루시의 시선에서 그려낸 이 이야기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와 갈등 그리고 비밀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조와 노마가 번갈아 가며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마지막 루시로 전환되면서 절정에 다다른다. 동생을 상실한 이후 죄책감으로 오랜 세월을 보낸 조와 완벽한 부모님에게 기묘한 이질감을 느끼는 노마의 이야기는 끔찍한 비극이기도 하지만 당시의 시대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해피엔딩이 그려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저마다의 치유와 성장의 과정을 거치며 그들의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은 역사적인 아픔과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이라는 큰 사건 속에서 용서, 치유와 같은 사랑을 발견하고 힘겨운 상황에서도 극복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비극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는 강인함을 보여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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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이 우주입니다 - 안과의사도 모르는 신비한 눈의 과학
이창목 지음 / 히포크라테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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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부터 안경을 껴 왔고 지금까지도 안구 건조 때문에 안경과 인공 눈물을 달고 살고 있다. 근처에 시력 교정술(스마일라식, 드림 렌즈, 라섹 등등)을 받은 사람들의 후기를 들어보면 편하다고 얼른 받으라는 추천을 많이 들었는데 안구에 칼을 대도 되는지, 어떻게 수술하는 것인지, 눈을 꿰매는 것인지(?) 등에 대한 공포에 거부감이 있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들은 전부 안경을 끼고 있다는 사실) 생각해 보면 이 외에도 실생활에서 궁금했던 눈과 관련된 질문들이 많았다. 홍채 인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지, 백내장은 무엇인지, 색약과 색맹은 일반 안구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등….


이 책은 이러한 눈에 관련된 거의 모든 궁금증을 다루었다. 교과서처럼 눈의 구조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과 밀접해 있어서 빠져든다. 눈이 색깔을 인식하는 방법부터 안약을 잘 넣는 방법, 시력과 안경, 시력 교정술, 질병, 진료실의 이야기까지. 궁금했지만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이야기를 의사인 저자가 쉽고 재미있게 알려 준다.


생명과학 지식을 알고 있지 않아도 그림 자료와 쉬운 설명으로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신체에서 작은 영역인 눈이 신기하고 계속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는 것도 신기하고 눈꺼풀의 존재도 신기하고 눈이라는 기관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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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이 우주입니다 - 안과의사도 모르는 신비한 눈의 과학
이창목 지음 / 히포크라테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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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책. 과학적 지식이 없어도 읽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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